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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 3900억 쏟은 해외 M&A..성과는?

  • 2016.12.20(화) 15:44

M&A로 해외 공략했지만 성적 '미비'
'펩시 협업' 미얀마·필리핀 진출 '성과'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롯데칠성음료가 지난 11년간 해외 인수합병(M&A) 등으로 약 39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체된 국내 음료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렸지만 성과는 아직 미비하다. 최근엔 해외 시장을 직접 공략하지 않고, 세계적 음료 브랜드 '펩시'를 생산·판매하는 전략으로 우회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11년간 중국 1550억원, 필리핀 1401억원, 미얀마 944억원 등 총 39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투자대비 성과는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이 회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해외 공장 가동률(필리핀 제외)은 16%에 불과하다. 국내 공장 가동률(69.%)과 대조적이다.

첫 해외거점인 중국의 롯데오더리음료 올 3분기 매출은 37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8%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1억원으로 11년째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005년 롯데오더리음료(유한공사)와 롯데후아방음료(유한공사)를 352억원에 인수하며, 중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후 추가 출자 등을 더하면 총 951억원을 투자했다.

과감한 투자에도 적자가 지속되던 두 법인은 2014년 합병했지만,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현재 롯데후아방음료가 보유했던 설비 매각을 추진하는 등 구조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중국 사업부는 올 3분기까지 좋지 않았지만, 4분기 실적을 더하면 전년대비 실적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롯데장백음료(유한공사)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롯데칠성음료는 2012년 중국 생수 사업을 위해 30억원에 롯데장백음료를 인수했다. 올 3분기 이 법인 매출은 5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배 넘게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3억원 수준으로 흑자전환했다. 하지만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롯데장백음료에 빌려줬던 151억원을 받지 못하고 현물출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중국 독자 진출이 가로막히자 세계적 음료회사 펩시와 아시아 지역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우회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010년 필리핀의 펩시 보틀링 업체인 PCPPI(PEPSI COLA PRODUCTS PHILIPPINES.,INC) 지분 34.4%를 1169억원에 인수했다. 2013년 지분 4.5%를 272억원에 추가로 사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인수 당시 420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7411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PCPPI의 '덩치'가 커졌다고 롯데칠성음료 매출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배력이 약한 PCPPI를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있어서다. 종속기업은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지만, 관계기업은 지분법을 적용한다. PCPPI 매출이 늘더라도, 롯데칠성음료는 PCPPI ‘순이익’ 중 일부만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 2014년 초 열린 Lotte-MGS Beverage 출범식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에서 5번째)은 "무한 성장 잠재력을 가진 미얀마는 향후 롯데 글로벌 사업의 전략적 요충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사진 = 회사 홈페이지]

 

2014년 진출한 미얀마는 사업 초기 자리를 잡고 있다. 롯데가 2014년 미얀마에 설립한 롯데MGS베버리지 올 3분기 매출은 167억원으로 작년 한해 실적을 뛰어넘었다. 롯데칠성음료는 미국의 경제제재로 1997년부터 생산이 중단됐던 펩시를 미얀마에서 재생산하기 위해 총 944억원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현재 롯데칠성음료는 파키스탄 펩시콜라 보틀링 기업 인수를 위해 현지 실사를 진행 중으로, 앞으로 롯데와 펩시의 협력은 더 강화될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미얀마는 성장성이 높은 시장"이라며 "곧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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