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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김치 유산균'에 숨겨진 비밀

  • 2019.10.02(수) 13:39

염규진 코엔바이오 대표 인터뷰
탈모 개선 '모거트'…美 일반약 허가
비만‧당뇨에 효과적 건기식 개발도

유산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변비 탈출이다. 장 건강을 외치는 대중광고 영향 때문이다. 요구르트나 요거트, 치즈 등 유제품을 발효하는 유산균은 해외에서 들어왔지만 현재 국내 많은 기업들이 관련 제품들을 개발해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요거트나 치즈와 같은 전통 발효식품이 있다. 김치, 된장, 식혜 외에도 수 많은 종류의 젓갈들도 발효식품이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발효식품 대국이다. 그러나 늘 밥상 위에 오르는 음식들이기에 특별함을 모르고 지나쳐왔다.

그러던 중 갑자기 김치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때가 있었다. 중국에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가 발병했던 2003년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사스 발병자가 거의 없었고 김치가 사스의 면역력을 키운 원인이라는 설이 돌았다. 김치가 사스를 예방한 백신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물론 아직까지 정말 김치가 사스를 막은 원인이었는지 여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늘 마시는 공기와 물처럼 한국 사람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이 발효식품들이 정말 약(藥)이 될 수 있을까? 실제로 유산균의 기전을 밝혀 특정 질환에 효능을 보이는 음료를 개발한 사람이 있다. 코엔바이오 염규진 대표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발모 촉진 음료 '모거트'…美서는 일반약으로 등록

염 대표는 김치에서 추출한 유산균 '류코노스톡 홀잡펠리'를 주성분으로 '모거트'라는 발모촉진 음료를 개발했다. 국내법상 유산균으로 만든 제품은 의약품으로 허가가 나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일반의약품으로 등록됐을 정도로 효과를 인정받았다.

모거트는 단순 음료가 아니다. 임상시험을 거쳐 실제 발모 효과를 입증해 낸 '특별한' 음료다. 단국대 제일병원 비뇨기과를 통해 성인 남녀 46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복용 4개월 후 8명은 모발수가 증가, 10명은 두께가 증가했고 25명은 모발수와 두께가 모두 호전됐다. 이 임상논문은 SCI(Science Citation Index)급 저널지 'The World Journal of MEN's HEALTH'에도 실렸다.

염 대표는 모거트를 개발하기 위해 균주를 국제특허용으로 기탁했다. 국내 특허로는 발모촉진, 탈모방지, 성기능 개선 등 8건에 대한 용도특허를 등록한 상태이며 일본 특허등록도 마친 상태다.

그는 "단순히 김치 유산균이 발모 효과를 나타낸다는 데 그치지 않고 구체적으로 어떤 기전이 발모에 효과를 보이는지 분석했다"며 "세포실험을 해보면 김치 유산균들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다 잘 분해해 모세혈관을 깨끗이 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혈관이 깨끗해지면서 낭세포에 영양분과 산소 공급이 원활해져 탈모 증상을 개선한다는 얘기다. 탈모는 한 번 진행되면 점차 넓은 부위로 확산돼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이미 탈모가 진행될 만큼 심각한 상태에서는 눈에 띄는 개선이 어려울 수 있지만 초기에 음료를 최소 4개월에서 6개월 가량 꾸준히 음용할 경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모거트는 성기능 개선으로도 특허를 받았다. 혈관을 깨끗이 해 음경으로 들어가는 혈액의 유입도 원활하게 하는 기전이다. 염 대표는 "발기부전 치료제는 산화질소(nitric oxide, NO)로 피가 잘 흐르게 하는데 모거트 내 유산균도 NO를 생성하는 기능이 있다"며 "현재 성기능 강화와 관련한 임상을 추가로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 효모로 당뇨‧비만 등 잡는 건기식 개발도 한창

코엔바이오가 국내 전통 발효음식에서 발견한 유산균 및 효모 등 유익 균주는 약 300개에 달한다. 그 중 김치에서 찾은 효모(균)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진행하는 과제에 선정돼 건강기능식품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다. 지난 2018년 과제 모집 당시 발표평가 등에서 1위를 차지했을 만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현재 한국식품연구원이 협력기관으로 균주의 작용기전을 연구하고 있으며 대원제약이 최종 제품개발과 사업화를 맡기로 했다.

염 대표는 "과제연구가 2년째 돼 가는데 식전에 복용하는 혈당강하제와 우리가 추출한 물질이 비슷한 효과를 나타냈다"며 "향후에는 신약개발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라고 전했다.

효모나 유산균으로 천연물 신약을 개발할 경우 합성의약품과 달리 독성 등 부작용 위험이 거의 없어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식품연구원은 혈당강하 기전에 대해 연구결과를 도출한 상태다. 현재는 항비만 부분에 대한 작용기전을 밝히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 2030 여성 장 건강 저격한 '망고美'

이밖에도 2030 여성을 저격한 변비 개선 및 장 건강 음료도 지난 3월 개발했다. 6종류의 유산균과 망고, 여기에 스테비아(stevia)라는 남미의 천연감미료를 첨가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이미 글로벌 식품업체들이 단맛을 내는데 흔히 사용하는 재료다. 설탕 단맛의 300배에 달하는 데도 불구, 당 수치는 전혀 올라가지 않아 당뇨환자들도 음용할 수 있다.

그는 "보통 합성감미료인 사카린을 많이 사용해왔는데 국내에서는 과거 부작용 논란으로 금지됐다가 최근 다시 사용되고 있다"며 "그러나 비싸더라도 몸에 전혀 해롭지 않은 스테비아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전통 발효식품을 고기능성 식품으로"

염 대표는 국내 전통 발효식품에 집중하는 이유로 '고기능성 식품'을 꼽았다. 고부가가치 사업인 식품을 단순히 제품으로만 판매, 복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몸에 좋은 김치를 그냥 김치로만 먹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우리나라 전통 발효식품의 가치를 높이고 국민들의 건강도 지키는 새로운 기능을 갖춘 '고기능성 식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다만 우리나라의 건강기능식품 기준 등 한계에 부딪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산균으로 건강기능식품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균주는 19개로 한정돼 있다. 코엔바이오가 발견한 류코노스톡 홀잡펠리 뿐만 아니라 향후 유용한 균주를 발견하더라도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등록이 안 된다는 얘기다.

염 대표는 "미국은 시료만 보내면 일반의약품으로도 등록해주는데 우리나라는 우수한 균주를 이용한 좋은 제품을 개발해도 인증받기가 매우 어렵고 직접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비용과 많은 시간을 들여 개발자가 스스로 안전성 등을 증명해야 한다"며 "현재에 머무르지 말고 더 좋은 제품들이 나올 수 있도록 등록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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