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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위드미' 떼고 '이마트' 달수 있을까?

  • 2017.06.08(목) 15:54

위드미, 브랜드 이마트24·e24 등 교체 검토
골목상권 침해 논란 잠재울 비책에도 주목

"위드미는 한달내에 깜짝 놀랄만한 발표를 하겠다."

지난달 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한 말이다. 그는 "인수합병(M&A)은 아니지만 매장수를 획기적으로 늘릴 방안"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정 부회장의 '깜짝 발표' 이후 위드미 관련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위드미가 간판을 바꿀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유력한 후보군은 이마트24, e24 등이다. 이마트는 최근 특허청에 e24 상표권을 등록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마트24, e24 등을 포함해 사명변경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위드미는 2013년 이마트가 인수한 편의점이다. 이마트는 위드미를 인수한 이후에도 브랜드를 바꾸지 않았다. 법인명 위드미에프에스도 그대로 유지하다 작년 7월 이마트위드미로 변경했다. 법인명에 이어 브랜드에도 이마트를 끼워 넣게 되는 셈이다.

 

[사진 = 이명근 기자 qwe123@]


이마트는 왜 처음부터 위드미 브랜드에 이마트를 넣지 않았을까. 위드미가 낮은 인지도 탓에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 궁금해진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당시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2013년은 대형마트가 골목상권까지 넘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이마트가 편의점 브랜드에 이마트를 넣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실제로 2013년 홈플러스는 편의점 브랜드를 '홈플러스365'에서 '365플러스'로 교체했다. 당시 홈플러스가 편의점을 이용해 골목상권까지 침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기존 편의점 업계도 대형마트가 편의점시장에 진출하는 것에 반대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편의점 상호에서 '홈(Home)'을 뺐다. 이마트도 편의점 브랜드에 '이(e)'를 넣기는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시장에 진출한지 3년이 지나 위드미에 '이(e)'를 넣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걸까.  홈플러스 편의점인 '365플러스'가 반면교사다.  '365플러스'는 낮은 인지도 탓에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365플러스' 매장은 300여개 수준에 불과하다. 위드미도 마찬가지다. 위드미는 현재 매장수가 2000개가 넘어섰지만 여전히 낮은 인지도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마트는 위드미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마트는 2013년 위드미에프에스 지분 100%를 19억8000만원에 인수한 뒤 3년간 증자를 통해 980억원을 투자했다. 위드미 작년 매출은 3784억원, 영업손실은 350억원이다. 매출이 느는 만큼 손실 폭도 커지고 있다.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사진 = 이명근 기자]


업계는 위드미가 단순히 브랜드 변경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직영점 확대, 해외업체와 제휴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기존 위드미가 내세웠던 '3무(無) 정책(로열티·중도해지 위약금·24시간 영업강제 없음)'에도 손을 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사명변경 외엔 어떤 것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이 어떤 '깜짝 놀랄 발표'를 하던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는 일자리와 함께 골목상권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 브랜드를 단 편의점이 나올 경우 골목상권이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개인점주들과 상생을 위해 폐지했던 24시간 영업과 로열티를 도입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2009년 독일에서 '이마트에브리데이 매장을 30개 이상 열 계획'이라고 발표한 것이 기업형슈퍼마켓(SSM) 규제의 도화선이 됐다"며 "정 부회장 발언 뒤에 중소 슈퍼 상인들이 기업형슈퍼마켓에 몰려들어 극렬하게 시위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편의점 브랜드에 이마트를 넣는 것에 대해 골목상권 침해 우려가 다시 제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미 대기업편의점이 골목골목마다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위드미에 대해서만 규제를 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옹호론도 있다. 사명만으로 주홍글씨 낙인을 찍는 것도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세계와 이마트는 신규출점 과정에서 다양한 상생프로그램을 도입해 주변상권과 공존하고 있는 만큼 편의점 개편 과정에서도 어떤 상생 프로그램이 작동될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 부회장과 위드미가 어떤 깜짝 놀랄만한 비책을 내놓을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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