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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 '마켓포'에 붙은 의문…"뭐가 다르지?"

  • 2021.04.22(목) 16:44

'마켓포' 베타 테스트…배송·간편결제 인프라 탑재
시너지 한계 지적…"차별화 방향성 확실히 보여야"

GS리테일의 통합 플랫폼 마켓포가 베타 테스트에 들어갔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GS리테일이 오는 7월 GS홈쇼핑과의 합병을 앞두고 본격적인 온라인 시장 공략 준비에 나섰다. 통합 플랫폼 '마켓포(Market For)'가 그 출발이다. GS리테일은 최근 마켓포의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 간편결제 서비스 GS페이의 윤곽도 드러났다. 메쉬코리아 등 외부 파트너 섭외도 활발하다. 업계에서는 통합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과는 반대로 뚜렷한 차별점이 없다는 점을 약점으로 꼽고 있다.

◇ 'GS색(色)' 싹 뺐다

GS리테일은 최근 통합 플랫폼 마켓포의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 마켓포는 세탁‧청소 등 편의점 생활 밀착 서비스와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GS리테일의 온라인몰 'GS프레시몰', 밀키트 브랜드 '심플리쿡', 유기농 전문몰 '달리살다', GS샵 등이 입점했다. 동원F&B의 반찬 배송업체 '더반찬'과 수산물 이커머스 플랫폼 '얌테이블' 등 외부 전문몰도 들어섰다.

마켓포는 통합 GS리테일의 첫 작품이다. 그만큼 기대도 크다. GS리테일은 지난해 GS홈쇼핑과의 통합을 알리면서 "GS리테일의 오프라인 강점과 GS홈쇼핑의 온라인‧모바일 강점을 결합해 시장 우위를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이 오는 2025년까지 취급액 25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마켓포의 가장 큰 특징은 GS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는 점이다. 상품을 검색하기 전까지는 GS 브랜드를 확인하기 어렵다. SSG닷컴, 롯데ON 등이 메인 화면에서부터 자사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GS리테일의 온라인몰'보다는 '통합 플랫폼'의 이미지를 심으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GS리테일은 통합 시너지를 일으켜 오는 2025년까지 매출 25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GS리테일은 정식 론칭 전까지 마켓포의 기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새벽배송과 라이브커머스 등 이커머스 핵심 기능은 이미 마켓포에 탑재됐다. 온‧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 'GS페이'도 정식 론칭과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론칭 초기부터 타 플랫폼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모두 갖춰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구상이다.

배송 등 배후 인프라를 마련하기 위한 준비도 한창이다. GS리테일은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의 지분 19.53%를 인수, 2대 주주가 됐다. 전국 GS25‧더프레시‧랄라블라 등 점포와 메쉬코리아 도심 거점 사이의 시너지를 일으키겠다는 계획이다. 배송망의 빈 틈을 메우기 위해 근거리 일반인 도보 배송원 '우친' 7만 명도 확보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마켓포는 현재 베타 서비스 단계로 명확한 방향이 정해지지는 않았다"며 "물류‧상품구색 혁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고, 간편결제 서비스 론칭 등 고객 편의 증진을 위한 시도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 외형은 '합격'…경쟁력은 '글쎄'

업계에서는 마켓포의 첫 인상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GS리테일은 마켓포 론칭과 기업 통합을 동시에 진행해 내부 의사 결정 등의 혼란을 사전에 방지했다. 배송망 확충 등 이커머스 인프라 확보도 계속 진행 중이다. 그 덕분에 정식 론칭 직후부터 무리 없이 이커머스 플랫폼의 기능이 작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실질적 시너지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은 대표적인 '레드 오션'이다. 신세계와 롯데는 물론 쿠팡‧네이버 등 온라인 유통 공룡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여기에 마켓포의 핵심 경쟁력은 이커머스 내에서도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신선식품 분야다. 마켓컬리‧SSG닷컴 등이 시장 내 입지를 탄탄히 다져놨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다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GS리테일이 다수 점포를 바탕으로 역량을 키워 둔 상태라 마켓포가 어느 정도 배송 역량 우위를 가져갈 수는 있겠지만 신선식품은 경우가 다르다"며 "GS리테일의 신선식품 관련 역량이 태생부터 신선식품 전문인 마켓컬리,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배후에 있는 SSG닷컴과 롯데ON에 비해 높다고 볼 수 없다. 이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최근 실적 추이./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사업 방식이 규모를 확장하는 데에는 불리하다는 지적도 있다. GS리테일은 마켓포와 별개로 GS샵의 온라인 몰을 유지하기로 했다. GS프레시몰, 달리살다 등도 별개로 운영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결국 통합 시너지 효과를 일정 부분 포기하는 셈이다.

마켓포 자체의 한계도 있다. GS리테일은 마켓포에 오픈마켓을 적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수많은 셀러가 들어오면 품질 관리가 불가능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마켓포가 오픈마켓을 도입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끌어들이기 어려운만큼 규모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어서다.

실제로 SSG닷컴과 롯데ON은 론칭 초기 계열사간 시너지와 고품질 상품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들은 최근 규모의 성장을 위해 오픈마켓 강화에 나서고 있다. 마켓포는 SSG닷컴·롯데ON보다 후발주자다. 더욱 빠르게 고객 수를 늘려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성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GS리테일의 오프라인 점포는 편의점‧슈퍼마켓‧H&B스토어 등이다. 이들은 근거리 도보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대형마트‧백화점과 달리 넓은 물류 전용 공간도 없다. 대형마트‧백화점 등 넓은 오프라인 공간을 가지고 있는 신세계‧롯데나 대규모 물류센터를 보유한 쿠팡 등에 비해 경쟁력이 낮을 수밖에 없다.

결국 업계에서는 마켓포가 외형 통합 이상의 가치를 제공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모습에서는 근거리 배송 외에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식 론칭 이전까지 마켓포만의 장점을 극대화한 방향성을 보여줘야한다. 그것이 GS리테일의 숙제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GS리테일이 마켓포를 준비하면서 다른 플랫폼들이 론칭 초 겪었던 문제들을 보완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그 이상의 뚜렷한 차별화 포인트는 아직 찾아보기 어렵다. 정식 론칭 이전까지 뚜렷하고 차별화된 방향성을 보여줘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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