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사의 본질적인 경쟁력, 핵심가치는 무엇입니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첫 VCM에서 각 계열사 사장단에게 질문을 던졌다. 더불어 생존에만 급급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성장을 위한 전략을 짜야한다고 주문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13일 ‘2021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을 열었다고 14일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각 사 대표이사, 롯데지주 및 4개 부문 BU 임원 등 130여 명이 참석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으로, 오후 2시부터 약 4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번 VCM은 ‘Rethink-Restart : 재도약을 위한 준비’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재도약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다각도에서 심도 깊게 이뤄져야 한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현재 방식에 기반한 개선만으로는 혁신의 폭에 한계가 있다는 절박함도 있었다. 지난 성과를 냉철하게 되돌아보고, 장·단기적으로 균형 잡힌 전략을 도모하는 데에도 초점이 맞춰졌다.
신 회장은 “성장이 아닌 생존 자체가 목적인 회사에는 미래가 없다”며 “명확한 미래 비전이 있다면 위기 속에서도 혁신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경영성과에 대해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경영지표가 부진했다”면서 “우리의 잠재력을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또 “위기 때 혁신하는 기업이 위기 후에도 성장 폭이 큰 것처럼 올 2분기 이후로 팬데믹이 안정화에 들어갔을 때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사장단에 “각 사의 본질적인 경쟁력, 핵심가치는 무엇입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신 회장은 “나이키는 단지 우수한 제품만이 아니라 운동선수에 대한 존경의 가치를 고객들에게 전달하며 다른 회사가 따라갈 수 없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게 됐다”며 “각 회사에 맞는 명확한 비전과 차별적 가치가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생존에만 급급하거나, 과거의 성공 체험에 집착하는 기업에겐 미래도, 존재 의의도 없다”면서 “혁신적으로 변하지 못하는 회사들은 과감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 관점에서 비전을 수립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부합하는지 수시로 재점검해야한다”며 “각자의 업에서 1위가 되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디지털 혁신에 대응하기 위한 'DT(Digital Transformation)'와 'R&D'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부진한 사업군에 대한 질책도 있었다. 신 회장은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음에도 부진한 사업군이 있는 이유는, 전략이 아닌 실행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면서 “투자가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전략에 맞는 실행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조직문화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그는 “기업 문화를 쇄신하기 위해, 지난 2년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며 “아직도 일부 회사들에는 권위적인 문화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또 “시대 흐름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CEO부터 변해야 한다”면서 “그래야만 회사 및 그룹 전체 조직의 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ESG 경영에 대한 전략적 집중도 언급했다. 그는 “ESG 요소는 비전과 전략을 수립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규제에 대응하는 식의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고 더 나아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지, 어떤 사회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 회장은 “IMF, 리먼 사태 때도 롯데는 과감한 결단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면서 “우리에겐 ‘위기 극복 DNA’가 분명히 있다”고 격려했다. 더불어 “우리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과거의 성공경험을 과감히 버리고, CEO부터 달라진 모습으로 사업 혁신을 추진해 달라”며 “저부터 롯데 변화의 선두에 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