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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광군제, 국내기업엔 아직은 '넘사벽'

  • 2016.11.09(수) 18:14

작년 22조 매출 불구 한국상품 비중 0.05%
입점절차 까다롭고 비용부담 등 걸림돌

중국 최대의 온라인 쇼핑행사인 광군제(光棍節·11월11일)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유통업계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광군제는 혼자임을 상징하는 '1'이 네번이나 겹친 날인 11월11일을 기념해 중국 젊은이들이 쇼핑이나 파티, 소개팅을 즐긴 것에서 유래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빼빼로데이'와 비슷하다.

지난 2009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이날 하루동안 자회사인 '타오바오'을 통해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벌여 흥행돌풍을 일으키자 다른 전자상거래업체들이 가세해 지금은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광군제 당일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18개사가 올린 매출은 1229억위안, 우리돈 22조원에 달했다. 반값할인, 타임세일, 1+1 등 파격적인 행사를 앞세운 덕분이다.

국내 업체들도 광군제 특수를 누린 기업이 나타났다. 원액기 제조업체인 휴롬은 지난해 광군제 하루동안 티몰에서 4만5000대를 판매해 1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초에 1대꼴로 판 셈이다. 이랜드도 현지법인인 이랜드차이나를 통해 티니위니·로엠·스파오 등 패션브랜드 18개를 투입, 317억원의 매출성과를 냈다.

 

▲ 지난해 광군제 당일 이랜드는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타오바오·징동·티몰·아마존 등 인기가 높은 전자상거래 사이트일수록 입점절차가 까다로운데다 가격할인 등을 감안하면 입점업체들의 비용부담이 커 국내 기업 상당수는 '그림의 떡'처럼 광군제를 바라보는 것도 현실이다. 티몰의 경우 올해 광군제 참여기업들에게 최근 두달간 거래된 최저가에서 최소 10% 이상 추가 할인 판매할 것을 의무화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중국어에 능통한 인력을 채용하고 물류시스템을 정비한다는 게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기존에 티몰 등에 입점해있는 곳이라면 몰라도 광군제 하루를 위해 시간과 인력, 비용을 투입한다는 게 기업 입장에선 낭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실은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8일 내놓은 '광군제 우리 기업의 활용이 가능한가'라는 보고서에도 담겨있다. 국내 기업들이 타오바오나 티몰 등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나 노출빈도가 낮고 인지도가 부족해 광군제 참여가 어렵고, 참여해도 큰 효과를 못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지난해 광군제 때 티몰을 통해 팔린 한국상품 중 국내수출로 잡힌 금액은 737만달러로 당일 티몰 매출의 0.05%에 불과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의 김건우 연구원은 "광군제로 단기간에 이윤을 남기려 하기보다는 기업의 브랜드를 노출시키고 중국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때문에 국내 유통업체들은 우선 자신이 제작한 쇼핑몰로 중국인 소비자를 유도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특히 외국인 고객을 주로 상대하는 면세점들이 적극적이다. 신라면세점·신세계면세점·갤러리아면세점 등 기존에 중국어로 제작한 온라인몰을 갖춘 곳들은 광군제를 앞두고 적립금 증정과 사은품 제공행사를 진행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광군제를 전면에 내걸되 중국인이 아닌 아예 한국인 대상의 할인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롯데닷컴과 엘롯데 등 롯데백화점 온라인몰에선 '코리아 광군제'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잡화·패션·레저용품을 최대 80% 할인 판매하는 게 특징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광군제 기간 중 중국 온라인몰에서 직구하는 국내 소비자가 많아 그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해외직구 수준에 버금가는 할인행사를 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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