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를 누가 운영하고 얼마나 돈을 버는지는 휴게소 관련 사업을 고민하는 소상공인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다. 그럼에도 그동안 휴게소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고 운영자들도 베일속에 가려진 경우가 많았다. 휴게소 평가에서 누가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는 휴게소 이용자에게 소중한 정보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는 그동안 선별적으로 상위평가 결과만 발표해왔다. 비즈니스워치는 정보불균형 해소와 알권리라는 공익적 목적으로 관련 정보를 분석해 전면 공개한다. 우리가 몰랐지만 알아두면 좋은 휴게소이야기. [편집자]
전국 매출 3위인 중부고속도로 마장휴게소도 민간자본으로 개발된 곳이다. 덕평과 행담도휴게소가 자금조달 등에서 우여곡절을 겪은데 반해 큰 우여곡절이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다만 마장휴게소는 개발과 운영을 맡고 있는 사업자인 하이플렉스 주인들의 면면이 흥미롭다. 또 주인들간에 이런저런 특수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앞으로 휴게소시장에서 이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 "우리가 남이가"..관계맺고 있는 주인들
매출 3위 중부고속도로 마장휴게소는 하이플렉스가 개발과 운영을 맡고 있다. 2015년 설립돼 마장휴게소 개발과 운영사업권을 땄고 25년 뒤인 2039년 4월에 한국도로공사에 휴게소 등 사업시설을 넘긴다.
또 하이플렉스에 투자한 주주들의 면면은 흥미롭다. 에너지 관련 기업과 식품기업, 증권사가 힘을 합쳐 시작했다. 휴게소사업이 '먹는 것과 주유소'가 핵심인 것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조합이다. 더구나 이들은 다른 사업과 관련해 이런저런일로 엮여있어 친밀감(?)이 높다.
초기에는 KH에너지가 49%를 출자해 지배주주가 됐고, 나머지 51%를 SK그룹 계열사인 SK에너지와 한국투자증권, SPC그룹의 파리크라상, 풀무원그룹의 이씨엠디가 나눠 보유했다.
이 지분구조는 2015년 11월 바뀌는데, 지분 29%를 보유하고 있던 SK에너지가 철수하고 유진투자증권이 지분 15%를 인수해 신규 진입한다. 이때 한국투자증권 지분도 5%에서 19%로 높아진다. SK에너지 지분을 증권사들이 나눠 인수한 것이다. 파리크라상이 지분 10%, 이씨엠디 지분 7%다.
지배주주인 KH에너지는 주유소업계 숨은 강자다. 1986년에 공항석유상사로 시작해 2014년 사명을 KH에너지로 바꿨다.KH에너지는 송진수 대표이사가 지분 80.2%, 자사주 19.8%로 사실상 개인회사다. 지난해 매출 1조569억원과 영업익 10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1%에 불과하지만 매출로만 보면 대기업이다. 전국에 주유소 48곳과 LPG충전소 16곳, 물류센터 6곳을 보유하고 있다. 외곽순환도로에 양주휴게소와 경기도 양평휴게소도 운영중이다.
KH에너지가 이렇게 성장한데에는 SK에너지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KH에너지는 SK에너지가 생산하는 석유류, LPG를 유통하는 업체로 설립됐다.
▲ 고속도로 휴게소는 개발과 운영권을 놓고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국내외 금융사 등이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
마장휴게소에서 힘을 합친 KH에너지와 SPC그룹 파리크라상, 풀무원그룹 이씨엠디는 다른 휴게소 관련사업에서 협력하면서 호흡을 맞췄다. 2011년 설립돼 고속도로휴게소와 주유소 등을 운영하는 그린익스프레스파크에 이들 기업들이 공동출자했다. 이씨엠디가 45% 지분을 갖고 있고 파리크라상 44%, KH에너지 11%다. 그린익스프레스파크는 한국도로공사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시흥 휴게소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10월 개장을 앞둔 이 휴게소는 국내 최초로 고속도로 본선위 '공중'에 들어서는 휴게소다.
한편 유진투자증권이 마장휴게소에 투자한 이유에 대해 굳이 따져보자면 대주주인 유진기업과 마장휴게소의 인연이다. 유진기업은 초반 마장휴게소를 조성하는 320억원 공사의 시공사였다.
유진투자증권은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 보유하고 있던 하이플렉스 지분 15%를 모두 처분했다. 같은 시기 한국투자증권도 지분 19%를 매각했다. 이들 이분을 인수한 곳은 파악되지 않는데, 한국투자증권이 하이플렉스 지분을 처분하기 직전인 올해초 고속도로휴게소 운영업체인 HK하이웨이에 1억7000만원 가량을 투자해 지분 15%를 확보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HK하이웨이는 하이플렉스 지배주주인 KH에너지와 또 다른 휴게소운영사업자인 H&DE가 공동출자해서 설립한 법인이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의 하이플렉스 지분 매각이 이쪽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