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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백화점업계를 선도해 왔던 롯데백화점이 경쟁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단일 점포 매출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3위까지 신세계 센텀시티에 내줬다.
백화점 매출 톱 20 매장 중 롯데백화점 점포는 단 4개 뿐이다. 전체 매출에서도 2위 신세계의 추격 가시권에 들어왔다. 업계에선 롯데백화점이 2030을 타깃으로 재편되고 있는 백화점업계의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위가 위태롭다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백화점은 31개 점포에서 총 13조832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웃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2위 신세계백화점이 12조6253억원으로 바싹 따라붙고 있기 때문이다.
두 백화점 간 매출 격차는 1조2072억원으로 2023년보다 3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롯데가 저매출 점포 정리에 나서고 있음을 감안하면 수 년 내 역전도 가능한 수준이다. 두 백화점의 점포 수는 각각 31개와 13개로 2배 이상 차이가 있다.
주요 점포들만 떼 놓고 보면 이미 신세계에 1위 자리를 내 준 것이나 다름없다. 1988년 오픈 이후 국내 백화점 매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롯데백화점은 2017년 신세계 강남점에 1위를 내준 후 8년 연속 2위에 머무르고 있다. 매출 3위 롯데 소공 본점도 지난해 신세계 센텀시티에 3위 자리를 뺏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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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준 매출 상위 20개 점포 중 롯데 점포는 잠실점과 본점을 비롯해 부산본점(11위), 인천점(15위) 등 4개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신세계는 1, 3위에 이어 6위(대구점), 8위(회현 본점), 13위(대전 아트&사이언스점), 14위(광주점), 16위(경기점), 18위(타임스퀘어점) 등 8개 점포가 20위 내에 올랐다. 현대백화점도 판교와 무역센터, 압구정 본점, 더현대서울, 목동점, 더현대대구 등 6개 점포가 2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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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매출 하위권 점포는 롯데의 독무대다. 매출 최하위 20개 점포 중 14개가 롯데백화점 점포다. 물론 이는 롯데백화점이 지방에 소형 점포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문제는 성장률이다. 14개 매출 하위 점포 중 전년 대비 매출이 성장한곳은 동래점과 대전점 두 곳 뿐이다.
변해야 하는데
업계에선 롯데백화점의 부진 원인을 '혁신의 실종'에서 찾는다. 최근 몇 년간 백화점업계는 혁신의 시기를 겪고 있다. 지금까지는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고 객단가가 높은 4050과 중국 '큰 손'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2030 젊은층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더현대서울이다. 더현대서울은 오픈 당시 경영진이 "지하 2층 전체를 MZ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라"며 "임원들이 모르는 브랜드로만 채워라"고 할 정도로 젊은 현장 직원들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된 점포다. 이를 통해 기존 백화점이 주목하지 않던 온라인 중심의 스트리트 브랜드를 대거 발굴해 입점시키면서 2030 젊은층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더현대서울이 '팝업스토어의 성지'가 된 것 역시 비슷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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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롯데백화점의 경우 경쟁사들에 비해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어려운 것으로 유명하다. 일선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와도 윗선으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내용이 바뀌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지적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이같은 그룹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VCM에서 수차례 "상명하복 문화를 바꿔야 한다", "관성을 버려야 한다", "권위적인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도 가만히 있었던 것만은 아니다. 롯데의 승부수는 돌고돌아 '타임빌라스'다. 백화점과 쇼핑몰을 통합한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산이다. 2030년까지 총 7조원을 투자하는 '대 역사'를 벌인다. 송도와 수성, 상암, 전주에 4개의 타임빌라스를 신규 유치하고 8개 롯데아울렛을 타임빌라스로 전환한다. 지난해엔 수원점과 수원 롯데몰을 통합해 '타임빌라스' 1호점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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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까지는 아쉬운 점이 많다. 수원 타임빌라스의 경우 인근 스타필드 수원과 AK수원에 밀려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 수원점의 지난해 매출은 3806억원으로 68개 국내 백화점 중 31위에 불과하다.
앞서 아웃렛 브랜드로 도입했던 '타임빌라스'를 쇼핑몰 브랜드로 재활용한 것 역시 소비자들의 혼선을 불러왔다. 단순히 두 점포를 통합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콘텐츠를 확보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들의 타깃인 2030세대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파격적인 연출이 있어야 잡을 수 있는 세대"라며 "안전지향적이고 보수적인 경영 마인드를 버려야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