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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의 카드'…동남아 노린 신한 vs 미국 겨냥한 국민

  • 2017.06.30(금) 09:51

동남아 대규모 투자 vs 선진국 인프라 활용
'해외 진출 선도' 기대 고조속 전망은 엇갈려

신한과 KB국민카드가 정반대 전략으로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현지인을 상대로 신용카드사업을 하는 반면 국민카드는 미국에서 한인을 대상으로 영업할 예정이다.

두 회사의 발 빠른 해외 진출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성패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일각에선 잠재 수요가 큰 시장을 선점한 신한카드의 우세를 점친다. 국민카드가 금융 선진국에서 안정적으로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 해외 진출 앞서가는 신한과 국민카드

신한과 국민카드는 카드업계에서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이다. 그룹사인 은행의 해외 지점을 토대로 카드 영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현대, 롯데 등 기업계 카드사에 비해 첫 발을 떼기 쉬운 셈이다. 두 회사는 정반대의 전략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인도네시아, 미얀마,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중심이다. 금융산업 발전이 늦은 신흥국에 진출해 잠재 수요를 선점하는 전략이다. 지난해 말엔 신한인도파이낸스를 출범하면서 국내 카드사 중 가장 먼저 해외 신용카드사업에 뛰어들었다.

금융 인프라가 열악한 신흥국의 경우 초기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다. 신한카드는 지난 해에 이어 이달에도 신한인도파이낸스의 지급 보증을 연장하는데 340억원을 쓰는 등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투자비용이 높지만 카자흐스탄 등 일부 국가에선 조금씩 수익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카드는 이달 미국 최대 한인은행인 뱅크오브호프와 전략적 업무 제휴를 맺으며 미국에 진출했다. 하반기 중 합작법인을 출범해 신용카드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뱅크오브호프가 미국의 거의 모든 주에 지점을 뒀기 때문에 기존의 인프라와 영업망을 활용할 수 있다.

국민카드는 교포, 장기 체류 내국인 등 한인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미국 카드시장은 고도로 발달한 만큼 세분화돼 있어 한인 대상 영업이 성과를 낼 것"이라며 "윤웅원 사장이 MOU 협약식에 직접 나설 정도로 기대를 걸고 있는 사업"이라고 했다. 
한편 국민카드는 KB캐피탈과 함께 라오스에서 자동차 할부금융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 진출도 준비 중이다. 

▲ 왼쪽은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이 지난 19일(미국 현지시간) 뱅크오브호프와 전략적 업무 제휴를 체결하는 모습. 오른쪽은 위성호 신한은행장(전 신한카드 사장)이 지난 2월 인도네시아 신용카드사업 런칭 행사에 참가하는 모습.

◇ 잠재 수요 큰 신한 vs 안정적 진출한 국민

카드업계는 신한과 국민카드의 해외 진출을 긍정적으로 본다. 가맹점 수수료수익 타격으로 카드사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발 빠르게 신규 수익 발굴에 나섰다는 평가다. 다만 둘 중 어느 회사가 해외에서 더 큰 성과를 거둘지에 대해선 시각 차를 보인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당장은 신한카드가 국민카드보다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돈을 많이 쓰는 것처럼 보이지만 3억 명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인구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미국은 금융 선진국이기 때문에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면서 "해외에 진출한 금융회사들은 어차피 초반엔 한인을 상대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국민카드가 빠르게 성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명현 여신금융협회 연구원은 "지역만 두고 보면 잠재 수요가 큰 동남아시아가 미국보다 유망하다"면서 "핀테크 발전으로 인프라 구축 비용도 많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나라에서 카드사업을 하든 가맹점을 충분히 확보하고 결제 편의성을 높이는 회사가 성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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