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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쌀·망고·랍스터…' 입맛 변한 소비자들

  • 2014.07.02(수) 09:30

고급·이색먹거리에 지갑 열어
유통업체도 '프리미엄' 탈바꿈

신세계백화점이 최근 서울 청담동 'SSG푸드마켓'에서 선보인 '껍질째 먹는 수박'은 하루만에 준비한 100통이 다 팔렸다. 사과만한 수박이라 '애플수박'이라 불리는 이 수박은 가격은 비싸지만 당도가 높고 껍질을 먹을 수 있어 판매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신세계 관계자는 "건강이나 힐링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가운데 나온 이색상품이라 조기에 완판됐다"고 말했다.

경기침체기에도 고급 먹거리에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건강에 신경쓰고 '맛'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가격보다는 품질과 색다른 경험에 더 큰 의미를 두면서부터다. 

주식인 쌀만 해도 고급미 판매비중이 늘었다. 롯데슈퍼는 전체 양곡매출 중 고급미 비중이 지난해 14%에서 올해 상반기 20%로 늘었고, 이마트도 지난해 7.3%에서 올해는 9.8%로 증가했다. 그간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고급미를 구색상품 정도로 취급했으나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고급미를 전면에 내세워 판매행사에 나서고 있다.

비싼 수입과일의 대명사였던 망고도 인기 품목으로 떠올랐다. 몇년 전만 해도 망고는 백화점에서 일부 고소득층이 소비하던 고급 과일이었다. 그러나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해외 여행객이 늘면서 망고는 점차 대중과일로 자리잡고 있다. 롯데마트의 올해 상반기 망고매출은 2011년에 비해 5배 이상 증가했다. 그 사이 가격도 떨어져 3년전 국산 대표과일인 '배'보다 3배 이상 비쌌던 망고는 현재 1.7배 수준으로 하락했다.

랍스터와 대게 등 고급 갑각류는 없어서 못파는 품목이 되기도 했다. 이마트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직소싱 활랍스터의 경우 10만마리가 조기품절될 정도로 인기를 끌며 이젠 대표 수산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이마트의 고급 갑각류 매출은 전년대비 18.5배 증가했다.


고급 먹거리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유통업체들의 대응도 빨라졌다. 부산에 있는 신세계 센텀시티는 지난달 13일 석달간의 공사를 거쳐 프리미엄 식품관인 '푸드마켓'을 열었다. 푸드마켓은 오픈 사흘만에 약 20만명이 다녀가며 지역의 명소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 2012년 10월 기존의 식품관을 '고메이494'라는 명품 식품관으로 바꾼 갤러리아도 리뉴얼을 전후해 매출은 25%, 고객수는 60% 늘어나는 효과를 누렸다. 고메이494에는 고급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의 방문이 이어지며 올해도 매출이 전년대비 15% 늘었다.

온라인몰도 고급 먹거리 시장에 눈을 돌렸다. 11번가는 최근 전세계 프리미엄 식품 7000여종을 한데 모은 '수입식품전문관'을 오픈했다. 음료부터 파스타, 소스, 오일, 과자, 치즈-유가공품 등 다양한 수입 식재료를 모아 판매한다. 올해 상반기 11번가 내 수입식품 매출은 전년대비 30% 증가했다. 11번가 관계자는 "맛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글로벌 음식을 많이 접할 수 있게된 데다 장기불황 속 직접 요리를 해먹는 문화가 자리잡은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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