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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경제교실]배보다 배꼽이 큰 미래 먹거리, 마이스 산업

  • 2019.04.10(수) 15:04

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 아우르는 복합서비스산업
관련 산업 연결·고용 창출 등 경제 파급효과 커
대규모 전시 인프라와 질 높은 콘텐츠 융합해야

여러분은 마이스(MICE)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생쥐를 뜻하는 영어 단어 'Mouse'의 복수형? 귀여운 동물도 좋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마이스가 하나 더 있죠. ▲회의(Meeting) ▲보상 관광(Incentive Tour) ▲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 등 네 가지 비즈니스 분야를 묶어 이르는 '마이스 산업' 이야기입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복합 서비스 산업' 마이스는 월드컵과 닮은꼴

뜬금없는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세계인의 축구 축제 '월드컵'과 마이스 산업의 공통점은 뭘까요? 입장료를 낸다는 점? 맞는 말이지만, 2% 부족한 답이네요.

월드컵이 굉장한 경제 파급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월드컵이 열리는 인근지역 숙박업체들은 첫 경기 시작 1년 전부터 예약이 가득 찹니다. '따따블' 바가지를 쓰더라도 빈방 찾으려는 관중 열기가 엄청나죠.

관중들이 잠만 자다 집으로 돌아갈까요? 아닙니다. 월드컵이 진행되는 기간 내내 먹고, 마시고, 즐기는 데 엄청난 돈을 쓰죠. 기왕 먼 나라까지 온 김에 근처 관광까지 즐길 겁니다. 즉 월드컵은 입장료 수입보다 부가가치가 훨씬 큰 비즈니스입니다.

이제 앞선 질문의 답을 짐작하실 겁니다. 월드컵과 마이스 산업은 '사람들이 알아서 모인다', 그리고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이스 산업 역시 포럼, 컨퍼런스, 전시회 등으로 참관객을 모아 숙박업, 요식업, 관광업 등 관련 산업에 연결시켜주기 때문이죠.

/사진=양미영 기자 flounder@

◇ 마이스 산업, 그래서 얼마나 버는데?

얼마 전 성황리에 막을 내린 CES, MWC 등 글로벌 IT 전시회를 기억하시나요? 롤러블·폴더블 디스플레이 등 탄성을 자아내는 최첨단 전자 기술들이 공개됐죠.

이들 전시회의 뜨거운 열기는 참관객 수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각 행사 주최측 발표에 따르면 올해 CES에는 약 18만 2000명의 참관객이, MWC에는 약 10만 9000명의 참관객이 몰렸다고 합니다. 참관객들이 전시회 기간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스페인 바로셀로나에 체류하며 쓰고 간 돈은 어마어마하겠죠.

마이스 산업이 가져오는 경제 파급효과는 어느정도일까요? 한국MICE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전세계 마이스 산업은 15억명 이상의 참관객을 모집하고, 2600만건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습니다. 직·간접적 경제효과는 2조 5000억달러(약 2500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총 매출액은 4686억 달러(약 468조원)라고 하니, 마이스 산업이 불러오는 경제 파급효과의 막대한 규모를 대략 짐작하실 수 있겠죠.

◇ 대한민국 마이스 산업, 어디까지 왔나

마이스 산업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합니다. 이에 우리나라도 정부가 나서 마이스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는데요. 지난 2008년 제정된 전시산업발전법을 근거로 전시장을 신설하고, 전시산업의 발전을 돕고 있습니다.

한국 마이스 산업은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한국전시산업진흥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시면적 2천㎡ 이상의 시설을 운영하는 국내 사업자는 14개입니다. 이곳에서 진행한 총 행사 건수는 1849회, 총 매출액은 약 3조 6327억원에 달합니다.

▲서울 코엑스(KOEX) ▲고양 킨텍스(KINTEX),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대구 엑스코(EXCO) ▲부산 벡스코(BEXCO) 등 전국 곳곳에 있는 대형 전시장들이 이미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고, 각종 국제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있습니다. 다만 CES, MWC 등 세계 최대 규모 전시회를 열기에는 아직 인프라가 부족합니다. 특히 전시장의 크기가 작은 편인데요.

국내에서 가장 큰 전시공간(약10만㎡)을 보유한 킨텍스도 CES 메인 전시관이었던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as Vegas Convention Center, 약 18만㎡), MWC가 열렸던 피라 그랑비아(Fira Gran Via, 약 24만㎡)의 전시공간에 비하면 약 절반 정도 크기에 불과하죠.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관건은 좋은 시설? 좋은 콘텐츠!

크고 좋은 시설이 갖춰져도 정작 행사 내용이 부실하다면 참관객을 모집하기 힘들겠죠. ▲주제와 연관된 우수 참가업체 확보 ▲전문성을 갖춘 연사 초빙 ▲치밀한 운영 계획 수립 등 행사의 핵심인 콘텐츠가 경쟁력을 갖춰야 많은 참관객을 불러모을 수 있습니다.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워치가 지난 2월 개최한 '2019 차이나워치 포럼'이 그 좋은 예인데요. 미중 무역 분쟁 속 우리 기업 생존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이번 포럼은 시의성 높은 의제 선정과 내실있는 강연 내용에 힘입어 호황을 이뤘습니다.

기업과 금융사의 기획·전략·투자 담당자, 증권사 애널리스트, 일반 투자자, 대학생 등 250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는데요. 3시간 가량 이어진 행사 내내 참관객 대부분이 자리를 지켰을 정도로 집중도 높은 행사였습니다.

마이스 산업이 한국의 '미래 먹거리'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한국이 향후 마이스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정부 지원을 통한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 확충과 각 행사 주최사의 콘텐츠 개발 노력이 융합돼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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