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김미리내 기자]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 중인 베트남에 '판교신도시'와 같은 'K-신도시' DNA 이식작업이 본격화한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6일 베트남 건설부와 만나 도시·주택개발 협력방안 MOU(업무협약)와 스마트시티·사회주택 협력 실행계획 등에 대한 서명식을 진행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외교 성과인 도시개발 협력 프로그램(UGPP) 후속 조치이자, 이달 초 팜 민 찡 베트남 총리 방한 때 논의된 양국 산업단지·도시개발 협력 방안을 구체화한 내용이다.
박 장관은 이를 위해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박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민·관 수주지원단을 꾸려 베트남을 방문했다. 건설부 장관을 비롯해 교통운송부 장관, 박닌성 당서기장 등 주요 인사와 만나 도시개발 인프라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해 얻어낸 성과다.
박 장관이 국토부 내 해외도시개발 전담 조직 신설 후 첫 사업지로 베트남을 꼽은 것은 빠른 도시화가 진행 중인 베트남에서 대규모 도시개발 사업수주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한국은 약 120조원을 투입한 베트남 최대 투자국이자,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베트남은 한국의 해외건설 누적수주액 아세안 1위 국가다. 1996년 첫 진출 후 현재까지 404개 건설사가 총 1784건, 475억8000만달러(6월17일 기준)의 누적수주액을 기록했다.
박 장관은 이 같은 우호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판교 신도시'급 규모인 '박닌성 동남신도시'에 대한 국내 수주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박 장관은 이날 서명식에서 "베트남의 2030년 도시화율 50% 계획과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주택 부족문제 등을 실행,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박닌성 동남신도시'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면서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가 한국과 베트나 공동사업으로 추진된다면 토지 취득, 건물의 건축, 주택 배분 문제를 실증적으로 실험해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남신도시 프로젝트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과 관심을 부탁한다"면서 LH 공사가 흥옌성에서 진행 중인 산업단지 프로젝트 2단계 사업 지원도 요청했다.
베트남은 2030년까지 현재 43% 수준인 도시화율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도시에서 국내총생산(GDP) 85%를 담당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20년 이내 2000만명 이상의 인구가 도시로 유입될 것을 대비해 사회주택 100만가구 개발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응우옌 타잉 응이 베트남 건설부 장관은 "베트남 도시화 문제 해결을 위해 위성도시뿐 아니라 구도시 개량사업도 계획 중"이라며 "한국의 사회주택 개발 경험이 베트남의 도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LH 등과 여러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행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한국 민간기업 활동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