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맥주 성수기를 맞아 새로 담근 술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부(롯데주류)의 새 맥주 '피츠 수퍼클리어'(이하 피츠)와 하이트진로의 발포주 '필라이트'가 그 주인공이다. '피츠'는 롯데주류의 기존 맥주 '클라우드'보다 빠른 속도로 팔렸고, '필라이트'는 '하이트' 부진을 메우며 선전하고 있다.
4일 롯데주류는 지난 6월1일 선보인 '피츠'가 출시 한달만에 1500만병(330ml 기준)이 팔렸다고 밝혔다. 이날 하이트진로도 지난 4월25일 출시된 '필라이트'가 두달만에 1267만캔(355ml 기준)이 판매됐다고 발표했다. 롯데주류는 "깔끔한 맛에 초반 인기 몰이"라고 설명했고, 하이트진로는 "가성비 소문에 품절대란"이라고 강조했다.
'피츠'의 판매속도는 2014년 롯데주류가 출시한 '클라우드'보다 판매 속도가 빠르다. 당시 클라우드는 출시 100일만에 2700만병(330㎖ 기준)이 팔렸다. 한달간 '피츠'의 판매 속도는 '1초에 6병'으로, 100일간 '1초에 3병' 팔린 '클라우드'보다 2배가량 빠른 셈이다.
롯데주류의 올해 매출 목표는 '피츠' 700억원, '클라우드' 900억원이다. '피츠'는 7개월간 매출 목표로, 내년부터는 '피츠'가 '클라우드'를 앞지를 가능성도 있다. 롯데주류가 7000억원을 투자한 맥주 2공장은 이달부터 '피츠' 본격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피츠'의 깔끔한 맛이 부각되면서 초기부터 판매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는 국내에 발포주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발포주는 맥아(싹 틔운 보리)비율이 '맥주'보다 낮거나 맥주 원료로 인정되지 않는 옥수수 등 재료를 사용한 술을 말한다. 맛은 맥주와 비슷하지만 가격은 맥주보다 40%가량 싸다. '필라이트'는 가성비가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품절현상을 빚고 있다.
무엇보다 '필라이트'는 맥주 부진으로 침체에 빠진 회사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올 1분기 맥주 사업부 영업손실은 344억원. 이 가운데 가정용으로만 판매되는 '필라이트'가 대박 나면서 '업소용 맥주' 하이트도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필라이트를 출시할 때 큰 기대를 걸지 않았음에도 가정용시장에서만 놀라운 속도로 팔리고 있다"며 "앞으로 생산량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