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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흑자 성큼…'이마롯쿠' 쐐기 박은 쿠팡

  • 2023.08.10(목) 07:20

[워치전망대]쿠팡 사상 최대 매출·영업익
4개 분기 연속 흑자…로켓그로스 등 효과 톡톡
"대만 진출, 멤버십 확장"…하반기도 투자 지속

쿠팡이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4개 분기 연속 흑자 기록도 이어갔다. 경기침체와 엔데믹 국면 속에서도 외형과 수익성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쿠팡이 그동안 예고했던 '계획된 적자'가 점차 실현되어 가는 분위기다. 

'이마·롯·쿠'라는 단어가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상황이다. 쿠팡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하반기에도 쿠팡 와우 멤버십과 대만 진출 등 신사업 투자를 예고했다. 이 추세라면 쿠팡의 목표인 연간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젠 고객 '2000만명' 시대

쿠팡이 지난 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7조6749억원(58억3788만달러·분기 환율 1314.68)을 기록했다. 달러 기준, 전년 동기와 비교해 16% 늘어난 수치다. 쿠팡의 분기 매출이 7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쿠팡 실적 / 그래픽=비즈워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40억원(1억4764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이 역시 쿠팡의 최대 분기 영업이익으로 전 분기(1362억원) 대비 42% 늘어났다. 당기순이익도 1908억원(1억4519만달러)으로 역대 최대다. 쿠팡은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 847억원, 당기순손실 952억원을 기록했다. 이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괄목할 만한 수익성 개선을 이뤘다는 평가다. 

세부 지표도 긍정적이었다. 쿠팡의 1인당 고객 매출은 38만9100원(296달러)로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활성 고객 수(분기에 제품을 한 번이라도 산 고객)는 지난해 2분기(1788만명)와 비교해 10%가량 늘어난 1971만명으로 나타났다. 12개월 누적 잉여현금흐름은 11억달러로 집계됐다. 전 분기 대비 3배가량 늘었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벌어들인 돈 중 세금·영업비·설비투자액 등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을 말한다.

소비위축도 막지 못한 '로켓'

사업 부문별로 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의 2분기 매출은 7조4695억원(56억8159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물류센터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성장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쿠팡은 누적 적자 6조원을 감수하며 전국 30개 지역에 100개가 넘는 물류·신선센터 등을 구축했다. 

쿠팡 대구 FC 전경 / 사진=비즈워치

특히 로켓그로스가 신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로켓그로스는 입점 판매자를 대상으로 상품 입고부터 판매·배송·반품 등 통합 풀필먼트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판매자가 상품을 쿠팡 물류창고에 입고만 하면 쿠팡이 모든 유통·물류를 전담한다. 현재 쿠팡 전체 매출의 7%를 차지할 만큼 성장세가 높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컨퍼런스콜에서 "로켓그로스는 전체 비즈니스 성장률보다 2배 이상 성장 속도가 빠르다"고 강조했다.

다만 신사업 부문은 주춤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배달애플리케이션(앱) 쿠팡이츠, 해외사업, 핀테크 등 쿠팡의 신사업 부문 매출은 2055억원(1억5629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에비타(상각전 영업이익) 손실은 1억700만 달러로 전년(3166달러)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엔데믹으로 배달 수요가 급감해 쿠팡이츠의 타격이 컸던 데다, 대만 등 해외 진출 투자를 늘렸던 영향으로 보인다.

쿠팡의 질주가 무서운 이유는 소비위축도 뚫어냈기 때문이다. 고물가 고금리 등 침체가 심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국내 유통시장(통계청 소매판매액·승용차 및 연료 판매 제외)은 전년 동기 대비 3.1% 성장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쿠팡은 21% 성장했다. 특히 엔데믹으로 플랫폼 이용자가 감소세에도 쿠팡은 '질주'한 셈이다.

이제 인정해야 하는 '이마롯쿠' 

쿠팡은 하반기 신사업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대만 사업과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등 사업에 대한 투자 추정치는 4억 달러로 전망된다. 핵심은 대만 사업이다. 쿠팡은 지난해 대만에서 로켓배송 사업을 시작했다. 쿠팡은 지난해 2분기 대만 현지 앱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대만은 현지 물류 환경이 한국과 비슷하고 한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주요 멤버십 특징 /그래픽=비즈워치

쿠팡 유니버스의 핵심인 '와우 멤버십' 혜택도 강화할 예정이다. 쿠팡은 올해 4월부터 서울 관악·송파 지역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쿠팡이츠 주문 시 최대 10%의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그 결과 해당 지역에서 쿠팡이츠를 쓰는 전체 와우 회원이 80% 증가했다. 1인당 평균 지출액도 20%가 늘었다. 해당 지역의 쿠팡이츠 점유율도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앞으로도 쿠팡이츠 등 연계 혜택 강화를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쿠팡의 흑자 기조가 이어짐에 따라 국내 유통 시장의 패권 경쟁도 격화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유통시장 규모는 602조원으로 △신세계그룹(5.1%) △쿠팡(4.4%) △롯데(2.5%) 순으로 순이었다. 곧 실적 발표를 앞둔 신세계, 롯데쇼핑 등 경쟁사도 긴장하는 모양새다. '이마롯쿠'라는 말이 이제는 어색하지 않다.
 
김범석 의장은 2분기 실적에 대해 "다년간의 투자와 고객 경험·운영 탁월성 양쪽에 집중한 끝에 수익성과 고성장 모두 놓치지 않고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의 매출과 활성 고객 수는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등 '플라이휠'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고객 증가율은 지난 4분기, 올 1분기(5%), 올 2분기(10%)로 전년 분기와 비교해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우리 여정은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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