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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홈플러스, 이번엔 '사기경품' 논란

  • 2014.07.28(월) 14:54

英테스코 실적압박, 노사분쟁 등 내우외환

수백억대 로열티 지급, 노조파업, 사기경품 논란까지 홈플러스가 연이은 악재로 흔들리고 있다. 내부적으로 소비침체와 영업규제로 성장정체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진 가운데 영국 본사인 테스코의 압박까지 더해져 국내 유통업계의 혁신을 가져왔던 홈플러스의 명성에 금이 가고 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지난 11일부터 "10년을 일해도 월급은 100만원이라는 기막힌 현실을 바꾸겠다"며 부분파업과 정시출퇴근, 집단휴가 등 쟁의행위를 하고 있다. 노조는 ▲2013년 도시노동자 평균임금(261만원)의 57%(148만원)를 기본급으로 지급 ▲상여금 400% 지급 ▲감정노동수당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협상에 미온적이다. 매출부진으로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홈플러스 내부에선 영국 본사가 비용절감을 강하게 주문해 사측의 운신폭을 더욱 좁히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홈플러스의 한 직원은 "국내만 어려운 게 아니라 테스코 자체가 어렵다보니 영국 본사가 비용통제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건비를 줄여야할 상황에서 임금을 올려달라는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스코는 몇년간 계속된 실적악화로 이달초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교체한데 이어 최고경영자(CEO)인 필립 클라크도 오는 10월1일자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다. 이 두 자리는 모두 외부인사가 채운다.

유통업계는 기존 테스코 경영진 하에서도 수백억원에 달하는 로열티 인상을 막지 못하고, 인력감축과 조직축소 등을 진행해온 홈플러스가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선 뒤에는 허리띠를 더욱 졸라맬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가의 경품행사를 통해 고객정보를 모은 뒤 경품은 주지않고 고객 데이터베이스(DB)만 팔아넘긴 최근의 사례도 과도한 실적압박이 빚어낸 부작용으로 거론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출에 매달리다 무리수를 둔 것 같다"고 평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다른 대형마트는 경품행사 뒤 고객정보를 폐기하거나 보험사와 카드사로부터 소정의 수수료를 받는 선에서 행사를 진행한데 비해 홈플러스는 자신이 직접 경품행사를 주관해 화를 더 키웠다. 이 와중에 홈플러스 직원이 1등 경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도덕적 해이' 논란도 불거졌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경품행사 가운데 95%는 1등에게 제대로 지급했다"며 "고객DB 판매도 온라인이나 다른 곳에선 흔히 있는 일로, 경쟁사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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