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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에서 더현대까지…MZ들 성지 된 '팝업스토어'

  • 2022.12.26(월) 06:50

유통업계 '팝업스토어' 마케팅 활기
판매보다 브랜드 경험 제공에 집중
오프라인 활동 늘며 팝업 인기도 ↑

오뚜기가 연 타바스코 팝업 스토어 전경./사진제공=오뚜기

유통업계가 '팝업스토어' 마케팅에 푹 빠졌다. 마음에 드는 장소를 보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MZ세대가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후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알려 줘 거부감 없는 홍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의 '핫플'인 성수동과 여의도 더현대서울은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팝업스토어를 열면서 '유통 격전지'로 떠올랐다.

팝업스토어 안 해 보신 분?

팝업스토어는 특정 브랜드가 기간을 정해 놓고 여는 임시 매장이다. 인터넷 팝업 창처럼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진다는 의미로 '팝업'스토어라는 이름이 붙었다. 대체로 1주일에서 1개월 이내의 짧은 시간 동안 운영되다가 철수한다. 새로운 브랜드나 상품을 알리기 위해 외관부터 내부까지 눈에 잘 띄도록 개성있는 인테리어로 장식하는 게 특징이다.

오뚜기는 오는 29일까지 서울 성수동 LCDC SEOUL에서 '타바스코 소스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다. 오뚜기가 수입하는 핫소스 '타바스코'를 알리기 위한 매장이다. 들어가자마자 새빨간 조명이 가득차 있어 자연스럽게 '타바스코 소스'를 떠올리게 된다. 

야놀자가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연 팝업스토어/사진제공=야놀자

야놀자는 오는 28일까지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핑크 홀리데이'를 테마로 한 팝업스토어를 연다. 3m가 넘는 대형 핑크 크리스마스 트리를 중심으로 캐릭터를 이용한 포토존, 디자인 브랜드 '덴스'와 협업한 굿즈를 판매하는 공간이 열렸다. 

이밖에도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기업 중 팝업스토어 한 번 운영하지 않았던 기업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매일유업은 성수동에 오트밀크를 알리기 위한 '어메이징 오트 카페'를 한 달간 운영했고 CJ제일제당도 제주맥주와 손잡고 서울 강남에 '도깨비 만두바'를 열었다.

인스타그래머블

최근 인기를 끄는 팝업스토어들의 특징은 '비쇼핑 공간'의 강조다. 이전의 팝업스토어는 신제품을 정식 출시 전 먼저 선보이고 판매하는 공간에 가까웠다. 기업들도 팝업스토어를 연 후 짧은 기간 동안 얼마만큼의 매출을 올렸는지를 중요한 지표로 사용했다. 

하지만 최근의 팝업스토어들은 판매보다는 브랜드의 지향점이나 정체성 등을 알리는 데 주력한다. 특히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을 좋아하는 1030을 위해 다른 공간과 차별화되는 인테리어·포토존이 중요하다. 이른바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이라는 의미의 조어)'이 최우선 포인트다. 

매일유업이 서울 성수동에 연 카페형 팝업스토어 '어메이징오트카페'./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팝업스토어가 판매를 강조하지 않는 것도 '인스타그래머블'과 관련이 깊다. 특별한 공간에 왔다는 느낌을 선사하기 위한 팝업스토어가 '신제품 시연회'로 전락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공들여 만든 공간을 찍어 소개해야 하는데 판매 중인 제품이 줄줄이 늘어서 있는 건 '예쁘지' 않다. 

이 때문에 쇼핑 공간을 줄이고 브랜드와 제품을 간접적으로 알리는 데 주력한다. 코카콜라가 이달 초까지 진행한 '드림월드' 팝업이 대표적이다. 한정판 코카콜라를 알리기 위해 4개의 존에 초현실적인 미디어 아트 공간을 구성했다. 디지털 아트를 감상하면서 코카콜라의 이미지를 떠올리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등 백화점들이 '갤러리 팝업스토어'를 여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팝업스토어를 통해 상품이 아닌 '브랜드 이미지'를 파는 것이다.

나랑 주말에 '팝업스토어' 갈래?

앞으로도 팝업스토어의 인기는 더 높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이 옅어지면서 외부 활동을 늘린 소비자들이 팝업스토어로 몰려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팝업스토어는 다양한 즐길거리와 감성적인 공간을 보유했고 대부분 성수동이나 더현대서울 등 1030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핫플'의 조건을 모두 갖춘 셈이다.

'기간 한정'이라는 점도 요즘 소비자 트렌드에 부합하는 특징이다. 팝업스토어는 한 달 이내로 짧게 운영된다. 길게 운영하는 경우에도 3개월을 넘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를 놓치면 다시는 갈 수 없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인증' 심리를 건드린다. 행사 초반 방문한 소비자들이 SNS에 사진을 올리고, 그걸 본 다른 소비자들이 또다시 방문하고 인증샷을 올려 이 공간을 '핫플'로 만드는 선순환이 일어난다는 설명이다.

코카콜라가 서울 마포구 아르떼뮤지엄에서 진행한 팝업스토어./사진제공=코카콜라

기업들도 팝업스토어를 통해 소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마켓컬리의 오프라인 공간인 '오프컬리'에서는 3개월마다 새로운 테마를 제시하고 이와 관련된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첫 3개월 동안은 '지중해 겟어웨이'를 테마로 정하고 올리브 오일 사용법을 배우는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이달부터는 '겨울 안부'를 컨셉트로 치즈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팝업스토어에서 체험하고 경험한 것들은 자연스럽게 브랜드 선호도로 이어진다"며 "주말에 이색적인 경험을 하고 싶을 때 인근 팝업스토어를 찾는 트렌드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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