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지난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가면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인 '후'가 인기몰이를 이어간 가운데 '숨'이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면서 고성장을 주도했다. 덕분에 화장품 부문이 전체 매출의 60%에 근접하면서 정체에 빠진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대표적인 생활용품 업체로 꼽히는 애경산업 역시 올해 2분기 화장품 부문이 생활용품 매출을 추월하면서 화장품 업체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 LG생활건강, 올 2분기도 사상 최대 실적
LG생활건강의 지난 2분기 연결 매출은 1조 65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늘었다. 영업이익은 2673억원으로 15%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권가의 예상을 웃돌면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화장품 부문이 고성장을 이끌었다. 지난 2분기 화장품 매출은 9534억원으로 23% 늘었고, 영업이익은 1942억원으로 30%나 증가했다. 특히 면세 채널 매출이 3499억원에 달하면서 70%나 급증했다.
중국법인 매출도 1325억원으로 67% 증가했다. 특히 '후' 브랜드의 중국 내 매출은 71%나 늘면서 분기 최초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후'를 비롯한 럭셔리 화장품 성장률은 87%에 달했다. 덕분에 전체 화장품 매출에서 럭셔리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분기 69%에서 올 2분기엔 78%로 껑충 뛰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기저 효과로 면세점 매출은 다소 둔화할 수 있지만 중국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높은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라며 "중국 중산층의 소득 수준 향상에 따라 구조적으로 럭셔리 소비 모멘텀이 강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자리 잡은 LG생활건강의 수혜가 클 것"으로 분석했다.
◇ 생활용품과 음료부문 매출은 정체
반면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은 정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생활용품 매출은 3372억원으로 6% 줄었고, 영업이익은 273억원에 그치면서 28%나 감소했다. 전반적인 업황 부진에다 구조조정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프라인 채널 유통정리 재고와 할인율이 높은 홈쇼핑 방영횟수 축소 등 다운사이징을 통해 수익성을 재고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실적이 좋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음료 부문 매출도 3629억원으로 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457억원으로 1% 증가했다. 동계올림픽과 같은 대형 이벤트가 없었던 데다 미세먼지가 심했던 탓에 외부활동이 줄면서 매출 성장이 둔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 LG생건도 애경도 이젠 화장품 기업
LG생활건강은 화장품 부문이 고성장을 이어가면서 생활용품 위주에서 화장품 기업으로 확실하게 변신했다. 지난 2분기만 봐도 전체 매출의 58%, 영업이익은 73%가 화장품 부문에서 나왔다.
역시 대표적인 생활용품 업체로 꼽히는 애경산업도 화장품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애경산업의 지난 1분기 화장품 매출은 808억원, 생활용품 매출은 882억원으로 생활용품 부문이 조금 더 많았다. 하지만 생활용품 매출은 제자리걸음인 가운데 화장품 부문이 고성장을 이어가면서 올해 2분기엔 화장품 매출이 생활용품을 크게 앞지를 전망이다.
다만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 모두 단일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취약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은 '후' 브랜드가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의 70%가량을 차지한다. 애경산업은 에이지투웨니스(AGE 20's)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에 대해 "'후' 단일 브랜드에 전사적으로 성장을 의존하다시피 하는 구조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