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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 원액의 비밀..'한 방울'에 50원

  • 2014.06.30(월) 10:30

1300원짜리 콜라 캔(250ml)에 49원 원액 사용
LG생활건강 계열사, 6년간 원액 구매비 7649억
"원액 제조법은 극비" vs. "전략일 뿐 비법은 없다"

 

130년간 제조법이 비밀에 싸여진 코카콜라 원액의 가격은 얼마나 될까? 이 질문의 공식 대답은 '알 수 없다'다. 한국 코카콜라측은 "원액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고, (알아도) 오픈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30일 비즈니스워치는 코카콜라 원액의 가격의 비밀을 한 꺼풀 벗겨봤다. 국내 코카콜라의 제조와 유통을 맡고 있는 코카콜라음료(주)와 최대주주인 LG생활건강이 공시한 각종 보고서를 통해서다. LG생활건강은 코카콜라음료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 37만원 원액으로 1리터짜리 콜라 1902병 제조

지난해 국내에서 코카콜라 원액은 1SU(standard unit)에 37만3309원에 거래됐다. 한국코카콜라 측은 “SU는 코카콜라사 내부에서만 사용하는 원액을 측정하는 단위”라며 “1 SU는 1902리터(L) 완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액의 양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즉 지난해 콜라 1902리터를 만들 때 37만3309원어치 원액이 들어갔다는 얘기다. 코카콜라 캔(250ml)에는 원액 49원어치가 투입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코카콜라의 대부분은 물과 설탕, 이산화탄소이다. 원액은 1%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방울도 채 되지 않는 원액의 가격이 49원에 이르는 셈이다.

원액은 미국 코카콜라 본사가 운영하는 유한회사인 한국코카콜라(Coca-Cola Korea Company)가 국내에서 직접 만든다. 이 원액은 독점계약을 맺은 코카콜라음료(주)가 사온다. LG생활건강이 대주주인 코카콜라음료(주)는 국내 코카콜라의 제조와 유통을 맡고 있다.


LG생활건강이 원액을 사와서 물과 설탕, 이산화탄소를 넣고 코카콜라를 만드는 구조다.

 

LG생활건강의 계열사인 코카콜라음료는 2008년부터 6년간 원액 구입 비용으로 총 7649억원을 썼다. 코카콜라음료의 매출이 늘면서 원액 구매비도 크게 늘었다. 2008년 5000억원대에 머물던 코카콜라음료 매출은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코카콜라음료가 구입한 원액은 1690억원에 이른다. 원액의 구입단가는 순매출액과 연동돼 결정된다. 지난 2008~2013년까지 원액 구매가는 코카콜라음료 매출의 15~17% 수준이다.

원액구매계약은 5년마다 한 번씩 이뤄진다. 코카콜라음료와 한국코카콜라는 2007년에 이어 2012년에 다시 계약을 맺었다. 갑(甲)은 원액을 만드는 한국코카콜라다.

 

2008년부터 5년간 매년 100억원씩 지원됐던 장려금(Performance incentive)이 지난해 75억원으로 줄었다. 코카콜라음료에게 25억원만큼의 원가 부담이 늘어났다는 이야기다. 특히 12만원대에 거래되던 원액 1SU 가격이 지난해부터 37만원대로 껑충 뛰었다.

◇ 100년 넘는 신비 마케팅.."원액 비법은 없다"

코카콜라 원액 제조법은 100년 넘게 비밀 속에 묻혀있다. 1886년 미국 애틀란타의 약사였던 팸 버턴이 처음 코카콜라를 만들어낸 뒤부터 지켜온 영업비밀이다. 매년 제조법을 발견했다는 사람이 나타나고 있지만, 회사 측은 ‘가짜’로 치부한다.

 

지난해에도 미국 온라인 경매사이트에 코카콜라 원액 제조법이 담긴 문서를 500만 달러(50억7000만원)에 팔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비밀을 숨길수록 소문은 커졌다. 원액에 독극물이 함유됐다거나, 제조법을 아는 사람은 전세계에 2~3명 뿐인데 그들은 동시에 같은 비행기도 타지 않는다는 소문도 있다.

 

 (사진 =코카콜라 홈페이지)

 

현재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코카콜라의 성분은 정제수, 액상과당, 백설탕, 탄산가스, 카라멜색소, 인산, 천연착향료, 카페인(향미증진제)이 전부다.

 

한국 코카콜라 고위 관계자는 "콜라 원액에 코카잎과 콜라열매가 포함돼 있다는 소문들이 있는데 본사에서는 공식적으로 이들 원료가 포함돼 있다고 밝힌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선트러스트 은행에 보관됐던 원액 제조법은 지난 2011년 애틀랜타 코카콜라 박물관 비밀 금고로 이전했다”며 “이사회 동의를 얻어야 공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금고 속에 '별것 없다'는 주장도 있다. 김덕호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올해 초 출간한 ‘욕망의 코카콜라’에서 “코카콜라의 ‘비법’은 그 당시(1886년) 웬만한 특허 매약(가짜약) 성분에서 볼 수 있어 비법으로 보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들이 ‘비법’이 있지 않은가 수군거려도 코카콜라사가 오랜 세월 대응하지 않은 것도 연애인들이 사용하는 ‘신비전략’ 정도”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비즈니스워치와의 통화에서 “비법이란 것이 사실 없다. 신화 비슷하게 대단한 것처럼 이야기되고 있지만 상당부분은 이미 공개됐다. 마케팅의 힘이다. 코카콜라 브랜드 가치는 원액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다른 누군가가 비법을 안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

 

코카콜라는 물처리 과정을 거친 정제수에 감미료와 원액, 이산화탄소를 첨가해 만들어진다. 원액에 어떤 성분이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사진=코카콜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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