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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컨소시엄 아파트, 좋아요? 싫어요?

  • 2021.09.13(월) 06:30

[알쓸부잡]재건축·재개발 컨소시엄 시공 트렌드
장단점 엎치락뒤치락…신림1 '컨소시엄'갈까

아파트를 하나의 시공사가 짓는 게(단독 시공) 좋을까? 여러 시공사가 함께 짓는 게(공동 시공) 좋을까?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시공사 선정 시 '도급 방식'에 대한 의견은 꾸준히 갈려 왔습니다.

한 때는 시공사들이 함께 짓는 아파트가 '랜드마크'가 될 것이란 기대감 등으로 컨소시엄 방식이 유행처럼 번지다가 그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갈수록 단독 시공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최근 들어 서울 주요 사업장에서 조금 색다른 방식의 컨소시엄 입찰이 제안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과연 정비업계에 다시 한 번 '컨소시엄 붐'이 올까요. 

벼랑 끝에서 손…'같이 지읍시다!'

컨소시엄은 라틴어로 '동반자 관계'를 의미하는 말로 건설업계에선 두 개 이상의 건설사가 합작해 아파트를 짓는 방식을 뜻합니다.

컨소시엄 아파트는 각 건설사의 장점(기술 합작 등)과 브랜드 이미지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주로 대규모 아파트를 지을 때 활용되는 방식인 만큼 '랜드마크'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데요. 

시공사 입장에선 더 이득입니다. 건설사가 개별적으로 경쟁을 하면 수주를 하기 위해 '출혈 경쟁'을 피할 수 없거든요. 수주전에 질 경우 투입했던 막대한 비용을 회수할 수도 없고요. 반면 건설사들끼리 손을 잡으면 홍보·마케팅 비용도 절약할 수 있고 경쟁에 따른 손실도 줄일 수 있겠죠.

특히 자금조달을 분담하고 미분양 등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기였던 2010년대 초반에 컨소시엄 시공이 붐을 일으켰던 이유이기도 한데요. 그때만 해도 입찰자격에 '컨소시엄 구성'이 포함될 정도였습니다.  

당시 건설사들은 단지 규모가 1000가구만 넘어도 컨소시엄을 꾸려 수주하곤 했는데요. 2013년엔 은평구 응암10구역(현 백련산 SK뷰 아이파크·1305가구) 재개발을 SK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함께 수주했고요. 총 3850가구에 달하는 안양 호원지구(현 평촌 어바인퍼스트) 재개발 사업의 경우 지난 2012년 포스코건설, SK건설,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4개 대형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품에 안았습니다.  

 '들어올거면 혼자 들어와!'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정비사업 조합원들은 '단독시공'으로 목소리를 모았습니다.

컨소시엄 시공 결과 곳곳에서 불만들이 나오기 시작했거든요. 개별 입찰하면 수주를 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앞다퉈 더 좋은 조건을 내놓는 반면 컨소시엄으로 입찰하면 경쟁 효과가 떨어져 사업방향에 대한 조합원들의 선택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고요. 

준공 후에도 하자보수 등에 있어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다는 단점이 있는데요. 실제로 강남권에서 공동시공한 한 아파트는 단지에서 악취가 나 주민들이 시공사에 문의를 했으나 동별, 도로별 시공사가 다르니 주민이 직접 악취의 원인을 파악해서 해당 시공사에 보수 요청을 해야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합니다. 

단지명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시공에 참여한 건설사들의 브랜드를 나열하거나 제3의 단지명을 붙이다보니 상대적으로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거든요.

이에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단독 입찰이 트렌드로 자리잡는 모습입니다. 용산구 한남3구역의 경우 총 5816가구(공사비 2조원)에 달하는 대단지에다 구릉지라는 리스크가 있음에도 조합원들이 컨소시엄 불가를 선언하면서 결국 현대건설이 단독 수주했고요. 은평구 갈현1구역(4116가구, 공사비 약 1조원), 서초구 반포3주구(1490가구, 공사비 8087억원)도 각각 롯데건설,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품었습니다. 

올해 서울 내 컨소시엄 시공사를 선정한 곳은 노원구 상계2구역(2200가구, 공사비 4776억원) 한 곳 뿐입니다. 마천4구역, 현대연립, 미아4구역 등은 입찰공고에 '공동 도급 불가'를 표기해 사전 차단했거든요. 아직 국내 건설사들의 준공 실적이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리모델링사업을 제외하고는 '단독 시공'의 선호도가 월등히 높은 분위기입니다.  

컨소시엄, 새 국면 맞을까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최근 서울에서 컨소시엄 시공 도전장을 받은 사업장이 있습니다.

서울 서남권 최대 재개발사업으로 꼽히는 관악구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인데요. 지난달 31일 마감된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입찰에 GS건설(주관사),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가 컨소시엄을 꾸려 단독 참여했습니다. 

신림1구역은 지하 2층~지상 29층, 42개 동 4250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으로 추정사업비만 1조537억원에 이르는 '신림뉴타운 대장급' 사업지인 만큼 대형 건설사들의 경쟁이 예상됐었는데요. 컨소시엄에다 단독입찰로 마무리되자 조합원들은 '컨소시엄 불가'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결의서를 취합하는 등 거센 반발에 나섰습니다. 

GS건설 컨소시엄은 공동도급에 대한 조합원들의 우려에 대비해 '공동이행방식+브랜드 선택제'라는 조금 다른 사업 방식을 제안했는데요.

대표건설사 한 곳에서 모든 공사를 지휘하고 준공 이후 발생한 하자도 3사 통합 AS센터를 통해 처리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컨소시엄으로 시공계약을 따낸 뒤에도 조합원들이 단지명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도록 브랜드 선택권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GS건설 관계자는 "통상 공동도급 시 시공사별로 분할해서 책임을 나누는데 이 경우 책임 떠넘기기 등의 우려가 있으니 통합해서 건설사 한 곳이 대표로 처리하고 단지명에 들어갈 브랜드도 조합원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컨소시엄의 최대 단점으로 꼽혀 온 시공 책임 떠넘기기, 브랜드 가치 하락 등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를 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인데요. 하지만 조합원들 사이에선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건설사들이 '경쟁하기보다는 안주할 것'이란 우려가 여전히 나옵니다. 과연 컨소시엄 시공이 다시 환영받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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