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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또 줄인 컬리…가속 위해 지금 필요한 건 '이것'

  • 2023.11.28(화) 12:03

[워치전망대]컬리, 적자 35%↓…3분기 연속
연내 흑전 어려워…전환주식비율 조정 수순
유료멤버십 등 충성 고객 모시기 결국 '관건'

그래픽=비즈워치

컬리가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는 동시에 영업손실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컬리는 남은 4분기에도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투자를 유치하면서 약속했던 연내 흑자전환은 물 건너간 상태다. 

매출 늘리고 수익성 챙겼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컬리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5288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1~3분기 누적 매출은 1조54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늘었다.

컬리 측은 매출 성장에 대해 "다양한 고객 활동성 증가 전략을 펼쳐 올 3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 구매자 수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컬리는 지난 7월 첫 오프라인 축제 '컬리 푸드 페스타'를 개최해 2만여명이 방문했다. 이어 8월엔 유료 멤버십 '컬리멤버스'와 게임형 앱테크 '마이컬리팜'을 론칭하는 등 고객 접점 확대 전략을 펼쳤다.

컬리 실적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주목할 점은 영업손실의 감소다. 컬리는 최근 2년간 연 매출은 크게 성장했지만 적자 규모도 2000억원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분기당 손실액을 200억원 넘게 줄였다. 3분기엔 전년 동기 대비 35.3% 감소한 407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41%, 2분기 31.6%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적자 개선에 성공했다. 누적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총 651억원 줄었다.

올해 컬리는 마케팅비를 줄이고 물류·배송 효율화에 집중했다. 3분기까지 광고선전비는 24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 줄였고, 운반비와 포장비도 각각 13%, 4% 덜 들어갔다. 할인쿠폰 발급을 줄이고, 신규 물류센터의 생산성과 배송효율을 높였다. 종이박스 대신 재사용 포장지 '컬리 퍼박스' 사용을 늘리고, 드라이아이스를 자체 생산한 것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기업가치 하락 우려

그간 컬리는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투자 유치 조건때문이었다. 지난 5월, 컬리는 홍콩계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 아스펙스캐피털로부터 총 25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컬리가 올해 안에 흑자전환하지 못할 경우, 전환우선주 전환비율은 1대 1에서 1대 1.8462343로 조정하는 조건이 달렸다.

올해 남은 3개월 동안 1000억원대의 손실을 메우기란 불가능한 만큼 컬리는 전환비율 조정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즉, 투자자들이 주식을 더 저렴하게 취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컬리의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

컬리 측은 "앵커 추가 투자 시 기존 투자를 감안해 주당 가격을 6만6148원으로 맞추는 방향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전환비율 조정으로 기업가치가 업계에서 이야기하는 만큼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전환비율이 조정되더라도 2조원 후반대 밸류를 유지하게 된다"고 밝혔다.초심 잃지 않아야

결국 컬리의 미래는 충성고객을 얼마나 확보하고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 유료멤버십부터 앱테크, 뷰티 버티컬 서비스 등 다양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지만 초심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컬리멤버스는 월 1900원으로, 쿠팡(월 4990원)이나 신세계 유니버스(연 3만원) 등에 비해 부담이 적다. 월 30만원 이상 구매하는 라벤더 등급부터는 월 1회 무료배송 쿠폰 제공, 최대 7% 적립, 커피빈과 CU 등 오프라인 제휴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한다. 다만 기존 멤버십 '컬리러버스'에 비해 혜택이 줄었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컬리만의 차별화된 서비스 품질을 선보여야 하는 것은 지속적인 과제다.

컬리 제품 /사진제공=컬리

일부 고객들 사이에서는 컬리의 서비스가 예전과 달리 '컬리답지 못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차별화된 큐레이션 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갈수록 상품 일부가 누락되거나 배송시간 지연, 상온 상품이 얼어서 오는 등의 포장 품질 저하 등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수익성 개선을 노리다 기존 고객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포장비 등 비용을 줄이다보면 기존 서비스 질이 낮아질 수 있고, 직매입 재고 부담을 최대한 덜려다 보니 품절도 잦아질 수 있다"라며 "이커머스의 경쟁력은 지속가능한 충성고객 확보인데 이런 부분을 잘 해결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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