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KB금융]②{어윤대-박동창 vs 이사회-임영록}?

  • 2013.11.11(월) 11:17

KB금융 박동창은 진정 권력 투쟁의 희생양인가?


KB금융지주 내 권력 투쟁은 알려진 대로 ‘이사회 vs 어윤대 회장-박동창 부사장’ 구도로 진행됐다. CEO로서 성과가 필요했던 어윤대 회장 측은 ING생명 인수를 통해 이를 이루고자 했다. 이사회는 좋은 아이템이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었다.


M&A는 결국 가격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큰 요소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 이견은 애초부터 풀기 어려운 숙제였는지도 모른다. 경영진은 이 가격과 관련해 이사회를 설득하지 못했다. 복기하는 입장에선 이것만이 사실이다.

또한, 이사회는 어 회장을 해임하지도 못하면서 반대만 했다. 여기서 해임 조치는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와 같다. ING생명 인수 실패에 따른 과실과 책임을 이사회가 전적으로 지는 것이다. KB금융 주주들의 대리인(최고 의사결정기구)으로서 최고 경영책임자의 계획을 물리고 반대했다면 그 정도 책임은 당연하다.

결과적으로 KB금융 이사회 멤버들은 그런 책임을 질 의사가 없었다고 봐야 한다. 이사회가 (내부정보 유출이 맞는다는 전제하에) 해사(害社) 행위를 스스로 단죄하지 못한 사실을 달리 해석할 여지는 많지 않다. 어 회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거나 이미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는 유력한 정황이 이사회가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결과에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

◇ 결국 밥그릇 싸움인 KB금융 사태

이런 상황들이 KB금융의 권력 투쟁을 결국 밥그릇 싸움으로 보게끔 하는 이유다. 모든 토론과 갈등이 진정으로 KB금융과 주주들을 위한 것이었다면 경영진과 이사회의 ‘권한’을 위한 투쟁이 아니라 각자의 ‘책임’을 위한 투쟁이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주목받는 인물이 임영록 전 사장, 현 회장이다. 당시 격렬한 이사회와의 경영 갈등 상황에서도 경영진의 한 사람으로서 지주회사 사장인 그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워낙 어 전 회장이 드러났던 이유도 있겠지만, 임 당시 사장은 마치 문제의 과정에 없는 것처럼 비쳤다.

이런 상황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정확한 내막을 알기는 어렵다. 현재로서는 결과론적인 추정만 가능할 뿐이다.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당시 임 사장의 KB금융 회장 도전은 공공연한 비밀 같은 것이었다는 사실과 어윤대 전 회장 측의 박동창 부사장은 문제가 된 ISS 관련 사안들을 임 당시 사장과는 협의하거나 보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박 부사장은 이와 관련한 취재에서 “임 당시 사장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하거나 결재를 받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검사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어떤 형태로든 임 전 사장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협의를 했다면 임 회장도 금감원의 검사에서 자유롭지 않게 된다.

최소한 어윤대-박동창 라인업에게 임 전 사장은 같은 편이 아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임 전 사장이 격렬한 경영 갈등 상황에서 실제로 이사회 편을 들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조금 달리 보면 이사회 편을 들어도, 안 들어도 문제다. 이사회 편이라면 경영진으로서 회사의 계획을 반대한 것이어서 논란이다. 경영진 편이었다면 그의 행적으로 볼 때 진정성을 의심받게 된다.

어쨌든 임 전 사장은 KB금융 회장 자리에 도전했고, 어 전 회장과 갈등을 겪었던 그 이사회가 주축인 회장추천위원회로부터 추인을 받아 회장에 올랐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