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 김용민 기자] |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해외법인의 부실을 한꺼번에 털어냈다. 총 3900억원을 투자해 인수합병(M&A)한 해외 기업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지난해 740억원 넘는 손상차손(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해외법인에서 총 741억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했다. 롯데오더리음료유한공사 422억원, 롯데베버리지홀딩스 189억원, 롯데장백음료유한공사 93억원, 롯데유럽홀딩스 36억원 등이다. 손상차손은 자산의 가치가 떨어졌을때 발생한다. 자산이 감소한 만큼 비용이 발생해 회사 실적을 갉아먹는다.
이번 손상차손은 M&A를 통한 해외시장 개척 과정에서 발생한 '후유증'이다. 롯데칠성음료는 2005년 롯데오더리음료를 시작으로 지난 11년간 해외 M&A에 총 39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추산된다. 해외법인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지난해 대규모 손상차손(비용)이 발생했다.
손상차손이 가장 컸던 롯데오더리음료는 롯데칠성음료가 2005년 인수한 중국 음료회사다. 그동안 총 951억원을 투자했지만 11년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38억원, 당기순손실은 103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베버리지는 미얀마에서 펩시를 생산하는 롯데MGS베버리지를 운영하는 법인이다. 작년 롯데MGS베버리지 매출은 207억원, 당기순손실은 12억원에 머물러 있다.
손상차손 여파는 회사 전체 실적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롯데칠성음료 작년 매출(개별 기준)은 2조2642억원으로 2015년보다 3.2% 증가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94억원으로 2015년(865억원)보다 9배 넘게 줄었다. 대규모 손상차손 영향으로 장사를 잘하고도 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사업장에서 손상차손이 발생하면서 개별기준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