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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 석탄발전소' 삼성물산 건설부문, 한해 장사 '반토막'

  • 2022.01.27(목) 09:36

[워치전망대]
실적 팡파르 속 건설부문만 우울…실적 반토막
'그 석탄발전소' 때문에…아쉬움 달랜 해외수주

그간 삼성물산 실적을 떠받치던 건설부문의 연간 영업이익이 반토막났다. 나머지 상사·패션·리조트 부문이 두드러지는 실적개선을 통해 3년만에 '1조 클럽' 가입을 이끈 것에 비하면 굴욕적이다. 

'탈석탄' 성장통을 앓은 탓이다. 사실상 삼성물산의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인 '강릉 안인석탄화력발전소'에서 각종 민원과 보상문제 등으로 발생한 큰 폭의 비용이 연간 실적을 갉아먹었다.

아쉬움을 달랜 건 수주다. 총 13조원의 신규 수주를 통해 애초 목표치의 21%를 초과 달성했다. 특히 해외 신규수주액이 작년의 두 배를 넘어서면서 '해외통' 오세철 건설부문 대표(사장)는 간신히 체면을 세웠다.

'그 석탄발전소'…일회성 비용, 일년 잡아먹네

삼성물산이 공시한 연결재무제표(잠정)에 따르면 2021년 전사기준 연간 매출은 34조4550억원, 영업이익은 1조196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4.0%(4조2390억원), 39.6%(3390억원) 증가했다. 

3년 만의 '1조 클럽' 복귀다. 삼성물산 측은 "상사의 사업 경쟁력 강화, 패션의 경영효율화, 자회사인 바이오의 안정적인 성장 지속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업이익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부문별 연간 영업이익은 △상사 2960억원 △패션 1000억원 △리조트 57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14.9%(2020억원), 377.8%(1360억원), 171.4%(360억원) 증가했다. 

실적 팡파르 속 건설 부문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뒷걸음질치면서 체면을 구겼다.

건설부문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10조9890억원으로 전년 대비 6.1%(7130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510억원으로 전년 대비 52.7%(2800억원)나 쪼그라들었다. 연간 실적이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내려앉은 건 지난 2015년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 합병 이후 처음이다. 

현대건설 등 경쟁 건설사들의 한 분기 영업이익이 어림해 2000억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한해 장사를 망친 셈이다.

지난해 3분기 강릉안인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일시적 손실이 치명적이었다. 강릉 안인석탄화력발전소는 지난 2020년 10월 '탈 석탄' 선언을 한 삼성물산의 마지막 시공이다. ▷관련기사:'탈 석탄' 삼성물산, '석탄'에 단단히 발목 잡혔다(2021년10월28일)

원가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일시적 손실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3분기 건설부문 영업손실이 1300억원에 달한 바 있다. 4분기엔 다시 1330억원까지 치고 올라왔지만 연간 실적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건설부문이 적자를 기록한 건 2016년 1분기 이후 5년 반(20분기) 만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합병 이후 첫 실적이었던 2015년 3분기(영업손실 2960억원)부터 4분기(-1500억원), 2016년 1분기(-4150억원) 등 3분기 연속 적자를 내다가 2016년 2분기(영업이익 1100억원)부터 흑자를 유지해왔다.

건설부문의 이익 규모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실적 효자' 자리에서도 내려왔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2018년만 해도 7730억원(기여율 70%)의 이익을 내며 전사 영억이익 '1조원 클럽' 달성을 이끌었다. 이후 2019년 5400억원(기여율 62.3%), 2020년 5310억원(기여율 62%)으로 줄었고 지난해는 2510억원(기여율 21%)으로 내리막세다. 
그래도 수주는 잡았다…'오세철 효과' 기대

아쉬움을 달랜 건 수주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연간 13조원에 달하는 일감을 새롭게 따내며 당초 목표치(10조7000억원)를 훌쩍 넘겼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기세가 돋보였다. 

2020년만 해도 국내 신규 수주가 6조2320억원(전체의 65.6%), 해외 신규 수주가 3조2660억원(34.4%)으로 국내 비중이 두 배가량 높았다. 그러나 2021년엔 국내 5조4130억원(41.7%), 해외 7조5680억원(58.3%)으로 역전됐다. 

지난해 3월부터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을 맡아온 오세철 사장의 효과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오 시장은 1985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아시아·중동 현장소장, 중동지원팀장 상무 등을 역임한 '해외통'이다. ▷관련기사: 삼성물산 오세철호, '국내·해외' 두 마리 토끼 잡아야 산다(2021년1월29일)

그는 취임 이후 카타르 현지를 직접 찾아 담수복합발전소, 액화천연가스 수출기지 사업 등의 입찰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실적 업계 1위를 5년만에 꿰찼다. 올해도 중동을 텃밭 삼아 해외 수주 확대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기지개를 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물산은 2015년 서초무지개 재건축 수주전을 마지막으로 정비사업 수주에서 발을 뺐다가 5년만인 2020년 반포3주구, 신반포15차 등에서 화려한 복귀전을 치른 바 있다.▷관련기사:'래미안' 앞세운 삼성물산 '싹쓸이'…긴장하는 경쟁자들(2020년6월2일)

이후 다시 국내 정비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가 했지만 용산구 한강맨션 등 주요 정비사업장에 관심을 보이다가 막판에 발을 빼면서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진 못했다. 

다만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10년 만에 주택사업부 출신(김상국 건축토목사업부 부사장)이 부사장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분위기가 전환되는 모습이다. 주택사업부 출신이 부사장직에 오른 건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주택브랜드 '래미안'에 대한 수요도 여전하다. 서초구 방배6구역(1097가구)은 최근 삼성물산이 단독 입찰해 유찰됐다가 수의계약으로 전환하면서 삼성물산 품에 안기기 직전이다. 

삼성물산 측은 "건설이 최근 수주한 양질의 PJT(프로젝트)들의 공정 본격화, 상사, 패션 등 수익성 유지 지속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전망된다"며 "바이오, 친환경 등 신사업 기회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사업 추진 성과 가시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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