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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셋]패딩앓이 ①북극-미국-프랑스 찍고 한국!

  • 2017.12.13(수) 16:53

평창 롱패딩 등 패딩열풍‥의류·유통사 함박웃음
이누이트 '파카'가 시초‥퀼팅 적용돼 패딩으로 진화
1968년 프랑스 알파인스키팀 착용 세계로 확산

당신이 궁금한 이슈를 핀셋처럼 콕 집어 설명해드립니다. 이번 핀셋 주제는 최근 핫 이슈인 '패딩'입니다. '평창 롱패딩'에서 시작된 패딩의 인기는 올 겨울 의류업계뿐 아니라 유통업계 성적까지 좌우하는 대박 아이템이 됐습니다 .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패딩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됐고 그 인기 비결은 무엇인지, 또 이런 패딩 열풍 현상을 바라보는 여러가지 의견들에 대해 자세히 정리해봅니다. [편집자]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올해 겨울, 거리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롱패딩을 입은 사람과 입지 않은 사람."
 
롱패딩이 이처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평창 롱패딩' 때문입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해 신성통상이 제조하고 롯데백화점이 독점 판매했던 평창 롱패딩은 한정판입니다. 이미 3만장 수량이 모두 동이 났지요. 다들 아실겁니다. 평창 롱패딩을 구입하기 위해 백화점에서 밤을 보낸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아이폰이 처음 국내에 상륙했을 때를 방불케하는 인기였습니다.

롱패딩은 운동 선수들이 즐겨입던 옷이었습니다. 일명 '벤치 패딩'이라고 합니다. 운동 선수들에게 체온 유지는 중요합니다. 따라서 벤치에 대기하면서 체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입던 옷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연예인들이 롱패딩을 즐겨입기 시작하면서 롱패딩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롱패딩은 고가(高價)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착용하지는 못했죠. 특유의 보온성과 스타일은 인기를 끌만한 요소가 많았지만 가격이 높다보니 선뜻 손이 가지 못했습니다. 그랬던 것을 '평창 롱패딩'이 바꾼겁니다. 10만원대 가격에 브랜드 상품 못지 않은 거위털 함유량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 패딩 열풍을 가져온 '평창 롱패딩'.

평창 롱패딩의 성공비결중 하나로 '올림픽 기념 한정판에 들어가는 올림픽 로고 등이 붙어있지 않았다'는 점도 꼽히고 있습니다.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행사 한정판 의상의 경우 해당 대회의 로고나 마스코트가 붙어있어서 디자인면에서 보면 살짝 촌스럽다는 이미지가 강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평창 롱패딩에는 이런 요소가 없었습니다. 이렇다보니 사람들은 열광했고 품절 사태가 일어나게 된거죠.

평창 롱패딩 확보에 실패한 소비자들은 다른 롱패딩으로 눈을 돌립니다. 의류 제조업체와 유통사들이 이를 놓칠리 만무합니다. 평창 롱패딩처럼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 롱패딩 제품들을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평창 롱패딩에 좌절한 소비자들은 대체재로 다른 메이커의 롱패딩을 선택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지금의 롱패딩 열풍을 가져왔던 겁니다.

▲ '평창 롱패딩' 구입을 위해 소비자들이 줄을 선 모습.(사진=이명근 기자/qwe123@)

패딩 덕분에 국내 의류업계는 이번 겨울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평창 롱패딩을 제작한 신성통상은 물론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경우 올해 제작한 60만장의 다운 재킷 중 30만장을 롱패딩으로 구성해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지난 11월 930억원의 매출을 거뒀습니다. 뉴발란스도 롱패딩 덕에 11월에만 710억원의 매출을 올렸죠. 휠라코리아도 롱패딩 매출이 전년대비 930% 증가했습니다.

한 의류업체 관계자는 "겨울이 패딩이 인기있는 시즌이기는 하지만 단기간 내에 이처럼 큰 매출을 올린 적은 없었다"며 "평창 롱패딩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전했습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유통사들도 패딩 열풍과 함께 겨울 옷 구매가 늘면서 의류판매 실적이 좋습니다. 의류는 마진도 좋아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더운 11~12월로 의류판매가 저조해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표정이 밝아졌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롱패딩 광풍을 불러일으킨 패딩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됐을까요? 패딩(Padding)은 '채워 넣기, 속을 넣음'이란 뜻입니다. 다운(솜·깃털)이나 합성면 등을 채워 넣고 퀼팅으로 누빈 의류를 총칭합니다. 쉽게 말해 겉감과 속감 사이에 충전재를 넣는 옷입니다. 밖의 바람을 막아주고 안의 체온을 가두어 두면서 보온성을 유지하는 원리입니다. 전형적인 겨울옷이죠.

▲ 파카를 입고 있는 이누이트족 가족 모습.

패딩은 파카(Parka)에서 유래했습니다. 파카는 북극에 사는 이누이트(Innuit)들이 입던 옷입니다. 이누이트는 흔히들 에스키모라고 부르죠. 그린란드, 캐나다, 알래스카, 시베리아 등 북극해 연안에 주로 살며 사냥과 어업을 주업으로 합니다. 이누이트는 사냥으로 얻는 동물의 가죽으로 만든 외투에 방풍, 방한을 위해 후드를 달고 그 둘레에 털을 둘렀습니다. 이것이 파카입니다.

패딩은 파카를 토대로 한 옷입니다. 이누이트들이 입던 파카는 동물 가죽으로 만들어 무거웠습니다. 이것을 1936년 미국의 에디 바우어(Eddie Bauer)가 현대적인 패딩으로 제작해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포츠용품점의 주인이었던 에디 바우어는 겨울낚시여행중 저체온증을 겪었고 이 때문에 방한용 재킷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의 파카는 충전재가 한쪽으로 쏠려 뭉치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었습니다. 에디 바우어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고 그 결과가 바로 '퀼팅(quilting·누빔)' 기법입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충전재를 구분해 바느질을 하는 방법이죠. 에디 바우어는 퀼팅 기법으로 패딩재킷을 개발했고 이는 현재까지 내려오는 패딩재킷의 원조로 꼽힙니다. 

▲ 몽클레르의 패딩재킷을 입은 그레노블 동계올림픽 프랑스 스키팀.

하지만 패딩재킷을 본격적으로 유행시킨 곳은 프랑스입니다. 프랑스의 캠핑 장비업체인 몽클레르(Moncler)에서는 1952년 공장에서 직원들을 위해 작업복으로 다운재킷을 만들어 공급했습니다. 그런데 이 재킷의 성능이 좋았던 모양입니다. 곧 입소문을 탔고 프랑스 산악팀에 패딩재킷을 공급한데 이어 1968년 그레노블 동계올림픽에서 프랑스 알파인 스키팀이 이 재킷을 유니폼으로 채택하면서 세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패딩 안에 들어가는 충전재와 재킷의 스타일이 세분화되면서 패딩의 종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패딩 안에 인공소재인 폴리에스테르솜을 넣기도 하고 천연소재인 오리나 거위의 가슴부위 털 혹은 깃털을 채워넣기도 합니다. 재킷의 길이에 따라서는 롱패딩, 미드패딩, 숏패딩 등으로 나눕니다. 요즘은 패딩재킷 뿐만 아니라 점퍼, 코트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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