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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DA도 인정했는데"…필립모리스, 정부 '맹비난'

  • 2020.09.09(수) 16:22

한국필립모리스, 미국 FDA '위해저감 담배제품' 인가 설명회
백영재 대표 "아이코스, 일반담배와 달라…규제도 차별화해야"

미국 FDA의 결정은 (우리나라) 규제 당국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백영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

아이코스 제조사인 필립모리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를 재차 압박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아이코스의 위해성이 적다는 점을 '인정'했으니 이제 우리나라도 이런 흐름에 맞춰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전자담배는 위해성이 적으니 일반 담배보다 완화한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는 게 필립모리스 측 입장이다. 

◇ 필립모리스 "FDA, 노출저감 인가…'위해저감'도 추진"

한국필립모리스는 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7월 미국 FDA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에 대해 '위해저감 담배제품' 마케팅 인가를 했다. 이날 간담회는 이번 인가의 의미를 설명하는 자리라는 게 필립모리스 측 설명이다.

필립모리스에 따르면 FDA의 이번 결정으로 앞으로 아이코스는 위해성이 적다는 점을 강조해 마케팅을 할 수 있게 됐다. 구체적으로는 ▲ 아이코스 시스템은 담배를 태우지 않고 가열한다 ▲ 담배를 태우지 않고 가열해 유해물질 및 잠재적 유해물질 발생이 현저하게 감소한다 ▲ 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일반 담배에서 아이코스 시스템으로 완전히 전환한 흡연자에게 유해물질 및 잠재적 유해물질의 인체 노출이 감소한다 등의 표현이다.

백영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가 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필립모리스 제공]

백영재 대표는 "FDA의 결정은 공중 보건에 있어 기념비적인 사건"이라며 "FDA는 현존하는 과학적 증거에 근거해 아이코스가 기존 담배 사용자들과 비흡연자 모두의 공중보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결론 지었다"라고 밝혔다.

다만 FDA의 '위해저감 담배제품' 인가에는 '위해저감'과 '노출저감' 두 가지가 있다. '노출저감'의 경우 유해성이 적다는 점을 '가능성'으로서 인정해주는 것이라면, '위해저감'의 경우 이를 보다 명확하게 인정해주는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위해저감이 더 높은 단계의 인가인 셈이다. 아이코스는 '노출저감' 인가를 받았다. 필립모리스 측은 앞으로 '위해저감' 인가도 추진할 계획이다.

◇ 식약처 재차 압박…'규제 완화·인센티브 제공' 주장

이번 기자간담회는 단순히 FDA 인가의 의미만 설명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FDA 인가는 지난 7월 7일 이뤄졌고, 이후 필립모리스 측은 수차례 관련 내용을 홍보해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가 사실상 우리나라 정부와 식약처를 재차 압박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미국 등 선진국에 맞춰 전자담배가 덜 유해하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관련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는 필립모리스 측의 입장을 알리기 위한 자리라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행사에서는 정부의 정책 기조 전환을 촉구하는 주장이 이어졌다. 한국필립모리스 측은 "국내에서도 일반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가 800만 명 이상 존재한다"면서 "이들이 아이코스와 같은 더 나은 대체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과학에 기반한 정확한 정보가 제공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사진=한국필립모리스 제공]

필립모리스 측은 지난 2018년 6월 식약처가 '궐련형 전자담배도 유해하다'는 내용의 발표를 했던 점도 재차 비판했다. 당시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이 일반 담배와 유사한 수준이고, 타르는 일반 담배보다 더 많이 검출됐다"는 유해성 분석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반발한 필립모리스는 법원에 정보 공개를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 5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필립모리스의 손을 들어줬다.

백 대표는 "흡연자들에게 담배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를 줘서는 안 된다"며 "성인 흡연자들은 태우는 담배보다 더 나은 선택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정보를 정부가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는 "아이코스는 일반 담배와 근본적으로 다른 제품이므로 FDA의 결정과 같이 이에 대한 규제 역시 차별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건강을 위한 최선은 금연이지만 차선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태우지 않는 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고려했을 때 전자담배 기기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완전한 전환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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