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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더리치]“인스타 마켓? 최저가 아니어도 잘 팔려요"

  • 2020.05.15(금) 09:10

['여우마켓'운영자 윤여진씨 인터뷰 上]
'나는 세포마켓에서 답을 찾았다' 저자
“인스타마켓은 물건과 신뢰를 함께 사는 것”

누구나 가슴 속에 사직서 한 장씩은 품고 다닌다죠. '존버'만이 답은 아닌 회사 생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울컥할 때마다 ‘퇴사하고 내 사업 시작할까’ 하는 생각 한 번쯤은 해보셨을 겁니다. 귀엽고 소중한 월급으로 한 달 살이하기 바쁘지만 또 막상 창업을 생각하면 두려움이 앞서는 것도 사실인데요.

창업은 처음이니까. 현실감 떨어지는 몇 백억 벤처 성공 신화가 아닌, 주변 사람들의 돈 버는 이야기 먼저 들어보면 어떨까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돈이 되게 만드는 바로 그 방법. [투더리치]가 창업의 A to Z를 우리보다 먼저 시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빌려 전해드립니다.[편집자]

“서울대 나와서 뭐 저런대? 저 여자 남편이랑 뭐 문제 있나?”

'서울대학교 박사과정 도중에 인스타그램 마켓을 운영한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윤여진 여우마켓 대표가 주변으로부터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유명인이 아닌 애를 키우는 평범한 주부도 인스타그램으로 물건을 팔아 돈을 벌 수 있다는 윤 대표의 말에 다들 반신반의했다는데요.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인스타그램으로 물건을 판다는 개념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탓이었죠.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상황이 반전됐습니다. ‘세포마켓’(SNS를 통해 물품을 사고파는 1인 운영 마켓)은 이제 전자상거래의 새로운 트렌드가 됐습니다. 비싼 돈 주고 쇼핑몰 홈페이지를 만들지 않아도, 물건을 가져올 거래처와 소비자만 있으면 누구나 장사를 시작할 수 있는 세상이 됐거든요.

윤 대표 역시 ‘어?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으로 인스타그램 마켓에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산후 우울증을 극복하려 시작한 인스타그램 마켓이 2년간 누적 매출 4억원을 넘기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윤 대표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 세포마켓으로 억대 매출이라. 매혹적인 말이네요.
▲책 쓸 당시 1년 6개월 동안 누적 매출 3억원 정도 됐어요. 지금은 2년차고 총 누적매출 4억원이 조금 넘은 상태고요.

- 순수익은 어느 정도 되나요.
▲세포마켓도 결국 유통업이잖아요. 모든 유통업은 다 비슷할 것 같아요. 대략 10~20% 정도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인스타그램 마켓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해요.
▲결혼 전에는 인스타그램을 많이 하지 않았어요. 원래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고요. 그러다 결혼 준비할 때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 많이 이용하기 시작했어요. 그게 장사 시작하기 1년 정도 전인데, 그때부터 교류하던 '인친‘들이 있었거든요.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000명 정도 됐던 것 같아요.

제가 원래 에너지 넘치고 뭐든 열심히 하는 사람인데, 출산 이후 육아의 늪에 빠져 우울증이 걸렸어요. 그땐 밤에 애를 재울 때 맨날 안고 잤거든요. 한 손엔 애를 재워놓고 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많이 봤어요.

그렇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쇼핑을 많이 하다 보니까 인스타그램에서 물건 파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어?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무모했던 거죠.

그전까지는 인스타그램 마켓이라는 시장이 있는지도 몰랐어요. 왜냐면 아이를 낳기 전에는 새로운 시장을 탐험할 이유가 없었거든요. 그때 육아용품 쇼핑이라는 신세계가 제 앞에 열렸어요. 육아용품을 사고 사용해보는 게 제 유일한 스트레스 탈출구였던 것 같아요.

- 처음엔 어떤 제품을 판매했나요.
▲아마존에서 직구를 많이 했었는데, 이유식을 짜서 봉투에 담을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이 있었어요. 아마존에선 이미 인기 상품이었는데 한국에선 판매를 안 하더라고요.

그때 저는 수입 판매 절차를 전혀 몰랐어요. 그냥 바로 수입하면 되는 건 줄 알았죠. 그래서 무작정 본사에 이메일을 보냈어요. “나 한국에 사는 사람인데 당신네 물건을 팔고 싶다”고. 정말 뜬금없었죠.

그래도 미국 담당자가 제 이메일에 답을 잘 주더라고요. “한국 총판과 이미 계약을 했다. 몇 주 후에 그 제품을 한국에서 판매할 예정”이라면서 한국 총판 연락처를 저한테 줬어요. 그래서 제가 먼저 연락했죠.

