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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의 '반전 노림수' 통할까

  • 2021.08.09(월) 16:24

[워치전망대]롯데쇼핑, 하반기 역량 집중
백화점 견인 속 사업 분야별 내실 강화
롯데百 동탄점 등 본격 경쟁 개시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롯데쇼핑의 지난 상반기 실적은 현재 롯데쇼핑이 처한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늘었다. 백화점이 실적을 견인했고 마트·슈퍼는 구조조정의 효과를 봤다. 하지만 탄탄한 캐시카우였던 하이마트와 홈쇼핑은 다소 부진했다. 신성장동력인 이커머스는 아직 뚜렷한 변화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최근 롯데쇼핑이 보여줬던 실적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하반기 본격적으로 '반전'을 노린다. 지금까지의 롯데백화점과 다른 형태의 '메가 점포' 동탄점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 롯데ON은 나영호 대표 취임 이후 '디지털 전환'을 외치며 조직개편을 진행 중이다. 하반기 롯데가 준비하고 있는 반전 요소들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가 관건이다.

덩치 줄이고 체력 키웠다

롯데쇼핑은 지난 2분기 매출 3조9025억원, 영업이익 7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44.7% 늘었다. 다만 증권가 컨센서스(평균 실적 예상)에 비하면 부진했다. 앞서 에프앤가이드는 롯데쇼핑이 2분기 영업이익 77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롯데쇼핑의 상반기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4.2% 감소한 7조7826억원, 영업이익은 29.6% 증가한 694억원이었다.

백화점이 실적을 견인했다. 롯데백화점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보복소비에 힘입어 2분기 매출 7210억원, 영업이익 62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8.2%, 40.9% 증가한 수치다. 롯데마트·슈퍼는 내실을 다졌다. 매출은 각각 전년 대비 4.8%, 16.8% 줄어들었지만 영업손실은 390억원, 80억원으로 개선됐다. 롯데컬처웍스도 '분노의 질주', '크루엘라' 등 대작 영화 개봉에 힘입어 적자폭을 줄였다.

롯데쇼핑 상반기 실적 추이.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반면 그동안 백화점을 뒷받침하던 '캐시카우'들은 부진했다. 롯데하이마트는 2분기 전년 대비 11.4% 줄어든 98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2.3% 감소한 330억원이었다. 이른 장마로 에어컨 판매가 부진했다는 설명이다. 롯데홈쇼핑의 매출은 같은 기간 4.9% 늘어난 2730억원이었다. 다만 채널 개선에 따라 송출수수료가 31억원 늘었다. 신사업 운영비도 33억원 증가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1% 감소한 31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2분기 송도롯데몰 공사 지연에 따른 부동산세 추징 등으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부동산세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은 399억원이며, 1분기 리츠 자산 취득세까지 제외한다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70% 증가한 1449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아픈 손가락' 롯데ON, 아쉬움은 계속

롯데쇼핑은 기존 사업분야에서 구조조정의 성과를 봤다. 하이마트·홈쇼핑도 흑자를 유지했다. 하지만 미래 핵심 성장동력인 이커머스는 여전히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롯데ON)는 지난 2분기 매출 290억원, 영업손실 3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4% 줄었고, 영업손실은 30억원 늘었다.

이는 비즈니스 모델 변경과 계열사 수수료 회계처리 기준 변경의 결과다. 롯데ON은 지난해 4월 오픈마켓으로 전환했다. 이후 셀러 확보를 위한 수수료 인하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관련 매출이 24억원 줄었다. 또 롯데ON은 기존에 플랫폼에서 상품을 판매하던 계열사들의 수수료를 '매출'로 인식해 왔다. 하지만 회계기준 변경 이후 '비용'으로 바뀌었다. 이 탓에 30억원의 매출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는 설명이다.

롯데쇼핑 부문별 실적 추이.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여기에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도 실적을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롯데ON은 지난 4월 론칭 1주년을 맞아 '온세상 새로고침'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 프로모션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만명의 셀러가 참여해 최대 50%의 할인을 제공했다. 행사 첫날 매출은 직전 대비 6배 이상 오르며 관심을 끌기도 했다. 롯데ON이 2분기 이와 같은 프로모션 및 개발에 투자한 금액은 547억원이다. 전년 대비 4.3% 늘어난 수치다.

롯데ON 관계자는 "오픈마켓은 수수료 매출이 대다수라 공시에 나타난 것만으로 실적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 "비용 구조 변경 및 공격적 투자로 공시상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거래액 및 접속자 수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진검승부'는 하반기부터…시간은 많지 않다

롯데쇼핑은 하반기부터 본격적 반전을 노린다. 백화점은 오는 20일 동탄점을 오픈한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젊은 소비자를 겨냥했다. 경기 남부 기준 최대 규모의 나이키 매장 등 스포츠 매장이 전면에 들어선다. 식품관도 수도권 최대 규모다. 점포 디자인은 '더현대서울'과 유사하게 체험 요소를 극대화했다. 여기에 롯데ON과 연계해 온·오프라인 시너지 창출에도 나선다. 이 외에도 경기 의왕에 문을 여는 프리미엄 아울렛 '타임빌라스'의 시장 안착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롯데ON은 조직개편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최근 백화점·마트·쇼핑 등으로 파편화돼 있던 온라인 인력을 롯데ON으로 집결시키는 조직 일원화를 추진 중이다. 조직 융합 및 디지털 혁신 작업의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3년 전 신세계가 했던 것과 유사하다. 신세계는 2018년 이마트에서 SSG닷컴을 별도 분리시키며 그룹 차원에서 육성에 나섰다. 그 결과 SSG닷컴은 2년만에 거래액 규모를 60% 이상 성장시키며 시장에 안착했다.

나영호 롯데ON 대표는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과제도 산적해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의 경쟁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이다. 백화점 업계 최단기간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곳이다. 게다가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집객의 핵심 요소인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롤렉스 등 명품 브랜드 입점 경쟁에서도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뒤쳐져 있다. 때문에 이를 대체할 젊은 세대를 끌어들여 점포 매출 규모를 빠르게 끌어올려야 한다. 이들 명품 브랜드들의 경우 점포의 매출 규모에 따라 입점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롯데ON은 '규모의 성장'이 절실하다. 이커머스 시장은 상위 플랫폼으로의 편중 현상이 심각하다. 하지만 현재 롯데ON의 매출 규모는 같은 오픈마켓인 11번가의 4분의 1 수준이다. 빠르게 규모를 성장시키지 못하면 조직개편도 큰 효과를 내기 어렵다. 타 이커머스 플랫폼 인수 등 공격적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롯데쇼핑은 급격한 유통 시장 개편 속에서 지난 2년간 큰 혼란을 겪어 왔다. 새롭게 출발선에 선 지금, 어둡고 긴 터널에서 벗어나 '유통 명가'를 재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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