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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고래' 품고 '대양' 나갈까

  • 2022.04.09(토) 10:05

[주간유통]지치지 않는 M&A 근성…이번엔 쌍용차
본업 속옷 사업 위축 속 신성장 동력 절실
자금력·시너지는 '물음표'…인수 이후가 더 문제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주간유통]은 비즈니스워치 생활경제부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들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주간유통]을 보시면 한주간 국내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벌어진 핵심 내용들을 한눈에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편집자]

쌍방울, 이제는 'M&A 단골'

인수합병(M&A) 시장의 '근성가이' 쌍방울이 또 다시 등장했습니다. 지난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뛰어든 데 이어 올해 쌍용자동차(쌍용차) 인수를 선언했습니다. 지난 8일부로 인수의향서를 정식으로 제출했죠.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당시와 상황도 비슷합니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크지 않은 회사가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회사를 인수하려 합니다. 광림 등 계열사와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전략도 똑같습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우리가 아는 쌍방울과 진짜 쌍방울은 다소 다릅니다. 쌍방울의 본업은 속옷이지만, M&A도 꾸준히 진행해 왔죠. 쌍방울은 2016년 광학 필터 제조사 나노스(현 SBW생명과학)를 인수했습니다. 2019년에는 광림이 남영비비안을 인수하고, 남영비비안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즈 국내 총판 포피스티앤씨를 인수했죠. 포피스티앤씨는 배우 신혜선·장서희의 소속사 아이오케이를 인수했고요. 비슷한 시기 재향군인상조회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습니다.

이런 M&A의 목표는 '사업다각화'입니다. 국내 속옷 전문기업들의 업황은 좋지 않습니다. 유니클로·탑텐 등 SPA기업들이 내놓은 발열·냉감내의가 히트하며 입지가 좁아졌으니까요. 쌍방울도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2019년 연매출 1000억원이 붕괴된 이래 3년 연속 영업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쌍방울에게는 신성장동력이 절실합니다.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 뜬금없는 결정은 아닌 셈이죠.

쌍방울, 쌍용차 살 여력 있나

쌍방울의 쌍용차 인수가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지난해 말 쌍방울그룹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1800억원 규모입니다.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해 마련했던 자금도 그대로 남아 있고요. 여기에 쌍방울은 KB증권·유진투자증권과 손잡고 총 4500억원을 조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우선협상대상자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대금 대비 1.5배 가량 많은 금액입니다. 인수 '자체'만 놓고 보면 여력이 충분하죠.▷관련기사: 쌍용차 인수 나선 쌍방울, 자금조달이 관건(4월 1일)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쌍용차는 그간 생존을 위해 투자를 이어왔습니다. 이를 나타내는 것이 재무제표의 투자활동현금흐름입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채권·지분·자산 등을 확보하기 위해 지출한 금액입니다. 투자를 이어갈수록 마이너스(-)가 되는 수치죠.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쌍용차의 누적 투자활동현금흐름은 –8200억원을 넘습니다. 2020년을 제외하면 모두 음수였습니다. 어떻게든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보려 발버둥친 흔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사이 부채도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현재 쌍용차의 부채는 약 9370억원에 달합니다. 이 중 3900억원은 100% 즉시 상환해야하는 공익채권입니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인수 직후 인수가 이상을 부채 상환에 투입해야 합니다. 이후 운영자금 등을 모두 포함한다면 쌍용차 인수에는 '최소' 1조5000억원이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그룹 전체 매출이 6000억원대인 쌍방울에게는 엄청난 부담입니다.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꼴이나 마찬가지죠.

시너지도 '글쎄요'…결말은 반년 후에

쌍방울과 쌍용차의 시너지도 제한적입니다. 쌍방울은 쌍용차가 특장차 제조 계열사 광림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어느 정도 사실입니다. 특장차는 완성차를 구매해 개조·판매하는 사업입니다. 완성차 계열사가 있다면 비용·제작기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쌍용차는 코란도·티볼리 등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만 만드는 회사입니다. 법적으로는 트럭인 렉스턴 스포츠도 픽업트럭에 불과하고요. 소방차·크레인 등을 만드는 광림과 연관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다른 목적'에 대한 지적이 나옵니다. 쌍용차는 평택시에 약 26만평의 공장 부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세가 9000억원에 달하는 땅이죠. 이 부지는 알짜중의 알짜입니다. 인근에 SRT 평택지제역이 개통하며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졌죠. 혹시라도 주거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된다면 이 부치의 가치는 2조원까지 치솟으리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쌍용차 운영이라는 '염불'보다 '잿밥'의 가치가 더 큰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선례도 있습니다. 앞서 쌍용차 인수를 시도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평택공장 부지로 8000억원을 대출받아 회생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산업은행이 난색을 표하자 부지를 아파트로 개발해 운영자금을 확보하겠다고 했죠. 이에 평택시는 강하게 반박했고요. 쌍방울이 에디슨모터스보다 크기는 하지만, 쌍용차를 운영할 만큼 넉넉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진의'에 대한 의문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쌍방울이 아무리 부인하더라도요.

쌍방울이 쌍용차를 품을 수 있을지는 아직 모릅니다. 쌍방울보다 자금력이 탄탄한 KG그룹이 인수전에 참전했습니다. 에디슨모터스의 의지도 여전합니다. SM그룹 등 타 기업 참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고요. 쌍용차 인수전의 '데드라인'은 회생계획안 인가가 끝나는 10월 15일입니다. 이 안에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청산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쌍방울은 쌍용차라는 고래를 타고 대양으로 나갈 수 있을까요. 쌍방울의 'M&A 근성'이 불러올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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