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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 본격화하는 무신사…첫 타자는 '일본'

  • 2024.10.17(목) 17:28

롯데免 긴자점에 첫 상설 매장
현지에 K-패션 알리기 나서

무신사가 일본에 첫 해외 오프라인 매장을 냈다. 앞서 현지 쇼룸, 팝업스토어 등을 통해 일본에서 국내 패션 브랜드 수요를 확인했다. 무신사는 일본 시장에서 먼저 성과를 낸 후 해외 진출을 본격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2030 여성 공략

무신사는 지난 16일 일본 도쿄 긴자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동경긴자점 내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무신사가 해외에 상설 매장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신사가 첫 해외 매장을 낸 긴자는 도쿄의 대표적인 번화가로 일본 현지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 지역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일본에서 주로 온라인이나 비정기적인 팝업스토어로만 접할 수 있었던 유명 한국 패션 브랜드를 상시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긴자 지역이 일본 및 글로벌 고객들에게 한국 패션을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곳이라고 판단해 매장 오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 긴자동경점의 무신사 매장. / 사진=무신사

무신사 매장은 롯데면세점 동경긴자점 8층의 사후면세점(Tax Free)에 들어섰다. 물건 구입 후 세금을 환급 받는 방식으로 일본인들도 구매가 가능한 매장이다.

이 매장에는  '그로브', '글로니', '기준', '스탠드오일', '카테고리9', '커버낫', '타입서비스', '파르티멘토 우먼', '플러피시트러스' 등의 한국 패션 브랜드들이 입점했다. 이들은 롯데면세점 긴자점의 주요 타깃 고객인 2030 여성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다. 무신사 관계자는 "일본 시장에서 성장 모멘텀이 있고 무신사 글로벌에서도 성과가 좋았던 브랜드들이 입점했다"고 설명했다.

K패션 알리기

무신사는 2021년 일본법인 무신사 재팬(Musinsa Japan)을 세우고 일찌감치 일본 현지에서 K패션 브랜드 알리기에 나섰다.

무신사 재팬은 한국 패션 브랜드의 일본 진출을 지원하는 총판 사업을 주로 한다. 일본 현지에서 사업을 하고 싶은 국내 패션 브랜드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유통·물류·CS 등을 총괄 지원하는 사업이다. 무신사 입점 브랜드들은 대부분 온라인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성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한 패션 유통 관행에 대응할 수 있도록 무신사가 판로 확대와 브랜딩 전략 수립을 돕는다.

실제로 무신사 재팬이 운영하는 일본 현지 쇼룸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무신사는 매년 봄·여름(SS)과 가을·겨울(FW) 시즌에 맞춰 두 차례씩 일본 현지에서 한국 패션 브랜드들의 수주회를 겸한 도쿄 쇼룸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7월 도쿄에서 운영한 25SS쇼룸에는 '로우로우', '레스트앤레크리에이션', '시눈' 등 총 8개 브랜드가 참여했는데, '빔즈', '키스'와 같은 해외 유명 편집숍 바이어 200명 이상이 참석했다. 특히 참가 브랜드 전체의 주문 물량이 1년 전의 24SS 쇼룸보다 3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도 거뒀다.

무신사는 지난 7월 도쿄 하라주쿠의 '라포레 하라주쿠'에서 '디깅 서울 바이 무신사'를 주제로 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 사진=무신사

무신사는 지난해부터 'K패션'을 주제로 한 대형 팝업스토어도 열며 일반 고객에게도 한국 패션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올 7월에는 도쿄 유명 쇼핑몰 '라포레 하라주쿠'에서 '디깅 서울 바이 무신사'를 주제로 한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다. 무신사 자체 패션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를 비롯해 '닉앤니콜', '시엔느' 등 15개 패션 브랜드가 참여했다.

무신사는 최근 자체 화장품 브랜드 '오드타입'의 일본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 4월 일본 유명 화장품 종합 플랫폼 앳코스메의 도쿄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팝업 행사를 열고 현지 바이어들의 반응을 살폈다. 이어 최근에는 오드타입 수출 계약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일본 화장품 사업에 돌입했다. 일본 최대 라이프스타일숍 '로프트(LOFT)'와 '프라자(PLAZA)' 200여 매장에서는 지난 12일부터 오드타입 상품을 판매 중이다.

수요 확인

무신사가 일본 시장에 집중하는 것은 일본 내에서 한국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신사가 해외 13개국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온라인몰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에서도 일본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무신사 글로벌은 올 3분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했는데, 13개국 중 일본 거래액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

무신사 글로벌 내 일본 거래액 성장률은 △7월 150% △8월 120% △9월 100% 등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글로벌 스토어 내 일본인 회원 수도 올 3분기 말 누적 기준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무신사의 현지 인지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무신사 관계자는 "2021년 법인을 설립하며 발빠르게 한국 패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최근 대기업 유통업체들도 이런 흐름에 합류하고 있어 일본 시장 내에서 K패션의 위상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관련업계에서는 무신사가 일본 시장을 교두보 삼아 해외 사업을 더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신사가 1조원에 가까운 매출액을 내는 등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향후 목표인 증시 상장을 위해서는 외형과 수익성 모두 더 성장이 필요하다. 국내 패션 시장이 수년째 얼어붙은 상황인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을 해외에서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무신사는 국내 패션 플랫폼 중 경쟁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성장했으나 추후 기업공개를 추진하기 위해 해외 신사업을 지속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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