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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땅에 컨테이너 놓고' CU의 파격실험

  • 2014.11.05(수) 16:33

강원도 삼척에 첫 팝업스토어, 상권검증·비용절감 효과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일대에선 원룸과 빌라 분양을 알리는 플래카드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LNG저장시설과 발전소 등 대규모 에너지시설이 들어서면서 개발기대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 지역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국책사업이 진행 중이라 이 일대 상권도 점차 커질 것으로 본다"며 "지금도 대형 건설사 직원들이 많이 와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상권활성화가 기대되는 지역에 편의점 CU가 팝업스토어를 연다. 팝업스토어란 빈 상업공간을 빌려 잠깐 운영하는 임시점포를 말한다. 흔히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자리잡은 임시매장을 팝업스토어로 부르지만 동네 빈 상점에 들어선 '땡처리' 가게도 팝업스토어의 일종이다.

팝업스토어는 장사가 잘되면 정식점포로 전환하고, 그렇지 않으면 짐을 싸면 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반응에 따라 장사를 계속할지 말지 신속히 결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식으로 점포를 빌리는 것보다 임차료도 저렴하다.

CU가 팝업스토어를 여는 것도 임시점포를 통해 해당상권을 사전검증하는 게 무턱대고 정식점포를 여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첫 대상지는 삼척시 원덕읍 호산리다. 이 곳은 인근에 한국가스공사의 삼척생산기지와 한국남부발전의 삼척그린파워발전소가 있어 향후 상권활성화가 기대되는 지역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충분한 상권이 형성된 곳은 아니기 때문에 정식 점포를 여는 것은 부담이 따른다.

CU 관계자는 "일정기간 매출검증을 통해 본사와 토지소유자 모두 수익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CU가 처음 선보인 팝업스토어가 강원도 삼척 호산리에 들어선다. 대형 트럭과 기중기를 통해 팝업스토어를 설치하는 모습.


CU는 우선 도로에 인접한 빈 땅(나대지)을 빌려 가로 9m, 세로 6m, 높이 3m의 컨테이너 건축물을 설치해 이달 중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스무평 남짓한 규모로 건축물 대장에도 등기가 돼있다. 매장 내부는 여느 CU편의점과 다를 게 없다. 건물기초에 콘크리트 타설을 했고 전기와 수도도 끌어왔다.

CU는 약 1년간 직영점으로 운영한 뒤 이 곳에 건물이 들어서면 건물주와 협의해 가맹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장사가 기대한 만큼 안되면 매장을 접을 수도 있다. 컨테이너로 만든 건축물이라 다른 곳으로 옮기기 쉽다고 한다. 다만 매장 철수시 브랜드 이미지가 나빠질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렇게 팝업스토어를 열면 상권 사전검증은 물론 비용절감 효과도 크다. 이번에 문을 여는 팝업스토어의 토지 임차료는 월 60만원이다. CU 관계자는 "기초공사와 전기·수도 설치비 등 CU가 부담한 비용을 포함해도 평균적인 점포운영비의 3분의 1밖에 안든다"고 설명했다. 이는 경쟁사가 점포 1개를 낼 때 CU는 동일한 비용으로 점포 3개를 낼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팝업스토어를 활용하면 점포확대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는 의미다.

이건명 BGF리테일 점포디자인팀장은 "이번에 선보인 팝업스토어는 점포의 수익성을 사전에 파악하여 가맹점의 안정적인 운영을 돕기 위한 전략"이라며 "또 근린시설이 부족한 지역의 소비자들에게 누구보다 먼저 편익을 제공해 주변상권을 확대하는 역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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