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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미래를 걸었다…'싹 바꾼' 타임빌라스 수원

  • 2024.10.24(목) 13:58

타임빌라스 수원 그랜드 오픈
신유열 미래성장실장도 현장 방문
인근 AK·스타필드와 차별점 필요 지적

그래픽=비즈워치

롯데그룹이 유통 부문의 미래로 낙점한 '미래형 쇼핑몰' 사업이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 5월 소프트 오픈으로 시동을 건 타임빌라스 수원이 24일 그랜드 오픈하며 스타필드 수원과의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이날 오픈 행사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도 참석했다. 

롯데의 미래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지난 23일 쇼핑몰 사업의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타임빌라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백화점업이 침체하는 가운데 백화점과 쇼핑몰의 장점을 결합한 복합쇼핑몰이 유통 시장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030년까지 백화점의 연평균 성장률(CAGR)이 2%에 그치는 반면 쇼핑몰은 17%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기존 롯데몰과 롯데백화점으로 나뉘어 운영되던 수원점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겠다는 시도를 할 수 있었던 이유다.

타임빌라스 수원 '다이닝 애비뉴'에서 매장 설명 중인 정준호(왼쪽) 롯데백화점 대표와 이를 듣고 있는 신유열(가운데) 롯데 미래성장실장/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롯데백화점은 2030년까지 송도와 수성, 상암, 전주에 4개의 타임빌라스를 신규 유치할 계획이다. 또 기존에 롯데아울렛으로 운영되던 군산과 광주 수완, 은평, 의왕, 파주, 용인, 동부산, 김해 등은 증축과 리뉴얼을 거쳐 타임빌라스로 전환한다. 7년간 총 7조원을 투자해 13개 매장을 확보한다. 이를 통해 매출 6조6000억원을 확보, 쇼핑몰 1위 사업자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이런 계획의 시작이 타임빌라스 수원이다. 롯데백화점은 2014년 문을 연 10년차 점포를 전면 리뉴얼하는 결단을 내렸다. 전체 면적의 70%를 리뉴얼하는 롯데백화점 사상 최대 규모의 리뉴얼이었다. 수원역사를 사이에 두고 마주본 'AK플라자', 수원 최대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스타필드 수원'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다. 

이날 타임빌라스 수원의 그랜드 오픈 행사에는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참석해 1층부터 차례대로 매장과 푸드코트 등 시설을 점검했다. 직원들과 함께 정준호 대표의 브리핑을 신중하게 듣는 모습이었다. 타임빌라스가 그룹의 '미래 성장'을 책임질 브랜드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이다. 

백화점인가 몰인가

새 옷을 입은 타임빌라스가 기존 '롯데백화점+롯데몰' 시절과 가장 달라진 건 '개방성'이다. 기존 롯데백화점 수원점과 롯데몰은 한 건물을 공유하면서도 일부 층을 제외하면 공간이 구분돼 있었다. 백화점과 쇼핑몰을 구분해 각기 다른 전략을 가져가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타임빌라스로 전환한 뒤로는 어느 층에서도 바로 백화점과 쇼핑몰을 오갈 수 있게 공간을 개방했다. 방문객들의 동선이 개선됨은 물론 시각적으로도 트인 느낌이 강화돼 기존 롯데몰의 답답한 느낌이 사라졌다. 매장이 빼곡히 차 있어 좁았던 통로도 두 배 이상으로 넓혔다. 

개방감 있게 리뉴얼된 타임빌라스 수원/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롯데백화점도 이런 점을 강조했다. 연결돼 있음에도 사실상 별개처럼 운영돼 왔던 백화점과 쇼핑몰이 서로의 장점을 교환해 새로운 쇼핑 트렌드를 만드는 '컨버전스'를 중시했다는 설명이다. 백화점의 프리미엄 브랜드 구성을 쇼핑몰에 접목하고, 쇼핑몰의 트렌디함과 다양성을 백화점에 반영했다. 

초반 성과는 나쁘지 않다. 지난 5월 타임빌라스 전환 후 타임빌라스 수원의 신규 고객 매출은 전년 대비 40% 이상 늘었다. 수원 외 지역에서 온 광역형 고객 매출도 20% 이상 증가했다. 그간 수원 롯데백화점·롯데몰의 약점으로 지목됐던 2030 매출도 30%가량 늘었다. 

하지만 이정도로 만족하기는 어렵다. 타임빌라스 수원은 아직 AK플라자 수원점에도 매출이 뒤진다. 올해 상반기 롯데 수원점은 16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AK 수원점은 2479억원이다. 백화점 매출 순위도 각각 38위, 22위로 차이가 컸다. 

타임빌라스 내 매장들을 둘러보는 신유열(가운데) 롯데 미래성장실장/사진=김아름 기자

2.6㎞ 떨어진 화서역 인근에는 수원 최대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스타필드 수원이 있다. 오픈한 지 1년이 다 돼 가지만 아직도 주말엔 인근 도로가 마비될 정도로 인파가 몰린다. 평일에도 몇몇 인기 매장들에는 긴 줄이 늘어선다. 일각에선 타임빌라스에 이들을 다시 끌어들일 '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형 쇼핑몰에는 매장이든 인테리어든 팝업스토어든 해당 몰이 내세우는 콘셉트와 차별점이 있어야 한다"며 "이제 브랜드를 재정립하기 시작한 타임빌라스가 어떤 콘셉트를 만들어 낼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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