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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일 걱정 줄고 코로나로 부각' 상조회사 달라진 시선

  • 2022.09.14(수) 09:06

장례문화 변화 가속화…가입자 급증 
실질적 소비자피해 보상제도 마련돼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에서 여주인공 선빈은 갑작스러운 아버지 상에 어찌할 바를 모른다. 다행히 이미 장례를 치러본 친구의 도움을 받지만 갑작스럽게 치러야하는 장례를 능숙하게 도와줄 지인이 누구에게나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 장례식장이 아닌 집에서 흔히 장례를 치르던 시절 의전을 주재했던 집안 어르신이나 지인 역할을 상조회사가 대신하면서 상조회사를 찾는 소비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400만명이었던 상조회사 가입자 수는 2021년에 700만명으로 급증했다.

 인식 변화로 달라지는 상조 문화

2~3인 중심의 핵가족화, 비혼주의 확산으로 장례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과거 장남을 중심으로 자식들이 부모의 장례를 도맡아 책임지던 대가족 중심의 전통 장례문화는 점차 사라지고 집에서 장례식을 치르는 것도 보기 드물어졌다. 

형식에서도 보여주기식 허례허식을 지양하고 작은 장례식 등 가성비를 중시하는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이는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더욱 가속화됐다. 문상객은 줄고 가족 중심의 추모로 고인의 마지막을 애도하고 절차가 간소한 화장을 택하는 경우도 늘어난 것이다. 

'생전장례식'과 같은 웰다잉 문화 확산도 장례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 일조했다. 죽음을 음지의 것으로 치부하기보다 담대히 마주하고 미리 계획,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도록 했다. 이와 맞물려 개인의 다양한 특성을 고려해 문상객 규모와 빈소 설치 유무 등을 생전에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장례식 사전 컨설팅'도 많은 소비자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로 상조회사 역할도 부각

상조회사는 회계, 세무와 같이 전문지식이 필요한 경우 회계사, 세무사와 같은 전문대리인을 고용하는 것처럼 전문적인 장례 관련 업무를 맡길 수 있다. 수의, 유골함, 관 등에 관해 직접 모든 것을 알아보고 선택하기에는 들이는 시간 대비 얻을 수 있는 효용이 크지 않다. 

장례를 치르는 데에는 크게 장례식장과 삼일장, 봉안당·묘지가 필요한데 막상 상이 발생하면 당장 이 모든 과정을 치르기 위한 연속적인 선택의 과정에 부딪히게 된다. 하지만 경황 없는 중에 합리적, 이성적으로 선택을 하기란 어렵고 생소할 수밖에 없다.

상조회사는 상주 편에서 각종 정보를 사전에 충분히 제공해 시간비용을 줄이면서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웬만한 절세효과만큼 사전가입으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이 크다. 상조에 미리 가입할 경우 관련된 일체를 위임하기 때문에 상이 발생하면 전화 한 통으로 전문 장례지도사가 달려와 장례식을 치르는데 필요한 모든 사항을 준비한다.

이 같은 역할은 최근 코로나19로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더욱 부각됐다. 전국 화장장이 업무 마비가 일 정도로 붐비자 예약이 가능한 화장장을 빠르게 섭외해 상주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화장장 예약 서비스를 제공했다.

업계 자정 노력에 피해보상 제도도 마련

한국소비자원이 2004년 발표한 1인당 평균 장례비용은 매장기준 약 1650만원으로 물가상승분을 고려하면 현재 약 2000만원 상당의 비용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한 상조회사 관계자는 "거의 자동차 1대를 사는 것과 비슷한 규모인데 자동차를 구매할 때 여러 옵션을 고민하고 딜러의 도움을 받아 결정하듯 장례의 모든 옵션을 상조회사 도움을 받아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조회사의 도움을 받을 경우 목돈 마련이나 물가 상승 부담을 완화할 수 있고 상이 발생한 후 가입하는 후불제 상조의 경우 강매, 끼워팔기, 바가지 문제 등의 소비자 민원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하라는 지적이다.

다만, 상조회사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도 꾸준히 제기된다. 대금을 미리 지급하고 서비스가 불특정 미래에 이뤄지면서 과거 영세 상조회사의 무분별한 영업으로 인해 소비자가 상조 서비스를 받기 전 폐업해버리는 등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년간 상조회사는 선수금의 50% 예치, 자본금 15억원 증액 등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업계 자정에 나섰다. '내상조그대로'와 같은 실질적 소비자피해 보상 제도를 마련해 선불식에 대한 리스크를 해소하고 한국상조산업협회를 설립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최근에는 장례진흥원과 협업으로 공영장례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총 11개 상조회사가 소비자 중심경영 인증(CCM)을 받는 등 친소비자적 경영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내상조찾아줘'에서는 할부거래법 적용을 받고 있는 73개 상조회사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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