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매각작업이 진행 중이죠. 홈플러스의 소식을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 [편집자]
<앵커1>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영국 테스코, 홈플러스 매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논란이 됐던 1조원에 달하는 배당을 취소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네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비즈니스워치 이학선 기자입니다. 이 기자, 홈플러스는 지금 어떤 상태입니까?
<기자1>
현재 MBK파트너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테스코는 주관사를 선정해 지난 6월부터 본격적인 매각작업을 진행했는데요. 지난달 말 본입찰 결과, MBK파트너스, 어피너티-KKR 컨소시엄, 칼라일 등 모두 사모펀드들이 입찰에 참여했습니다.
<앵커2>
이 기자, 그런데 말이죠. 이 기자도 그렇고, 홈플러스 매각 관련 타사 보도를 봐도 그렇고요. '알려졌다', '얘기가 나온다' 등의 표현이 많이 나옵니다. 그 얘기는 매각주체인 테스코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거나 확인해준 내용은 없다는 소리입니까?
<기자2>
네. 그렇습니다. 테스코는 매각사실 자체를 함구하고 있습니다. 지금 나오는 보도들은 국내외 투자은행들, 그러니까 주식이나 채권 중개, 기업 매매 등으로 돈을 버는 곳에서 흘러나오는 소식입니다.
홈플러스 임원들조차 테스코 본사로부터 매각과 관련해 어떠한 언질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고요. 그래서 비밀매각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도 이번 매각건과 관련해 논의주체에서 배제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3>
기자들이 지금 사이드를 통해서 취재를 하고 있다? 이 기자, 홈플러스 매각을 테스코가 비밀로 해야할 이유가 있나요? 블룸버그가 MBK가 써낸 가격까지 보도할 정도면 공공연한 사실 아닙니까?
<기자3>
매각사실 자체가 알려지는게 부담스러웠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미리 알려져봐야 직원들 불안감만 커지고, 소비자들도 등을 돌리는 등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걱정했겠죠. 또 매각이 무산되면 주주들로부터 책임추궁을 당할 수도 있고요.
MBK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밤사이 런던 주식시장에서 테스코 주가는 소폭 하락했습니다. 테스코 신용등급도 투기등급에서 해제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매각이 가까워졌지만 테스코 주주들이나 채권자들은 썩 달갑지만은 않다, 그런 반응으로 해석됩니다.
<앵커4>
그렇더라도 홈플러스 매각은 사실상 확정단계에 들어가고 있잖아요?
<기자4>
그래서 아쉬운 거죠. 이미 알려질대로 알려진 사실을 비밀주의에 사로잡혀 일을 추진하면서 여러 문제를 낳았습니다. 대표적인 게 1조원대의 배당계획인데요. 테스코는 겉으로는 비밀주의를 표방하면서 홈플러스에서 1조3000억원을 배당으로 가져갈 계획이라고 인수자측에게 미리 알려줬습니다.
그렇게 되면, 인수자는 그 금액만큼 인수금액을 적게 들여도 됩니다. 인수합병(M&A) 거래의 한 방식이긴 한데, 기업 자체는 성장을 위한 재원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자칫 껍데기만 남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현재 테스코가 배당계획을 포기했다는 얘기가 있지만 정말 그런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 회사 주인이 바뀐다는 건 직원들의 고용안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비밀주의다보니 직원들의 고용보장은 어떻게 되는지, 홈플러스 협력사들과 관계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등이 발표되거나 약속된 게 없습니다.
<앵커5>
회사가 팔리느냐 마느냐가 결정되는 시점인데, 정작 그 회사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구체적인 내용을 모른다? 알겠습니다. 그럼, 물어보나 마나한 질문일 수도 있지만요. 홈플러스 내부의 분위기, 지금 어떻습니까?
<기자5>
노조는 사모펀드로의 매각을 반대한다는 입장이고요. 임원들도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영국 본사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는 많이 추락했다고 볼 수 있죠.
<앵커6>
네, 그 얘기는 그거면 됐고요. 이 기자, MBK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요? 그런데 MBK에 국민연금이 돈을 댈 것이라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뭔소립니까?
<기자6>
그렇습니다. 국민연금은 재무적 투자자, 그러니까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 돈을 대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일종의 전주(錢主) 역할인데요. 국민연금은 MBK가 테스코에 제시한 홈플러스 인수가격인 7조원대 중후반 중 최대 1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7>
국민연금이 사모펀드에 돈을 대준다? 문제같은 것은 없는 겁니까?
<기자7>
벌써부터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모펀드는 기업을 팔아 이익을 극대화하는 게 목표인데요. 고용안정이나 기업의 투명성, 협력사와 상생 등 현재 우리사회에서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는 사안들이 아무래도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MBK는 지난 2008년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씨앤앰을 인수한 뒤 사내업무의 외주화 등 구조조정을 실시해 사회적 물의를 빚었죠. 이 때도 국민연금이 돈을 댔습니다.
국민들의 돈인 국민연금이 사모펀드에 돈을 대고, 그 사모펀드가 이익극대화를 위해 직원들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면 이게 과연 국민연금이 할 일이냐, 그런 비판이 나오는 거죠. 이번에 열리는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테스코가 매각대금을 한푼이라도 더 받으려고 6조5000억을 써낸 오리온을 탈락시킨 바 있었는데요. 이제는 MBK가 오리온 정도는 아니더라도 고용승계를 얼마나 해줄지도 관전포인트가 되겠네요. 이 어려운 시기에 회사가 조금은 직원들 생각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까지 이학선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