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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타고 건너오는 日관광객

  • 2016.09.27(화) 10:56

지난달 22.5만명 한국방문, 2년반만에 최대
면세점업계, 中 편중해소 日관광객 유치나서

 

지난 23일 오후 서울 을지로 롯데백화점 입구. 중국인 단체관광객 사이로 일본어로 대화를 나누는 이들이 지나갔다.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 2명은 영화관 앞 길가에 앉아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한가롭게 담소를 나눴다. 일본에서 온 이들 옆에는 롯데면세점의 로고가 찍힌 비닐백이 두어개씩 놓여있었다.

중국인 관광객으로 만원을 이루던 서울 명동 일대에 일본인 관광객이 다시 눈에 띄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입국한 일본인 관광객은 22만5500명으로 2014년 3월(24만7000명) 이후 2년반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메르스 사태로 일본인 관광객이 10만명 이하로 줄어든 지난해 7월과 견주면 무려 176% 증가했다. 올들어(1~9월) 일본인 관광객의 호텔 투숙객수(롯데호텔 기준)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늘었다.

일본인 관광객이 다시 한국을 찾기 시작한 것은 엔화가치가 슬금슬금 오른 것과 관련이 깊다. 지난해 5월 100엔당 900원 밑으로 떨어진 엔/원 환율은 현재 1100원대를 기록 중이다.

조아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일간 관광객수는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화 약세 기조에 메르스가 더해진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엔화가치가 올라 당분간 일본인 관광객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 7월 91만8000명을 기록한 뒤 8월에는 87만4000명으로 주춤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발표가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인 관광객의 방문이 늘어나면서 관련업계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롯데면세점은 '일본인 관광객 활성화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지난 18일부터 25일까지 일본의 현지 여행사 100여개사를 만나 관광객 유치 활동을 벌였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10일 일본 걸그룹 업업걸즈 등을 일일 점장으로 임명해 중국인 일변도인 영업전략에 변화를 줬다.

김보준 롯데면세점 마케팅부문장은 "국내 면세업계가 그동안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주력해 큰 성과를 나타냈으나 편중 현상이 심해진 측면이 있다"며 "일본 등 비중화권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관광상품과 콘텐츠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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