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 내 편의점 매장 수 1위였던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서울시와 소송에 휘말리면서 철수한 데 이어 이번엔 미니스톱이 비슷한 상황에 부닥쳤다. 시장의 예상대로 입찰이 이뤄지면 세븐일레븐은 물론 CU와 GS25 등 경쟁사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 서울시, 노점상 연합체와 또 소송전
서울시와 편의점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한강공원 내 편의점 29개 중 미니스톱 매장 11곳의 운영 기간이 지난해 11월로 끝났다. 이 매장들은 과거 한강공원에서 영업했던 노점상들이 만든 연합체인 '한드림24'가 미니스톱과 계약을 맺고 운영해왔다.
한드림24와 미니스톱은 지난 2008년쯤 서울시와 계약을 맺고 자체 자금으로 매점을 지은 뒤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당시 계약엔 8년 이후 소유권을 서울시에 귀속한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점주들은 이를 거부하고 계속 영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한드림24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만약 서울시가 이 소송에서 이기면 미니스톱 매장 11개가 모두 입찰로 나오게 된다. 이 경우 지난해 한강공원에서 완전히 철수했던 세븐일레븐은 물론 편의점 업계 1, 2위인 CU와 GS25 등 경쟁사들이 적극적으로 입찰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니스톱 매장의 경우 여의도와 뚝섬 등 '알짜 지역'에 있어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앞서 세븐일레븐은 한강공원 내에서 12개 매장을 운영하다가 기간이 끝나 모두 철수한 바 있다. 당시에도 상인 연합체인 한강체인본부가 철수를 거부하고 영업을 지속하다가 소송전이 벌어졌고, 결국 서울시가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당시 세븐일레븐은 입찰에 참여하지 못했다.
◇ 한강 내 점포 수 1위 미니스톱 '완전 철수' 위기
서울시는 한드림24는 물론 미니스톱을 상대로도 불법영업 등을 이유로 형사 고발했다. 이에 따라 점포 입찰을 진행하더라도 앞서 세븐일레븐의 사례처럼 미니스톱은 완전 철수 가능성이 크다.
미니스톱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해당 매장은 미니스톱이 아닌 한드림24가 운영하고 있어 본사가 나설 수 없는 상황인데 형사 고발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직 소송이 진행 중인 데다 한드림24와 서울시가 합의를 볼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강공원 내 편의점은 매출 규모는 물론 브랜드 홍보 효과도 커 편의점 업체들의 관심도 높다. 실제로 한강공원 이용객 수는 지난해 76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매년 빠르게 늘고 있어 편의점 매출 역시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성수기인 여름철 주말에는 전국 매장 매출 순위 1~3위를 모두 휩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는 전국에 1만 개가 넘는 매장이 있는 만큼 한강공원 내 매장이 없다고 해서 매출에 큰 영향은 없다"면서도 "매출 규모도 크지만 그보다는 젊은 층과 외국 관광객 등에게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는 효과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