- 장사는 처음부터 순조로웠나요.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2년 전만 해도 공동구매나 인스타그램 마켓에 대한 이해가 보편적이지 않았어요. 제품 유통하는 사람들도 잘 모르고, 제조하는 사람들은 더 모르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제가 한국 총판 측에 ‘이런 식으로 물건 팔려고 한다’고 인스타그램 마켓에 대해 설명했어요. 황당해하더라고요.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해서 결국 팔기로 했죠. 제품 홍보를 위한 영상도 직접 찍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한국 총판 측에서 인스타그램 마켓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었던거에요. 당연히 제 물건 가격이 저렴하다 생각하고 소비자들한테 판매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다른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에서 저보다 훨씬 싸게 팔고 있었어요. 공급사(거래처)와 저 사이의 미흡한 소통으로 가격을 관리하지 못한 거죠.

결국엔 제 고객들에게 모두 환불해 주고 끝났어요. 절 믿고 구매해주신 분들 몇몇은 환불 안 받아도 된다고 하시기도 해서 첫 판매로는 몇 만원쯤 남겼어요.

- 주로 위탁 판매를 하는 건가요. 아니면 직접 제작한 물품도 파나요.
▲공동구매나 인스타그램 마켓은 본인이 직접 제품을 제작해서 판매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 위탁 판매하는 거예요.

- 인스타그램 마켓 창업에 적합한 건 어떤 사람일까요.
▲우선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모을 수 있어야겠죠. 팔로워들은 매일 인스타그램에 들어와서 나를 확인하는 사람들이에요. 친구 대하듯 ‘이 사람 뭐 하나, 뭐 샀나’ 매일 보는 거죠.

이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형식의 콘텐츠든 거의 매일 올려야 해요. 댓글 달면서 소통도 해야 하고요. 우리가 일반적인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와 친하게 지내지는 않잖아요. 하지만 사람들은 인스타그램 마켓 판매자랑은 친해지고 싶어 해요.

- 인스타그램 마켓은 일반 쇼핑몰과 어떤 점이 다른가요.
▲인스타그램 마켓은 결국 친구, 내가 믿는 사람한테서 '믿음'을 사는 거예요. 판매자가 대신 물건을 써보고 추천하면 ‘저 사람이 보증하니까 내가 써도 되겠다’고 생각해 구매하는 거죠. 자발적으로 물건을 검색해서 구매하기보다는, 판매자가 추천해 주는 걸 계속 사요. 그러기 때문에 물건이 꼭 최저가가 아니고 품질에 따라 가격이 높아도 판매가 돼요.

저는 육아용품을 팔잖아요. 저희 아들이 2년 전에 생후 150일이었는데, 지금은 생후 30개월이 됐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고객이 굉장히 많아요. 그 아이들은 저희 아들이랑 다 같이 큰 셈이에요.

아이가 첫돌쯤 되면 필요한 제품이 있어요. 제가 그 제품을 팔면 고객들은 그때 다 같이 사요. 저도, 제 팔로워들도, 아이들도 함께 성장하는 거예요. 그런 방식으로 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 생애 주기를 함께 하는 건가요.
▲그렇죠. 일종의 공동체를 이루는 거죠.

- 그럼 인스타그램 마켓이 일반 온라인 쇼핑몰보다 더 좋은 건가요.
▲각각 장단점이 있어요. 일반 온라인 쇼핑몰은 가장 저렴한 물건을 공급 못하면 바로 도태될 수밖에 없는 시장이에요. 반면 인스타그램 마켓은 내 장점, 좋은 점을 부지런히 콘텐츠로 알리지 않으면 사람들이 금방 저를 외면해버려요. 혹은 제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면 사람들이 외면하기 쉽고요. 인스타 마켓 판매자들이 물의를 일으켜 소비자의 신뢰를 잃은 비슷한 사건들이 이전에 많이 있었어요.

- 일반 쇼핑몰과 달라서 힘든 점도 있을 텐데요.
▲인스타그램이라는 플랫폼 자체가 쇼핑에 특화되어 있어요. 물건을 보여주고, 그 물건 어디서 샀는지 태그하고, 친구한테 소문내고, 이런 과정이 굉장히 용이해요. 유튜브와는 다르게, 인스타그램 마켓은 쇼핑에 관심 있어서 들어오는 사람이 거의 80~90%예요. 여기 들어오는 사람들은 물건을 살 준비가 되어있어요.

그 말인즉슨 인스타그램 마켓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는 소비자보다 훨씬 더 유행에 민감하고, 제품에 대해 많이 안다는 거예요. 결국 물건을 잘 팔려면 이 고객들보단 내가 더 제품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야겠죠.

제가 육아용품을 팔 때도 아이 엄마들이 뭘 좋아하는지 알아야 하고, 제가 팔지 않는 제품들도 다 써봐요. 요즘은 어떤 제품이 좋고 안 좋은지 감이 있어야 해요. 그래야 고객들이 물어보면 제가 대답도 할 수 있고, 제품 판매가 수월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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