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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신창이 금융산업…천덕꾸러기 전락

  • 2014.03.11(화) 16:51

수익성 악화에다 사건•사고 겹쳐…한국판 금융위기 진단도
금융권 때리기로 앞으로 더 걱정…정부는 버린 자식 취급

국내 금융산업이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일부에선 한국판 금융위기 상황이란 진단도 나온다. 단기적인 충격에 따른 급성 위기가 아니라 금융산업 전반이 서서히 고사하는 만성 위기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국내 금융산업은 수년간 이어진 저성장 저금리 기조에다 최근 각종 사건•사고마저 겹치면서 말 그대로 만신창이가 됐다. 더 큰 문제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초체력이 고갈된데다 ‘금융권 때리기’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서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도 금융은 없었다.

◇ 삼성 금융계열 임금 동결…금융위기 저리 가라

삼성생명과 화재, 카드 등 삼성계열 금융 3사는 올해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2금융권의 대표 금융그룹이자 오너가 있는 삼성 금융계열의 임금 동결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삼성 금융계열이 임금을 동결한 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 만이다.

제1금융권으로 꼽히는 은행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당기순익은 4조 원에 그쳐 전년보다 54% 가까이 급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6조 9000억 원과 비교해도 40% 넘게 줄었다.

그러다 보니 외국계 은행과 증권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다른 금융회사들 역시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생존 경쟁에 들어갔다. 실제로 지난해 은행 점포는 50개 넘게 감소했다. 은행 점포 수가 줄어든 건 2009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생명보험사의 영업 점포는 지난해 200개나 급감했다.

TV와 라디오, 신문 등의 광고비도 크게 줄었다. 닐슨코리아의 발표로는 올 1월 은행과 보험, 카드 등 금융권이 집행한 광고비는 333억 원에 그쳐 2001년 1월 297억 원 이후 가장 적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월 368억 원에도 못 미쳤다.

 


◇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천덕꾸러기 전락

금융산업이 한겨울을 보내고 있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기본적으로 국내 경제가 저성장, 저금리 기조로 접어들면서 수익성이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다. 금리에 민감한 은행과 보험업종은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반면 사회적인 요구 수준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엔 카드 수수료와 대출금리 인하를 비롯해 사회공헌 압박이 거셌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에는 금융소비자 보호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가장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각종 사건•사고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불법대출과 횡령, 대출사기에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달아 터지면서 금융권은 만신창이가 신세가 됐다. 대부분의 금융회사가 금융감독원의 특별검사 대상에 오르면서 업무에 차질을 빚고, 앞으로 대규모 징계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잇단 대내외 악재로 기초체력이 약해진 가운데 정부의 규제는 오히려 더 심해지고 있어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정부도 버린 자식 취급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금융산업은 신성장 동력이 아니라 감시하고 규제해야 할 천덕꾸리기로 전락했다.

금융지주회사 한 임원은 “박근혜 출범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금융 전문가가 배제되면서 홀대론이 제기된 바 있다”면서 “최근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도 금융부문 비전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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