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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머니무브]⑤보유주택수가 문제의 본질인가

  • 2026.02.19(목) 06:36

[기자수첩]간과할 수 없는 고가주택 파급력
1주택 보호, 다주택 척결 '흑백논리' 벗어나야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는 1채만 남겨 놓고 다른 집은 다 팔라고 합니다. 오는 5월9일 일몰 예정인 양도세 중과 유예를 더는 연장하지 않겠다고 못박았습니다. 여러 채의 집을 가지는 건 '망국적 부동산 투기'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합니다.▷관련기사: 대통령 '단호박' 한 마디에…다주택자 "떨고 있니?"(1월25일)

'오천피(코스피 5000)'에 한껏 고양된 이 대통령이 원하는 건 '머니 무브(자금 이동)'입니다. 비생산적이라고 지적한 부동산 시장에 모인 돈을 '생산적'인 분야, 국내 증시로 옮기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다주택자가 보유한 집이 매물로 나오면 부동산 시장도 안정될 것이라는 판단도 깔려 있습니다. 비즈워치는 대통령 발 '탈부동산'을 둘러싼 일련의 변수들을 짚어봤습니다.

▷관련기사: [이재명 머니무브]①'부동산→코스피' 일방통행?(2월14일)
[이재명 머니무브]②'에브리싱 랠리' 속 양도세 중과 변수(2월15일)
[이재명 머니무브]③민간임대 '엑소더스' 일어날까(2월17일)
[이재명 머니무브]④'괴물 똘1' 키운 장특공제 운명은(2월18일)

다주택자는 주택을 매도할 때 최고 45%의 기본세율에 더해 주택 수에 따라 20~30%포인트의 양도세가 중과되기 전에 파는 걸 고민할 겁니다.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하는 선택지도 있고요. 그러나 이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보면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도 키우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다주택자는 집을 팔아 마련한 돈을 상급지 갈아타기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집을 정리한 다주택자는 더 좋은 입지의 아파트로 이사 가길 원할 거고요. 앞으로도 비싸질,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옮기는 것입니다. 시장이 또 끓어오를 수 있는 지점이죠.

부동산 시장은 서울 중심으로 과열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은 1년 누계 기준 8.71%가 올랐고요. 반면 인천과 지방은 각각 0.65%, 1.13% 하락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취득세·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키운 이후입니다. 똘똘한 한 채가 반사이익을 누렸습니다. 이미 비싼 주택의 가격이 더 뛰었습니다.

시장의 과열 원인을 다주택자에게만 찾는 건 무리로 보입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문재인 정부 시기 전국 가구 중 다주택자 비율은 15%에서 횡보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말기인 2021년에는 다주택자 비율이 14.6%로 낮아졌고요. 그런데 그해 전국 집값은 9.93%, 아파트 가격은 8.02%가 올랐습니다.

다주택자 비율은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전국집합건물 다소유지수'가 지난해 말 16.38에서 올해 1월 말에는 16.34로 떨어졌죠. 그럼에도 1월 넷째 주(26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누계로 올해 전국 집값은 0.32%, 서울은 0.99%가 올랐습니다.

다주택자 비율을 높이거나 낮추는 게 부동산 시장에 어떻게, 얼마큼 영향을 줄 것인지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입이 센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다주택 투기 척결을 통한 정상화를 외치는 것에 대해 불안함이 나오는 이유기도 합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부동산 시장 수요는 지금 투기와 실거주 목적을 따지지 않고 똘똘한 한 채에 쏠립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똘똘한 한 채에 대한 경계심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관련기사: [똘똘한 한 채 대해부]⑧"과도하게 상승…지금은 신중해야"(2025년 8월7일)

이 대통령은 "어떤 분들은 뭐 주거용 집을 5채 가지고 있다, 이런 분들이 있는데 그러면 안 되고 주거는 하나만 하는 거다. 하나만. 그러면 보호해 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집을 여러 채 소유하는 걸 '망국적 부동산 투기'라고 지적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아울러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들고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라고 했으나 똘똘한 한 채 갈아타기에 대해 주거용이 아니면 그것도 안 하는 것이 이익일 거라고 짚었습니다. 보유세를 개편하더라도 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이른바 '갭투자' 방지에 집중하는 뉘앙스입니다.

그러나 똘똘한 한 채는 투기 세력만이 모여 만든 게 아닙니다. 실거주인 동시에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다주택자를 때렸을 때 똘똘한 한 채의 몸값은 더 뛰었습니다.▷관련기사: [똘똘한 한 채 대해부]②다주택자 때리기 '반사이익'(2025년 7월29일)

그간 계속해서 유예한 양도세 중과는 시장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어느 쪽으로든 매듭을 지어야 했습니다. 그동안 다주택자는 주택을 팔 때 내야 할 세금을 덜 내니 여윳돈이 생겼습니다. 이 돈을 똘똘한 한 채를 사는 데 보탤 수 있었다는 얘기죠. 결국 똘똘한 한 채 중심으로 돌아가는 흐름을 바꿀 조치가 나와야 합니다. ▷관련기사: [똘똘한 한 채 대해부]③중과 배제 '구멍'이 키운 수요(2025년 7월30일)

한강변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부동산 전문가라고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비슷합니다. 차라리 양도세를 낮추고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는 조금 올리자고 합니다. 아니면 주택 수가 아닌 주택가액으로 보유세를 매기자고도 하고요. 과세 체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당선 전 대선 때 이 대통령은 집값 발언조차 조심스러워 했죠. ▷관련기사: [이재명vs집값]⑥"세금으로 잡지 않겠다"는 말 대신…(2025년 6월20일)

지금의 과세 체계는 보유한 주택의 가액이 같더라도 1주택자에 비해 다주택자가 보유세를 더 많이 내는 구조입니다. 특히 1주택자는 종합부동산세 납부 시 연령과 보유 기간에 따라 최대 80% 공제가 가능한 고령자 및 장기보유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다주택자는 이 같은 공제를 받지 못합니다.▷관련기사: [똘똘한 한 채 대해부]①장기보유특별공제 '매직'(2025년 7월28일)▷관련기사: [똘똘한 한 채 대해부]⑤초격차 벌리는 '보유세'(2025년 8월4일)

가령 71세의 A씨가 10년 이상 보유한 공시가격 28억원 아파트를 1채만 가지고 있다면 80% 등의 세액공제를 받아 보유세로 약 660만원을 내면 됩니다.

반면 공시가격 14억원 아파트를 2채 가지고 있는 B씨는 A씨와 나이가 같고 보유기간이 동일하더라도 이 같은 공제 등을 받지 못해 1482만원의 보유세를 내야 합니다. 이런 과세 체계가 똘똘한 한 채의 가치를 더 키우고 있습니다.

세 부담이 덜 한 '한 채'의 가치는 희소성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더 오를 겁니다. 서울에서 공급 부족은 뻔하니 신축은 희귀합니다. 그러니 재건축 단지의 몸값도 오르고요. 똘똘한 한 채는 그렇게 가치를 키워 집값을 밀어 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1주택자는 보호의 대상이고 다주택자는 투기 세력이라는 논리가 지금의 부동산 투자 심리를 깨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머니 무브의 효과를 기대하려면 결국 똘똘한 한 채의 희소성을 낮추는 방향이 반드시 포함돼야 합니다. 그래야 고가주택을 향해 쏠리는 자금 줄기를 '생산적' 분야로 돌릴 수 있을 겁니다. 다주택자를 다그쳐 그들이 내놓을 매물에만 기대서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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