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영업을 강화하고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등 시중은행 못지 않게 영업망 확대에 적극적이다. 은행간 경쟁 심화에 따라 지방은행들이 영업권에 따른 제약을 덜 받을 것이며, 트렌드에 잘 적응해 도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시중은행 빈틈 노려 수도권 진출
은행법은 지방은행을 '전국을 영업구역으로 하지 아니하는 금융기관'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지방은행들의 정관도 영업권을 서울특별시, 광역시, 특정 도로 한정하고 있다. 지방은행이 영업권을 넓히려면 금융당국의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
지역경기 악화로 지방은행들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됐다. 지방은행들의 적극적인 건의 끝에 금융위원회는 2015년 영업권을 경기도까지 확대했다. 수도권 진출 길이 열리면서 지방은행들은 앞다투어 영업점을 내기 시작했다.
가장 적극적인 건 JB금융이다. 지난해 말까지 전북과 광주은행의 수도권 영업점을 49개로 늘렸다. 두 은행 전체 영업점의 4분의 1 수준이다. JB금융 관계자는 "아파트 가격만 두고 봐도 부산, 경남지역은 비싸지만 광주, 전남지역은 기껏해야 1억원대"라면서 "JB금융 영업권의 경기가 다른 지역보다 좋지 않아 수도권 적극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BNK금융도 올 들어 잠실지점을 내는 등 수도권 거점지역에 영업점을 내고 있다.
지방은행들은 수도권 부동산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시중은행에 집중된 틈을 노렸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시중은행에서 거절당한 수도권 건설회사와 중도금 대출자들을 노려 향후 2~3년치 먹거리를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대다수 지방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두 자릿수 대를 기록해 수도권 진출 효과를 톡톡히 봤다.
◇ 이제는 글로벌은행…'해외이익 목표 30%'
해외시장도 넘보고 있다. 지방은행들이 눈독을 들이는 곳은 동남아시아다. 연 10%대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어 대출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지방은행들은 지역기업에 대한 관계형 영업 노하우를 살려 잠재력을 갖춘 현지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방은행들 중 해외에 가장 많은 점포를 낸 건 부산은행이다. 부산은행은 중국, 베트남, 미얀마, 인도 등에 총 5개의 점포를 열었다. 계열사인 BNK캐피탈도 미얀마 등에서 마이크로파이낸스(소액대출) 영업을 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대구은행은 해외점포 2개를 냈다. 현재 베트남 호치민 지점 설립 절차를 진행 중이며 DGB캐피탈의 현지법인인 DGB라오리싱과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 기회도 엿보고 있다.
전북은행은 지난해 인수한 현지은행인 프놈펜상업은행에 기대를 걸고 있다. 프놈펜상업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7억원으로 미약하다. 다만 지난 4년 평균 순이자마진 4.6%, 대출 증가율 46.7%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JB금융은 올해 프놈펜상업은행에 증자를 실시해 힘을 실어줄 계획이다.
전북은행은 해외이익 비중을 30%까지 늘릴 계획이다. 작년 국내은행의 평균 해외이익 비중이 26.3%인 것을 고려하면 시중은행 이상으로 글로벌 부문을 강화한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영업권에 따라 금융회사를 구분하는 것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면서 "핀테크, 글로벌 등 변화하는 트렌드에 가장 잘 적응하는 회사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리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