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교체 시기에 김병원 회장도 오는 20일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 판결을 앞둬 뒤숭숭한 분위기다. 김병원 회장의 거취 역시 속단할 수 없다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 CEO 인선 변화 적을 듯 "관행대로"
농협금융과 계열사 CEO 인사의 키는 농협중앙회장이 쥐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의 지분을 100% 보유한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과 이경섭 농협은행장의 임기가 각각 내년 4월, 올해 12월에 만료되는 가운데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의중에 관심이 쏠린다.
김병원 회장은 지난해 말 농협금융과 은행 부행장 11명 중 9명을 물갈이할 정도로 인사에 강력히 개입했다. 농협금융 사외이사는 "올해엔 김병원 회장이 농협금융과 계열사 CEO 선임에 대한 의사를 전달하지 않았다"면서 "차기 행장 선임 위한 자회사임원추천위원회 구성 논의도 아직 없었다"고 전했다.
김용환 회장의 금융감독원 채용 청탁 혐의도 인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전화 청탁만으로 범법 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어 추가로 문제를 발견하지 않는 한 김용환 회장이 중도에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경섭 행장은 관행상 연임하지 못하고 오병관 농협금융 부사장이 자리를 물려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병원 회장의 인사 교체 의지가 강하지 않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김병원 회장 20일 판결…결과 주목
농협중앙회도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오는 20일에 김병원 회장의 선거법 위반에 대한 1심 재판의 결심공판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농협중앙회장 선거과정에서 불법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 내부에선 이번 재판 결과가 김병원 회장의 거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죄 판결이 나오더라도 2, 3심에서 뒤집힐 수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정치권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새 정부 들어 주요 기관 CEO '물갈이'에 들어간 정치권에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농협중앙회장은 비상근 명예직인 만큼 작은 흠집만으로 타격을 입기 쉽다는 점도 우려를 더한다. 당장은 김 회장의 거취를 속단할 수 없지만 농협 조직 전반적으로 긴장 분위기가 확산되는 추세다.