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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중 계산 틀리고 막장 확인 사진 대체"…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 2026.04.02(목) 15:07

신안산선 붕괴사고 사고조사결과 발표
"설계 오류, 실제 현장 가지 않고 사진 판단"
시공사는 공사 순서도 승인 없이 변경
포스코이앤씨 "안전 관리 근본적 혁신할 것"

1년 전께 발생한 신안산선 5-2공구 붕괴사고가 설계와 시공, 감리의 총체적 부실 때문이라는 정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설계부터 오류가 있었으며 시공사는 안전관리기준을 지키지 않았다. 이를 감독할 감리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게 결론이다.

국토교통부는 신안산선 5-2공구 붕괴사고에 대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의 사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조위는 손무락 대구대학교 교수를 위원장으로 해당 사업과 이해관계가 없는 산·학·연 전문가 12명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4월11일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양지사거리 인근 지하 공사 현장(신안산선 5-2공구)에서 투아치(2arch)터널이 붕괴하면서 상부도로인 오리로가 함몰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관련기사: 신안산선 사고 실종자 사망…포스코이앤씨 "철저한 재발방지"(2025년 4월17일)

신안산선 5-2공구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양지사거리 인근 지하 붕괴 현장./사진=국토교통부

설계부터 오류, 아무도 발견 못 해

사조위는 해당 사고가 설계와 시공, 감리가 모두 부실해 발생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우선 설계 단계에서 하중 계산오류로 투아치터널의 핵심부재인 중앙기둥의 구조적 안전성이 부족했다는 게 사조위의 판단이다. 투아치터널은 중앙터널을 뚫어 중앙기둥을 설치한 뒤 좌우로 폭을 넓히며 확장하는 터널이다.

사조위는 설계사인 제일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무소와 단우기술단이 현장에 적용할 투아치터널을 설계하면서 하중을 계산할 때 3m 간격으로 설치할 기둥이 간격 없이 이어지는, 벽처럼 존재하는 것으로 여기는 계산 착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앙기둥에 가해지는 하중은 2.5배 더 작게 산정해 중앙기둥의 버티는 힘이 부족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기둥의 길이와 관련한 설계사의 계산 오류도 드러났다. 설계에서 기둥의 길이는 4.72m였고 실제도 그렇게 시공됐으나 설계사는 하중 계산에서 이를 0.335m로 입력해 따졌다. 기둥 길이를 지나치게 짧게 고려한 것이다.

손무락 사조위 위원장(대구대학교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은 "18개의 중앙 기둥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취약한 상태였고 단층대에 불리한 지반 조건 등이 구조 안정성의 한계 초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서희건설 컨소시엄은 착공 전에 이 같은 설계 오류를 확인하지 못했다. 사고 발생하기 약 1년 전인 2024년 9월에 중앙터널 폭을 확대하는 설계변경을 했으나 이때도 설계 오류를 발견하지 못하고 중앙기둥의 제원, 철근량 등을 동일하게 했다.

설계 감리인 대한콘설탄트와 동일기술공사는 설계 오류 사항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 시공감리인 동명기술공단종합건축사사무소와 삼보기술단, 서현도 설계도서를 검토했으나 마찬가지였다.

투아치터널 공법./자료=국토교통부

직접 볼 곳 사진으로…시공 순서도 안 지켜

시공사는 지반조사 및 터널굴착 과정에서 사고 구간 내 투아치 터널과 교차하는 3개의 단층대와 취약지반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사고 구간은 지층이 풍화가 많이 이뤄진 풍화암 지층이라는 게 사조위의 설명이다. 

특히 터널굴착 중에 지반분야 기술인이 1m마다 터널 굴착면의 끝부분인 막장을 직접 관찰해야 하는데 일부작업에서 이를 사진으로 확인했다. 매일 공종별로 진행돼야 할 자체안전점검과 터널에 대한 정기안전점검도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자체 수립한 안전관리계획상 실무경력 5년 이상 고급기술자가 막장을 관찰해야 했으나 자격 미달 기술인이 살핀 것으로도 나타났다. 투아치터널의 종점부 암반등급이 설계 암반선이었던 연암에 비해 불량한 연암~풍화암 상태였으나 암석에 대한 판정을 실시하지 않은 것도 시공사의 잘못이라는 게 사조위의 설명이다. 

시공사는 중앙기둥에 대한 균열관리대장 미작성 등 균열관리도 하지 않았다. 콘크리트 균열·변형 등 중앙기둥 파괴의 전조증상도 사전에 살피지 못했다. 중앙기둥을 부직포로 감쌌기 때문이다.

설계도서에 제시된 터널 시공 순서도 변경했지만 시공감리단장의 승인만 받은 채 구조적 안전성을 확인하지 않았다. 설계도서로는 터널굴착에 이어 강지보(철골 구조물)를 설치하고 숏크리트타설, 강관 보강 그라우팅 순서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터널굴착 이후 강관 보강 그라우팅을 먼저 했고 강지보 설치, 숏크리트 타설로 이어졌다.

아울러 설계도서상 중앙터널의 좌·우측 터널 굴착 시 좌·우측 터널의 깊이 차이를 20m 이내로 유지하면서 시공하도록 했으나 실제 시공 과정에서는 최대 36m까지 차이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감리는 품질 및 안전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발주처인 넥스트레인에 보고해야 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신안산선 투아치터널 시공 개요./자료=국토교통부

불법재하도급도…설계·감리·시공사, 영업정지 추진

국토부는 사조위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사사고 재발방지 추진 및 설계·건설·감리사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산업안전법령 의무 위반 등 형사처벌 사항에 대한 조치를 위해 수사기관에 조사 결과도 공유한다.

박명주 국토부 기술정책과장(기술안전정책관 직무대리)은 "과실과 고의성 여부를 면밀히 조사하는 과정이 필요해 내년 상반기까지는 관련 조치를 정리할 것"이라면서 "현행법에 따라 시공사에 대한 영업정지는 최장 8개월이 가능하고 부실에 대한 벌점 부과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토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사조위 조사과정에서 드러난 부실 및 부적정 사항과 관계 법령 준수여부 확인을 위해 지난 2월 특별점검을 실시했다. 그 결과 건설기술진흥법 및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위법 사실들을 적발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조위 조사 결과와 제시된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면서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할 시공사로서의 책무를 임직원 모두의 마음 깊이 새기며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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