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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예스 키즈 존"…육아고객 모시는 유통업계

  • 2024.12.03(화) 11:56

유아휴게실 개선·AI 문화센터 강좌 개설도
유아동 매출 성장세…'골드키즈' 문화 영향

/사진=아이클릭아트

유통기업들이 유아동 동반 고객을 위한 편의시설과 체험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저출산 현상에도 유아동 시장이 지속 성장하자, 가족·유아동 친화적인 이미지를 심어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 상승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키즈 동반 고객 시설 늘린다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올해 백화점들이 주목하는 분야는 키즈 콘텐츠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다채로운 키즈 콘텐츠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0월 대대적인 리뉴얼을 마친 롯데 타임빌라스 수원 6층엔 키즈 복합 매장인 '킨더 유니버스'와 유아 동반 고객을 위한 휴게 공간인 '킨더라운지'를 만들었다. 이유식을 먹일 수 있는 소파 테이블과 분유 온도를 체크할 수 있는 분유 포트, 이유식을 데울 수 있는 전자레인지 등 편의용품이 구비돼 있다. 기저귀 교체 공간은 따로 분리하고 세면대를 설치했다.

이마트도 지난 8월 말 죽전점을 스타필드 마켓 죽전으로 리뉴얼하면서 유아동 인기 브랜드 및 레스토랑, 편의시설 등을 한 층에 모았다. 아동복 매장 옆에는 유아동 동반 고객들을 위한 '키즈 그라운드'를 마련했다. 또 영아를 동반한 고객을 위해 개별수유실, 가족 수유실 등을 구비한 유아휴게실도 개선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미취학 자녀를 둔 우수고객(VIP)이 이용할 수 있는 '유아 동반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미취학 자녀를 동반한 가족이 편안하고 프라이빗한 분위기 속에서 휴식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우수고객 외 모든 고객이 쇼핑 중 이용할 수 있는 '리틀라운지'도 운영 중이다. 유모차 보관 공간과 이유식을 위한 식기류와 유아 체어 등을 갖춘 카페 형태의 키즈케어 휴식 공간이다. 

강남점, 경기점, 대전신세계 Art&Science, 센텀시티에는 36개월 미만 영유아를 대상으로 모유 수유부터 이유식 이용이 가능한 '파미에스위트'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파미에스위트를 향후 전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에 있는 유아휴게실 /사진=김지우 기자 zuzu@

현대백화점 미아점은 지하 1층 식품관에 영유아 동반 고객을 위한 키즈 전용 라운지를 마련했다. 유모차 전용 주차장, 키즈 스낵 자판기, 전자레인지, 음식 운반용 트레이카트 등의 부대시설을 마련, 아동도서도 비치했다. 아울러 미아점 본관의 주차장 전층(지하 5층~지하 2층)에 주차면 폭을 2.6~2.8m로 넓혔다. SUV 등을 이용하는 가족단위 고객의 주차 편의를 고려한 배려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미아점은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은 점포 중 한 곳"이라며 "길음뉴타운을 중심으로 젊은 연령대의 가족 단위 지역주민의 이용 빈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해 시설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유아동 대상 문화센터 강좌도 한층 다양해졌다. 최근 현대백화점은 최근 무역센터점‧천호점‧목동점‧중동점 등 7개점에 초등학교 3~6학년 학생과 보호자 동반 만 5~6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AI·코딩 강좌를 문화센터에 신설했다. 성인 대상 AI 강좌를 열기 전에 미성년자 대상의 강좌를 연 점도 주목할 점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특히 미래 세대에게는 AI와 코딩 분야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뉴노멀이 된 만큼 선제적으로 관련 콘텐츠를 마련했다"며 "다양한 전문기관과 협업해 세대별 니즈에 맞는 강좌를 추가 개발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애들은 돈 안 된다고?

낮아진 출산율과 더불어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가족 단위 소비가 과거에 비해 줄었음에도 백화점·복합쇼핑몰 등 유통채널들이 유아동 관련 시설과 콘텐츠를 늘리는 것은 유아동 가족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소비 규모가 큰 고객층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저출산 현상이 가속화하며 합계출산율이 2000년 1.48명에서 2023년 0.72명으로 낮아졌지만 자녀 수가 적어지면서 한 아이에게 투자하는 비용은 오히려 증가했다. 부모들이 자녀의 교육, 놀이, 의류, 장난감 등에 더 많은 돈을 소비하는 추세에 '골드키즈'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이와 함께 유아동 관련 시장도 성장세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유아동복 시장은 2020년 1조8410억원에서 지난해 2조4490억원으로 33% 확대됐다. 실제 유통채널에서도 유아동 관련 매출은 신장 중이다. 현대백화점 유아동 매출은 2022년 26.4%, 2023년 12.7%에 이어 올해(1~11월) 11.2% 성장했다.

타임빌라스 수원 6층 유아휴게실 킨더라운지(윗 줄 좌, 우)와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 유아휴게실 내 기저귀교환실·수유실 /사진=롯데백화점, 김지우 기자 zuzu@

노키즈존 확산도 영유아동 동반 고객들이 백화점·복합쇼핑몰로 발걸음을 옮기는 데 영향을 미쳤다. 아이를 데리고 마음 편히 외출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면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백화점을 찾는 가족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고객은 장시간 쇼핑을 즐기는 경우가 많아 유통채널에게도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출산율이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유아동 동반 고객을 섭렵하는 것은 5~10년 이상 장기적인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과거에도 문화센터 등이 있었지만 최근엔 유아휴게실, 문화센터를 어느 곳에 위치할지, 어떻게 소비를 유도할 것인지 등을 계산해 도입하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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