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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서럽다"..툭하면 배송 '왕따'

  • 2015.03.03(화) 15:23

섬이라고 배송불가·추가요금 징수
무겁고 부피 큰 제품일수록 배송안돼
하이마트·한샘 등 물류센터로 돌파구

 

주도에 사는 김지훈 씨(42, 제주시 아라동)는 온라인몰을 웬만해선 잘 이용하지 않는 편이다. 김 씨는 "크기가 작은 상품도 택배비가 5000~6000원이 나와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며 "차라리 가까운 곳에서 사는 게 낫다"고 말했다. 가구의 경우는 더하다. 그는 "제주도만 따로 배달해 주는 업체들이 있지만 배송료만 몇 만 원이 나오는 데다 배달기간도 오래 걸려서 너무 불편하다"고 말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연간 1230만명이 다녀가는 국제적 관광명소지만 이 곳에 사는 62만명의 제주도민들은 온라인몰 앞에서 가슴이 탁 막힌다. 가구, 전자제품 등 무겁거나 부피가 큰 품목을 배송받기가 어려워서다. 포털사이트에도 이 같은 불만이 흔히 올라온다.

 

11번가가 특가를 내걸고 판매 중인 5만2000원짜리 TV테이블과 14만6000원짜리 서랍장은 제주지역에선 아예 받아볼 수가 없다. 옥션에서 판매하는 4만원 안팎의 기저귀는 배송비 항목에 무료라고 적혀있지만 바로 밑 배송정보란에는 제주도와 기타도서는 각각 3000원, 5000원의 추가 배송비를 받는다고 적혀 있다.

 

소셜커머스도 사정은 비슷했다. 한 소셜커머스업체는 25% 가격할인에 무료배송을 내건 가구에 '제주도 및 도서산간지역 불가'라는 딱지를 붙여놓았다. 쿠팡이 지난해 선보인 '로켓배송'도 제주지역은 배송대상에서 빠져있다.

 

TV홈쇼핑도 장롱이나 침대, 소파 등 부피가 크고 무거운 제품들은 제주도 배송을 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택배로 보내도 될 만큼 부피가 작은 상품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설치 기사가 직접 가서 들여놔야하는 가구는 도서지방 배송은 사실상 어렵다"며 "방송 자막이나 온라인몰 사이트에 고지하거나 전화를 통해 고객에게 상품배송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려주곤 한다"고 귀띔했다.

 

업계에서는 섬 지역이라는 제주도의 특성상 상품배송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국내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가구는 내륙에서 제주까지 차량째로 수송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택배와 달리 비용부담이 만만치않다"며 "온라인몰에서 주문한 상품이 육지처럼 배송될 것이라고 기대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국내 가구업체 관계자도 "제주도 직배송은 하고 있지 않으며, 현지 대리점과 관계도 있어 앞으로도 그럴 계획은 없다"며 "다른 가구업체들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전했다.

 

대안으로는 제주지역 물류센터를 활용하는 방안이 꼽힌다. 하이마트는 제주도 내 별도의 물류센터를 두고 섬 전체로 배송하는 물류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제주에서도 더 떨어진 외딴 섬에는 부두까지만 상품 배송을 책임지거나 추가적인 운임을 받는 예외적인 사례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제주지역은 무료배송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가구업계 1위 업체인 한샘도 지난해 5월 자체 물류센터를 구축해 제주지역 직배송 시스템을 갖췄다. 브랜드 가구업계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다만 세트당 1만원의 배송비는 별도로 받는다.

 

한샘 관계자는 "상품을 일주일치나 한달치로 묶어 컨테이너에 실어 제주물류센터로 나르기 때문에 개별 상품을 운반하는 다른 업체에 비해 배송료를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제주도가 중국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앞마당이 되면서 제주도의 전략적인 중요성이 커졌다"며 "물류비 등의 비용부담은 있겠지만, 중국시장 진출 전 테스트 마켓으로 제주의 활용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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