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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동남아 영토확장 '가속도'

  • 2018.06.25(월) 18:48

캄보디아·베트남·인도네이사 등 M&A 활발
정부 신남방정책 맞물려 가속도
"신흥국 경제 변동성·국내 은행간 과당경쟁 경계" 지적도

 

은행들이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이어 캄보디아 등에서 금융사 인수를 통한 진출이 늘고 있다.

 

특히 올들어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맞물려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흥국 경제 변동성과 국내 은행간 과열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 지난 21일 위성호 신한은행장(왼쪽)과 베트남 SNS회사인 Zalo 브엉 쾅 카이 CEO가 신한은행 본사에서 사업협력 계약을 체결했다.사진=신한은행 제공


◇ 캄보디아·베트남 등 영토확장 잰걸음

우리은행은 최근 캄보디아 금융사인 '비전펀드 캄보디아'를 인수해 사명을 'WB파이낸스'로 변경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은행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이 동남아지역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지역으로 캄보디아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이미 인도네시아, 미얀마, 필리핀, 베트남에 진출했지만 캄보디아시장에 대한 의지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은 2014년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를 인수하면서 캄보디아에 진출해 중소여신전문사중 시장점유율 3위로 성장시시켰고 이번에 인수한 WB파이낸스는 은행으로 전환해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미정이지만 캄보디아 금융당국과 협의해 중장기적으로 WB파이낸스를 은행으로 전환, 캄보디아 1등 은행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일찌감치 베트남을 동남아시아 영토 확장을 위한 전초기지로 점찍었다. 신한은행의 베트남 현지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12월 '호주 ANZ은행 베트남 리테일 부문'을 인수하면서 HSBC은행을 제치고 총자산 기준 외국계 1위 은행으로 자리매김 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최근에는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베트남 1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사업자인 Zalo와 포괄적 업무협약을 채결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베트남시장은 젊은층 고객 비중이 높고 빠르게 디지털화하고 있다"며 "베트남시장 공략을 위해 '디지털 리딩뱅크'로서의 포지셔닝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IBK기업은행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아그리스 은행을 인수했고 올해 4월에는 인도네시아 미트라니아가 은행 지분을 인수하며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3월 동남아 관련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글로벌 청년인턴을 모집해 동남아 전문가 육성에 나섰다. 

 

NH농협은행은 이대훈 행장이 현지 은행 인수 등을 통해 동남아 진출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KB국민은행은 동남아지역의 사업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중장기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 신남방정책 맞물려 공략 가속화


은행들은 몇년전부터 동남아시장을 주목해왔다. 높은 경제성장으로 리테일금융을 중심으로 금융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싱가포르를 제외한 동남아시아 지역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5~7%에 달할 정도"라며 "경제가 성장하면서 소매금융을 중심으로 금융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고 이미 금융산업이 발전한 유럽 등에 비해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다는 판단아래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특히 동남아시아 진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여기에는 정부 정책이 큰 영향을 줬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동남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신(新)남방정책을 주요 외교정책으로 내세웠다. 

지난달 허인 KB국민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등 주요 시중은행장들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ADB(아시아개발은행) 연차총회에 참석한 이후 동남아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동남아 국가들이 호응하면서 우리나라와 동남아국가간 교류가 확대, 기업들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에 있어 금융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은행들도 올해들어 예년보다 더 적극적으로 동남아 영업망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신흥국 위기·국내 은행간 과당경쟁 경계해야"

일각에서는 동남아시장 진출의 속도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신흥국 경제의 위기감이 고조 되고 있다며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지난 2월 장중 6693.47을 기록했던 인도네시아 IDX 증시는 이달 22일에는 장중 5787.68까지 13.53% 빠졌다. 베트남 VN지수는 지난 4월 장중 1207.45까지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가며 이달 22일 장중 959.98까지 20.49%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시아 신흥국시장의 증시가 6월 미국 금리인상 및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심화 등을 이유로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많이 빠져 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해당 국가 금융사의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해외에 진출한 은행들 역시 이를 경계할 필요가 있어보인다"고 지적했다.

국내 은행간 경쟁과열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 관계자는 "국내 진출 기업만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방식이 과당경쟁과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현지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현지화 전략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며 "금융감독원이 은행의 해외영업을 평가할때 현지화 지표를 따로 꾸려 평가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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