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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밀어주는 '화성 테마파크', 롯데 다시 뛰어들까

  • 2014.08.12(화) 18:24

정부 "국제테마파크 재추진" 발표
법개정·금융지원·세제혜택도 고려
롯데도 "아직 사업포기 안해"

정부가 답보상태에 빠진 경기도 화성 테마파크 사업을 공모방식으로 재추진하기로 하면서 롯데그룹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자산개발을 앞세워 송산그린시티에 국제테마파크 건립을 추진했으나 사업성과 토지비용 등을 이유로 투자를 보류하고 있는 상태다.

정부가 12일 발표한 '유망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활성화 대책'에는 화성 송산 그린시티 안에 국제테마파크 유치를 재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기도와 수자원공사 등이 2007년부터 추진한 이 사업은 송산그린시티 동쪽 420만㎡ 부지에 5조1000억원가량을 들여 미국 유니버셜스튜디오를 본뜬 글로벌 테마파크를 짓는 것을 목표로 했다.

 

▲ 화성 유니버셜스튜디오 조감도. 롯데그룹이 주축이돼 국제테마파크 조성을 추진했다.


이 사업의 시행사는 '유니버셜스튜디오코리아리조트개발(이하 USKR)'로 롯데자산개발과 호텔롯데가 지분 66.24%를 보유하고 있으며, 포스코건설, 신한은행, 한국투자증권도 자본금을 댔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시행사가 약속한 외자유치에 실패했고 계약체결기한인 2012년 9월까지 계약금 지급도 이뤄지지 않아 사업은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앞서 롯데그룹은 2011년 7월 땅주인인 수공으로부터 감정평가액인 5040억원에 부지를 매입하기로 했지만 부동산 가격하락을 이유로 땅값을 2000억원 가량 낮춰달라고 요구하며 계약체결을 미뤘다.

정부는 이번에 공모방식을 통해 이 사업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기존에는 최고가를 제시한 사업자와 계약을 맺었지만 관련법을 개정해 사업계획과 수행능력 등이 뛰어나면 최고가가 아니더라도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격경쟁입찰만 가능했던 기존 방식을 고쳐 사업수행능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사업자가 산업은행이나 정책금융공사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낮은 이자로 융자를 받을 수 있게 하고, 테마파크 일대를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해 세제혜택을 주는 등 다각적인 지원책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의 사업 재참여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 정부와 수공은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있다"는 입장이다. 수공 관계자는 "롯데가 다시 참여한다면 이를 막을 이유가 없다"며 "롯데와 유니버셜의 독점교섭권은 끝났지만 유니버셜이 국내에 다른 교섭권자를 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사업성만 있다고 판단하면 롯데가 언제든 사업을 재추진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이 설립한 USKR은 화성 테마파크 조성을 위한 특수목적회사라 설립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청산절차를 밟아야한다. 2012년 9월 계약금을 납입하지 못했고 2년가까이 사업의 첫삽조차 뜨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사업을 접었다면 진작에 청산작업에 나섰겠지만, 롯데그룹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사업포기로 보긴 이르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김창권 롯데자산개발 대표는 "해외사례에서 볼 수 있듯 대형 테마파크는 기업 혼자만으로는 감당하기 쉽지 않다"며 "그런 점에서 (화성 테마파크는) 여건이 안된 것이지 우리가 100% 포기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타워 신축 등 그룹이 총력을 기울이는 대형공사가 진행 중이라 롯데그룹이 5조원대의 테마파크 사업을 당장 재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발등의 불(롯데월드타워)이 떨어진 롯데그룹이 테마파크사업까지 동시에 껴안고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테마파크는 초기투자비는 막대한데 비해 투자비 회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려 사업결정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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