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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삼바 분식회계 '불똥' 어디까지

  • 2019.05.02(목) 15:41

증거인멸 및 위조 정황 포착…에피스 임원 2명 구속
바이오사업 급제동…삼성그룹 지배구조 흔들릴 수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의 칼끝이 삼성그룹을 향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이번 분식회계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고의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부풀렸다는 건데요. 수사 결과에 따라 옛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기초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 겁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차원에서도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확인되면 경영 전반에 치명타가 불가피한데요. 당장 김태한 대표이사의 해임을 비롯한 증권선물위원회의 제재 조치 이행과 함께 이제 막 본궤도에 오른 바이오의약품 사업에도 급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상장폐지가 재차 거론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JY·합병·미래전략실 단어 삭제 이유는

법원은 지난달 29일 증거인멸 및 위조 우려가 있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검찰은 이 임직원들의 노트북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의미하는 'JY'와 '합병', '미전실(미래전략실)' 등의 단어를 포함한 문건을 삭제하거나 일부 회계자료를 새로 작성하는 등의 증거 인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JY와 미전실이란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전실은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조직으로 2017년 해체됐는데요.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이 단어가 들어간 문건을 부랴부랴 없앤 사실을 포착하면서 자연스럽게 삼성그룹이 그 배후로 의심을 받고 있는 겁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은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할 당시 글로벌 제약사인 바이오젠에 '50% -1주'까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줬고, 이 사실은 2015년에야 드러났습니다.

문제는 당시 삼성그룹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제일모직 주식을 23% 가지고 있던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합병 구조를 만들려면 제일모직의 가치를 최대한 높일 필요가 있었는데요. 이를 위해 제일모직이 지분 51%를 가지고 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 가치를 의도적으로 부풀렸고, 삼성 미전실이 이 작업을 주도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수사 결과 따라 삼성 지배구조도 영향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물론 삼성그룹과 이재용 부회장까지 불똥이 튈 수도 있습니다. 먼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의적인 분식회계에 따른 유무형의 충격이 불가피합니다. 우선 신뢰도 하락과 함께 현재 추진 중인 바이오 의약품 사업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증권선물위원회의 제재 처분을 고스란히 이행해야 합니다. 앞서 증선위는 금감원의 감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면서 4조 5000억원대 고의 분식회계를 했다고 판단했는데요.

이에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하고, 대표이사와 담당 임원 해임 권고 및 과징금 80억원 부과 처분을 내렸죠.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행정소송을 통해 본안소송이 끝난 이후 30일까지 이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검찰의 수사가 어디까지 미칠지는 알 수 없지만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까지 흔들릴 수 있는데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가 사실로 인정되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기준도 문제가 될 수밖에 없고, 그러면 이재용 부회장 중심의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삼바 상장폐지, 현재로선 가능성 낮아

그러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폐지까지 다시 거론되는 분위긴데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 의혹으로 지난해 11월 15일부터 12월 10일까지 주식거래가 정지되면서 상장폐지까지 직전까지 간 적이 있습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을 부채로 적용했다면 자본잠식*이 불가피했고, 이 사실을 고의로 감췄다면 상장 과정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과정에서 증권선물위원회가 상장 요건을 완화해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자본잠식: 회사 누적 적자폭이 커져서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까지 잠식되기 시작한 상태

다만 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상증자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등으로 3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유치했고, 지속적으로 자본을 투입한 만큼 재무 건전성이나 기업 존속 여부에 문제가 없어 상장폐지가 재차 거론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상장유지를 결정한 이유 역시 일맥상통합니다.

어쨌든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삼성바이오 사태가 바이오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선을 긋는 분위긴데요. 이 부회장이 지난해 바이오산업 규제 완화를 요청한 바 있는데 삼성그룹과 별개로 규제 완화는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업계에 악재가 잇따르면서 전체 바이오산업을 위축시키지 않을까 염려된다"면서 "정부는 이번 사태와 별개로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속히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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