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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이 '커머스'로 진화했습니다!" 실현 가능할까?

  • 2023.03.08(수) 06:50

음식 배달 넘어 '이커머스 플랫폼'
배달앱으로는 성장 한계성 뚜렷
이국환 대표 체제 '커머스' 힘준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커머스'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팬데믹 시대 배달 특수로 몸집을 크게 키웠지만 이젠 배달만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어서다. 배달앱이라는 태생적 한계도 극복해야 한다. 배민은 앞으로 B마트와 배민스토어 등 신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른바 '배민표' 커머스다. 이를 위해 내부 체제도 정비하고 있다. 

배달앱의 한계

8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월 배민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1987만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월 사용자(2073만명)와 비교해 4.2% 감소한 수치다. 그나마 경쟁사보다 타격이 적었던 점이 위안이었다. 같은 기간 요기요는 23.3% 줄고, 쿠팡이츠는 46.8% 감소해 반토막이 났다. 

배달의민족 월간활성화이용자수 MAU 변화 / 그래픽=비즈워치

코로나 특수로 호황을 누리던 배달 시장이 엔데믹으로 성장 둔화 국면에 접어든 영향이다. 사람들의 외출이 잦아지며 배달 수요가 줄고 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업계 1위인 배민 역시 MAU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극심한 고물가가 이어지며 배달 주문을 주저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천정부지로 오른 배달비 탓이 크다. 

음식 배달로는 더이상 고성장이 힘들다는 얘기다. 이외에도 배달앱은 태생부터 큰 단점을 지니고 있다. 점심, 저녁 등 특정 시간대에만 주문이 몰린다. 음식이라는 특수성 때문이다. 그 외 시간은 필연적으로 주문이 떨어진다. 사용자가 '텅 비는' 시간이 많다. 이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이 배민의 최대 고민이었다. 배민이 커머스로 진화를 꿈꾸는 배경이다. 

그래서 변한다

이 때문에 배민은 B마트와 배민스토어에 힘을 주고 있다. B마트는 퀵커머스 서비스다. 생필품을 30분 내 배달한다. 배민스토어는 마켓플레이스다. 외부업체가 배민앱에 입점에 상품을 판매한다. '커머스'는 주문이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한다. 음식 주문이 없는 빈 시간대를 메워줄 수 있다. 음식 배달에만 집중해온 배민이 커머스를 키워내려는 이유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현재 B마트의 영토는 계속 넓어지고 있다. 수도권 중심 서비스에서 이젠 부산과 대구 대전 등 지방 광역시 내 일부 지역까지 영역을 넓혔다. 현재 전국의 40여 개의 거점 MFC(소형물류센터)를 두고, 7000여 개가 넘는 상품을 판매 중이다. 배민스토어 역시 계속해서 입점사를 늘리고 있다. 제휴 네트워크를 넓히며 커머스 플랫폼화를 노리고 있다. 

이미 배민은 커머스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전 대표는 지난해 10월 "배민은 음식을 넘어 필요한 물건을 문 앞에 전달하는 회사라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당장 침대를 배달하는 것은 곤란하겠지만 물리적 한계가 없다면 즉시 필요한 옷과 휴대폰 당일 개통 등 여러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 술은 새 부대에

현재 내부적으로도 제2의 도약을 위한 정비가 한창이다. 배민은 지난달부터 이국환 신임대표 단일 체제로 돌입했다. 3년간 우아한형제를 이끈 김범준 대표는 연임을 고사하고 자문 역할을 맡기로 했다. 배민을 창업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도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우아한형제들의 공동 대표 체제도 막을 내렸다. 

이 대표는 맥킨지, 휠라코리아 등을 거친 전문 경영인이다. 그는 2017년 우아한형제들에 합류해 배민라이더스사업실장, 딜리버리사업부문장, 배민사업부문장을 역임했다. 푸드 딜리버리 사업과 B마트·배민스토어 등 사업이 안착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사실상 배민의 커머스 사업 전반을 키운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배민표' 커머스 강화를 위한 밑그림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를 앞세워 새로운 성장 엔진을 키워내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단일 대표 체제는 공동대표 체제보다 의사 결정 과정이 빠르다. 각종 사업을 추진력 있게 진행할 수 있다. 김봉진 창업주도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 신임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관건은 배민표 커머스의 경쟁력이다. 음식 배달앱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커머스와 접점도 찾아내야 한다. B마트가 신선식품을 내세우면서 장보기 영역을 넘보는 것이 그 예다. 물론 아직 한계점이 뚜렷하다. 아직 배민이 취급할 수 있는 커머스 상품은 단가가 낮다. 화장품과 생수 등 생필품이다. 마진이 높지 않다. 배민스토어 입점사들도 아직 꽃, 화장품, 펫 용품 정도다. 배민이 이런 단점을 어떻게 극복하고 커머스를 키워갈지가 결국 앞으로의 '숙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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