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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를 보는 설렘으로 권선주 행장을 본다

  • 2013.12.30(월) 11:25


30일 이른 아침,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 강당. 우리나라 첫 여성 은행장 권선주 행장이 취임했다. 24번째 기업은행장이다.

스스로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은행장이라는 자부심과 책임을 동시에 느꼈고, 이를 드러내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매화(梅花). 그가 취임식에서 제시한 화두다. 인내와 단호함으로 엄동설한을 이겨낸 매화.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유구하게 흘러온 우리나라 은행들에서 그라고 왜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싶은 욕심이 없었을까?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산 그이지만, ‘인내와 단호함’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그래서 매화는 ‘권•선•주’다.

권 행장은 거대한 변화에 당당히 맞설 것을 다짐하고 주문했다. 전 세계적으로 은행업은 침체에 빠져 있다. 언제 봄이 올지 기약이 없다.

기초와 기본, 선택과 집중, 내실 있는 성장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목표는 대한민국 1등 은행이다. 매화 꽃을 피우겠다는 의지다. 그는 사명(使命)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는 핵심 키워드는 ‘변화와 소통’이다. 찰스 다윈을 인용해 ‘변화에 민감할 것’을, 세종대왕을 떠올리며 ‘함께 의논하자’는 협력과 소통을 말했다. 조직으로서 IBK기업은행이 최후에 승리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엄동설한을 이겨내는 인내와 단호함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거대한 변화에 맞서고, 봄을 부르는 은은한 향기로 소통과 화합을 얘기했다. 이것들이 조직에 강물처럼 흘러야 한다고도 했다.

처음으로 열린 여성 은행장 시대. 국책은행으로서 두 번 연속 내부 출신 행장을 맞은 IBK기업은행. 그들의 앞엔 태생적인 외풍과 수많은 도전이 놓여 있다.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지금의 설렘과 기쁨, 의욕이 언제 무력감으로 돌변할지 모른다. 어떻게 보면 말만 쉬운 것이 소통이다. ‘더디게 느껴지더라도 기초와 기본을 닦겠다’고 했지만, 엄동설한에 생존을 위한 경쟁은 권 행장에게 그런 시간을 허락하지 않을 수도 있다.

새로운 것을 보는 것은 항상 즐겁다. ‘처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매력이고 힘이다. 이제 IBK기업은행은 새 길에 들어섰다.

매화를 보는 즐거움은 많다. 그러나 꽂을 피워야 잊히지 않는다. 권 행장은 스스로 ‘IBK기업은행=1등 은행’이라는 꽃을 마음속에 그렸다. 그 꽃을 피워 권 행장 스스로 곁길이 아니라 새로운 물줄기의 첫길임을 증명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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