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는 1채만 남겨 놓고 다른 집은 다 팔라고 합니다. 오는 5월9일 일몰 예정인 양도세 중과 유예를 더는 연장하지 않겠다고 못박았습니다. 여러 채의 집을 가지는 건 '망국적 부동산 투기'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합니다.▷관련기사: 대통령 '단호박' 한 마디에…다주택자 "떨고 있니?"(1월25일)
'오천피(코스피 5000)'에 한껏 고양된 이 대통령이 원하는 건 '머니 무브(자금 이동)'입니다. 비생산적이라고 지적한 부동산 시장에 모인 돈을 '생산적'인 분야, 국내 증시로 옮기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다주택자가 보유한 집이 매물로 나오면 부동산 시장도 안정될 것이라는 판단도 깔려 있습니다. 비즈워치는 대통령 발 '탈부동산'을 둘러싼 일련의 변수들을 짚어봤습니다.
▷관련기사: [이재명 머니무브]①'부동산→코스피' 일방통행?(2월14일)
[이재명 머니무브]②'에브리싱 랠리' 속 양도세 중과 변수(2월15일)
[이재명 머니무브]③민간임대 '엑소더스' 일어날까(2월17일)
[이재명 머니무브]④'괴물 똘1' 키운 장특공제 운명은(2월18일)

다주택자는 주택을 매도할 때 최고 45%의 기본세율에 더해 주택 수에 따라 20~30%포인트의 양도세가 중과되기 전에 파는 걸 고민할 겁니다.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하는 선택지도 있고요. 그러나 이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보면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도 키우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다주택자는 집을 팔아 마련한 돈을 상급지 갈아타기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집을 정리한 다주택자는 더 좋은 입지의 아파트로 이사 가길 원할 거고요. 앞으로도 비싸질,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옮기는 것입니다. 시장이 또 끓어오를 수 있는 지점이죠.
부동산 시장은 서울 중심으로 과열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은 1년 누계 기준 8.71%가 올랐고요. 반면 인천과 지방은 각각 0.65%, 1.13% 하락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취득세·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키운 이후입니다. 똘똘한 한 채가 반사이익을 누렸습니다. 이미 비싼 주택의 가격이 더 뛰었습니다.
시장의 과열 원인을 다주택자에게만 찾는 건 무리로 보입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문재인 정부 시기 전국 가구 중 다주택자 비율은 15%에서 횡보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말기인 2021년에는 다주택자 비율이 14.6%로 낮아졌고요. 그런데 그해 전국 집값은 9.93%, 아파트 가격은 8.02%가 올랐습니다.
다주택자 비율은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전국집합건물 다소유지수'가 지난해 말 16.38에서 올해 1월 말에는 16.34로 떨어졌죠. 그럼에도 1월 넷째 주(26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누계로 올해 전국 집값은 0.32%, 서울은 0.99%가 올랐습니다.
다주택자 비율을 높이거나 낮추는 게 부동산 시장에 어떻게, 얼마큼 영향을 줄 것인지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입이 센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다주택 투기 척결을 통한 정상화를 외치는 것에 대해 불안함이 나오는 이유기도 합니다.
부동산 시장 수요는 지금 투기와 실거주 목적을 따지지 않고 똘똘한 한 채에 쏠립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똘똘한 한 채에 대한 경계심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관련기사: [똘똘한 한 채 대해부]⑧"과도하게 상승…지금은 신중해야"(2025년 8월7일)
이 대통령은 "어떤 분들은 뭐 주거용 집을 5채 가지고 있다, 이런 분들이 있는데 그러면 안 되고 주거는 하나만 하는 거다. 하나만. 그러면 보호해 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집을 여러 채 소유하는 걸 '망국적 부동산 투기'라고 지적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아울러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들고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라고 했으나 똘똘한 한 채 갈아타기에 대해 주거용이 아니면 그것도 안 하는 것이 이익일 거라고 짚었습니다. 보유세를 개편하더라도 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이른바 '갭투자' 방지에 집중하는 뉘앙스입니다.
그러나 똘똘한 한 채는 투기 세력만이 모여 만든 게 아닙니다. 실거주인 동시에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다주택자를 때렸을 때 똘똘한 한 채의 몸값은 더 뛰었습니다.▷관련기사: [똘똘한 한 채 대해부]②다주택자 때리기 '반사이익'(2025년 7월29일)
그간 계속해서 유예한 양도세 중과는 시장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어느 쪽으로든 매듭을 지어야 했습니다. 그동안 다주택자는 주택을 팔 때 내야 할 세금을 덜 내니 여윳돈이 생겼습니다. 이 돈을 똘똘한 한 채를 사는 데 보탤 수 있었다는 얘기죠. 결국 똘똘한 한 채 중심으로 돌아가는 흐름을 바꿀 조치가 나와야 합니다. ▷관련기사: [똘똘한 한 채 대해부]③중과 배제 '구멍'이 키운 수요(2025년 7월30일)
부동산 전문가라고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비슷합니다. 차라리 양도세를 낮추고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는 조금 올리자고 합니다. 아니면 주택 수가 아닌 주택가액으로 보유세를 매기자고도 하고요. 과세 체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당선 전 대선 때 이 대통령은 집값 발언조차 조심스러워 했죠. ▷관련기사: [이재명vs집값]⑥"세금으로 잡지 않겠다"는 말 대신…(2025년 6월20일)
지금의 과세 체계는 보유한 주택의 가액이 같더라도 1주택자에 비해 다주택자가 보유세를 더 많이 내는 구조입니다. 특히 1주택자는 종합부동산세 납부 시 연령과 보유 기간에 따라 최대 80% 공제가 가능한 고령자 및 장기보유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다주택자는 이 같은 공제를 받지 못합니다.▷관련기사: [똘똘한 한 채 대해부]①장기보유특별공제 '매직'(2025년 7월28일)▷관련기사: [똘똘한 한 채 대해부]⑤초격차 벌리는 '보유세'(2025년 8월4일)
가령 71세의 A씨가 10년 이상 보유한 공시가격 28억원 아파트를 1채만 가지고 있다면 80% 등의 세액공제를 받아 보유세로 약 660만원을 내면 됩니다.
반면 공시가격 14억원 아파트를 2채 가지고 있는 B씨는 A씨와 나이가 같고 보유기간이 동일하더라도 이 같은 공제 등을 받지 못해 1482만원의 보유세를 내야 합니다. 이런 과세 체계가 똘똘한 한 채의 가치를 더 키우고 있습니다.
세 부담이 덜 한 '한 채'의 가치는 희소성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더 오를 겁니다. 서울에서 공급 부족은 뻔하니 신축은 희귀합니다. 그러니 재건축 단지의 몸값도 오르고요. 똘똘한 한 채는 그렇게 가치를 키워 집값을 밀어 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1주택자는 보호의 대상이고 다주택자는 투기 세력이라는 논리가 지금의 부동산 투자 심리를 깨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머니 무브의 효과를 기대하려면 결국 똘똘한 한 채의 희소성을 낮추는 방향이 반드시 포함돼야 합니다. 그래야 고가주택을 향해 쏠리는 자금 줄기를 '생산적' 분야로 돌릴 수 있을 겁니다. 다주택자를 다그쳐 그들이 내놓을 매물에만 기대서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