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올해 3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마트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지만, 롯데마트는 둘 다 감소했다. 경기침체 상황 속에서 업체별 매장 리뉴얼, 프로모션 등의 전략이 실적을 갈랐다는 분석이다.
승기 잡은 이마트
이마트는 올해 3분기 별도기준 매출 4조6726억원, 영업이익 1228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5.3%, 11.4% 증가한 수치다. 반면 롯데쇼핑의 국내 마트·슈퍼 사업 매출은 1조4296억원으로 전년보다 5.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74억원으로 전년보다 15.3% 줄어들었다.
이마트 측은 "큰 폭의 실적 개선은 이마트가 올해 내내 진행해온 본업 경쟁력 강화 노력의 결실"이라고 밝혔다. 이마트 별도 실적에는 할인점, 트레이더스, 전문점(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 토이킹덤) 등이 포함돼 있다. 사업별 올 3분기 매출을 보면 트레이더스만 매출이 늘었다.
올해 3분기 이마트(할인점) 매출은 3조750억원으로 전년보다 4.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705억원으로 전년보다 3.8%(28억원) 줄었다. 이마트 할인점 실적에는 슈퍼사업인 이마트에브리데이 실적이 올해부터 반영됐다. 이마트에브리데이가 5개점을 폐점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 매출은 965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2.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44억원으로 30.3% 늘었다.
롯데쇼핑 마트·슈퍼는 창고형 할인점인 롯데마트와 새로운 플래그십 매장인 제타플렉스, 델리 식료품 전문매장인 그랑 그로서리, 롯데마트 맥스로 구성돼 있다. 국내 롯데마트(할인점) 매출은 1조2368억원으로 전년보다 5.9% 감소했다. 슈퍼 매출은 3469억원으로 전년보다 3.5% 줄었다.
리뉴얼은 열심히 했는데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점포 리뉴얼을 진행했다. 이마트는 올해 4개점(죽전점, 용산점, 문현점, 광주점)을 리뉴얼했다. 특히 이마트 죽전점의 경우 이마트를 떼고 '스타필드 마켓 죽전'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적용했다. 광주점과 문현점은 노후화된 매장과 MD(상품 구성)을 위주로 리뉴얼했다.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은 기존 고객의 방문 증가는 물론 신규 고객 창출로 이어지며 수익성 확보에 힘을 보탰다.
이마트에 따르면 스타필드 마켓 죽전은 지난 8월 29일 리뉴얼 개장 후 9월 말까지 방문한 고객 수가 전년 대비 약 49% 증가했다. 신규 고객 수는 180% 늘었다. 이에 따라 리뉴얼한 죽전점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48% 신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롯데마트는 올해 6개 매장을 리뉴얼했다. 성과도 있었다. 리뉴얼한 점포들의 경우 올 3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5.6% 증가했다. 롯데마트 점포 수는 111개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악화한 것은 리뉴얼하지 않은 기존 롯데마트 점포들의 매출이 떨어진 탓이다. 기존점들의 매출은 지난해 3분기에 비해 4.6% 하락했다. 게다가 슈퍼 매장 수는 지난해 3분기 363개에서 올 3분기 356개로 7곳이 줄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고물가에 따른 가계 부담과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아 매출이 감소했으나, 그로서리 중심으로 리뉴얼을 진행한 마트 점포의 매출액은 5.6% 증가했다"며 "슈퍼는 동일 점포 기준으로 2.5% 성장하며 근거리·소용량 쇼핑 트렌드는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은요
양사는 모두 '그로서리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대형마트들이 온라인 유통채널을 견제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마트는 할인점 부문에서 가격 경쟁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생각이다. 고객 관점의 상품 혁신을 지속하며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려나갈 예정이다. 또 그로서리에 특화된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연내 도입하고 지속적인 고객 중심의 공간 혁신 리뉴얼을 가속화해 객수 신장과 매출 증대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롯데쇼핑도 마찬가지다. 국내 시장에서 마트와 슈퍼의 그로서리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너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커머스사업부의 e그로서리사업부가 롯데마트·슈퍼 사업부로 통합되면서 실적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성장이 정체된 오프라인 유통 산업에서 마트 슈퍼 사업부 통합 시너지 창출, 그로서리 전문점 전환, 신선식품 및 자체브랜드(PB)등 그로서리 상품군 경쟁력 강화, 해외 사업 지속 확대 등의 다양한 전략을 통해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생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가 부진하고 온라인 쇼핑 수요가 늘어난 만큼 대형마트는 매장 리뉴얼을 통해 체험형 요소를 강화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격 경쟁력을 어떻게 경쟁사보다 확보할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