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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호텔들은 왜 '라방'으로 갔나

  • 2021.05.27(목) 16:08

MZ세대 공략해 코로나19 돌파 시도
"서로 '윈윈' 가능…동행 계속될 것"

특급호텔 업계가 라이브커머스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코로나19가 특급 호텔 객실의 판매 채널을 바꾸고 있다. 최근 특급 호텔들은 기존 판매 채널이었던 홈쇼핑, 이커머스를 넘어 라이브커머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품 라인업 확장이 필요한 라이브커머스 플랫폼과 보다 효율성 높은 판매 채널이 절실한 특급 호텔 사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다.

5성급 호텔도 라이브커머스에서

특급 호텔업계가 라이브커머스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오는 30일 CJ온스타일을 통해 제주드림타워 내 그랜드 하얏트 제주 객실 패키지 판매 생방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롯데관광개발은 숙박과 함께 이탈리안 레스토랑 '카페8'에서의 조식, 뷔페 디너세트 등을 제공한다. 제주드림타워 내 위치한 쇼핑몰 10% 할인쿠폰 등의 바우처도 증정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롯데호텔은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롯데호텔 월드 패키지를 '잼라이브'에서 선보였다. 잼라이브는 네이버 산하 스노우에서 운영중인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이다. 당시 호실적을 거둔 롯데호텔은 얼마 후 12개 지점의 객실을 라이브커머스로 판매하는 등 상품 라인업을 확장하기도 했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GS샵 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샤피라이브'에서 방송을 진행했다. 인터컨티넨탈은 지난해 5월 5성급 호텔 중 최초로 홈쇼핑에서 객실을 판매한 바 있다. 아코르 계열의 페어몬트 앰배서더 여의도는 개관 두 달 만에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라이브커머스에 진출하며 발빠르게 움직였다.

롯데관광개발은 오는 30일 CJ온스타일을 통해 그랜드 하얏트 제주 객실을 판매한다. /사진=롯데관광개발

특급 호텔의 라이브커머스 시장 공략은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지난 1분기 호텔업계의 실적은 지지부진했다. 제주도에서의 호황과 비용 효율화로 영업손실을 줄이기는 했지만, 타 지역에서는 부진이 계속됐다. 이에 하반기 백신 접종 활성화 등에 발맞춰 판로를 확장,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라이브커머스의 주력 소비자가 MZ세대라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과거 특급 호텔들은 구매력이 높은 4050세대 이상의 소비자에 집중해 마케팅을 펼쳐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해외여행 길이 막히자 MZ세대가 큰 손으로 떠올랐다. MZ세대는 명품 등 자신을 위한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특급 호텔들은 MZ세대의 이런 성향을 노리고 적극 공략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유로운 이동이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MZ세대가 온 가족이 프리미엄급 시설 내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특급호텔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들이 라이브커머스 활용에 능숙한 만큼 특급 호텔 입장에서는 라이브커머스를 공략해 판로를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급호텔의 라방 사랑, 코로나 때문만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특급 호텔과 라이브커머스의 동행이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현재 라이브커머스 시장의 성장세를 감안할때 향후 라이브커머스가 특급호텔의 새로운 주요 판매 패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라이브커머스 시장의 성장 속도는 무서울 정도다. 교보증권과 미디어미래연구소 등은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오는 2025년 최대 25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까지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기업의 커머스 플랫폼들이 라이브커머스 시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7월 론칭한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현재까지 누적 1억7000만 회의 시청 횟수를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 론칭된 카카오쇼핑라이브도 1년만에 누적 5000만 명의 시청자수를 나타냈다.최근에는 롯데, 신세계등 유통 대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CJ ENM 오쇼핑부문의 경우 통합 브랜드 CJ온스타일을 론칭하며 라이브커머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정부 차원의 산업 육성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유망 신직업 14개 중 하나로 커머스 크리에이터를 선정하고 전문인력 양성 지원을 확대했다. 기업의 시장 진입과 지원 정책 등이 맞물려 시장의 고속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급 호텔들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오는 2025년 최대 2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특급 호텔이 라이브커머스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홈쇼핑·이커머스 등에서 소개되는 특급 호텔 상품은 대부분 영상 혹은 텍스트로 상품을 소개한다. 고객에게 제공되는 정보가 제한적이다. 반면 라이브커머스는 간단한 장비만 갖추면 쇼호스트가 직접 호텔을 둘러보며 소개할 수 있다. 실시간 소통도 가능해 소비자 호응을 얻기도 수월하다. 더 높은 판매 실적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에게도 특급 호텔은 매력적이다. 라이브커머스 내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여전히 패션·뷰티·식품 등의 비중이 높다. 특급 호텔 상품을 판매한다면 보다 구매력 높은 계층의 소비자들을 플랫폼 내로 유인할 수 있다.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은 특급 호텔의 특성을 겨냥해 유아용품 방송 등과의 연계도 가능하다. 즉 라이브커머스는 특급 호텔을 활용해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브커머스 시장의 성장과 함께 경쟁이 치열해지며 수익성 높은 상품 라인업을 갖출 필요성도 커졌다. 특급 호텔은 이런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 중 하나"라며 "특급 호텔 입장에서도 기존 유통 채널 대비 효율성이 높아 윈윈(Win-Win)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앞으로도 특급 호텔들이 다양한 상품을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소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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