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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도 타고 난다'…화장품도 유전자 맞춤형 시대

  • 2019.04.10(수) 09:13

대형사 이어 중소형사도 유전자 화장품 눈길
뷰티업계, 고비용에도 성장 가능성 높게 평가

질병의 예방이나 조기진단, 친자 확인 등에 주로 활용하던 유전자 검사가 뷰티산업으로 그 영역으로 넓히고 있다.

대형 화장품 기업들이 유전체* 분석기업들과 잇달아 손을 잡은 데 이어 최근엔 중소형 화장품 기업과 공공기관까지 유전자 맞춤형 화장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유전자 정보를 활용하면 환경적인 요인 외에 유전적으로 타고 나는 개개인의 피부 특성에 맞춰 최적화된 맞춤형 화장품을 제공할 수 있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전체: 생명체의 핵 속에 들어있는 유전자 전체

지난 3월 화장품 제조사인 파이온텍은 유전자 검사 전문업체인 디엔에이링크와 '유전자(DNA) 화장품' 판매 및 유전자 검사(DTC)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인천지역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인천테크노파크(전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도 유전자 분석을 기반으로 각 개인에게 맞는 화장품을 추천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화장품 업계가 유전체 분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지난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생명윤리법)이 개정되면서 유전자 관련 소비자 직접서비스(DTC**)가 가능한 항목이 기존 4개에서 12개로 확 늘었다. 그러면서 유전체 분석업체들도 대거 쏟아졌다.

**DTC(Direct To Consumer): 일반인이 병원을 거치지 않고 민간업체에 의뢰해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는 것.

이 분야에 가장 먼저 발을 디딘 건 아모레퍼시픽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4년부터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와 손잡고 화장품 브랜드 '아이오페'를 통해 유전자 분석 방식으로 맞춤형 피부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지난 2016년엔 공동연구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피부 유전자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양사는 공동연구를 통해 피부 유전자 중 특정 마커를 집중 분석해 현재 피부 상태와 유전자 검사를 통해 타고난 피부 특성 간 상관관계를 규명하고, 한국인의 피부 특성에 따른 유전적 상관성을 밝혀냈다.

▲명동 아이오페랩에서 연구원이 고객의 피부 측정 자료를 토대로 상담을 하고 있다.(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LG생활건강도 지난 2016년 12월 유전체 분석기업 마크로젠과 합작사인 젠스토리(현 미젠스토리)를 설립했다. 애초 50%던 지분율도 지난해 60%까지 끌어올렸다.

미젠스토리는 ▲피부 탄력과 ▲색소침착 ▲피부 노화 ▲카페인 대사 등 4가지 피부 항목과 ▲남성형 탈모 ▲원형 탈모 ▲모발 굵기 등 3가지 헤어 항목은 물론 체질량지수와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등 헬스 항목에 걸쳐 유전자 검사를 진행한 후 그에 따른 맞춤형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 추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화장품은 지난 2017년 4월 '측정할 수 있어야 관리할 수 있다'는 기치를 내걸고 유전자 맞춤형 화장품 브랜드 '제네르떼'를 선보였다. 제네르떼는 DTC 유전자 정보 40%, 현재 피부 상태 50%, 고객 요구사항 10%를 조합해 개인 맞춤형 화장품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항노화 솔루션을 개발하는 연구 중심 의료기관인 미래의료재단과 유전자 분석업체 더젠바이오, 맞춤 헬스케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유전자 분석업체 와이디생명과학 등 다수 파트너사와 협업하고 있다.

▲한국화장품이 선보인 제네르떼의 유전자 검사를 통한 전문 판매시스템(사진=제네르떼 홈페이지)

한국콜마홀딩스도 이원다이애그노믹스와 유전자 분석정보 기반의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앞서 유전자 기반 맞춤형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 분야 진출을 위해 지난 2017년 9월 이원다이애그노믹스의 지분 10.76%를 인수한 바 있다.

주요 화장품 기업들이 유전자 검사에 따른 개인 맞춤형 화장품에 주목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이다. 실제로 10만~20만원에 달하는 유전자 검사 비용에다 이에 따른 맞춤형 화장품 제조 비용 등을 모두 고려하면 화장품 가격이 30만~50만원까지 올라간다. 유전자 분석부터 화장품 제조까지 최소 2주 넘게 걸린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화장품 업계는 유전자 맞춤형 화장품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지금도 여성들이 피부 관리에 수십, 수백만원을 쓰는 경우가 많은 만큼 유전자 맞춤형 화장품의 가격이 지나치게 과도한 편은 아니다는 판단에서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비용이 다소 높긴 하지만 유전자 검사업체들의 경쟁이 심해지고 있어 가격도 합리적으로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K-뷰티의 제2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만큼 관련 제도도 더 정비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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